[여성의 창] 강성희 ㅣ 사랑 바이러스
2013-01-18 (금) 12:00:00
계절이 바뀌는 시기가 되면 약방의 감초처럼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있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별 반갑지 않은 ‘감기’ 가 그것. 지난주 조금 따스해지길래 올 겨울이 소리도 없이 이렇게 가나 했더니 왠걸 요며칠사이 미 전역에서는 독감으로 목숨을 잃은 이가 이미 백여명이 넘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온다. 죽음의 병인 암을 완치하고 에이즈를 멈춰 세울 만큼 현대의학이 이렇게나 발전을 해도 그 만만해 보이는 감기는 여전히 치료가 불가능하고 순식간에 사람의 목숨을 이렇게나 앗아간다.
감기는 바이러스성 질병이다. 아주 건강한데도 불구하고 감기에 걸리는 일은 드물고 일교차가 심하여 체온분포가 불균형을 이루거나 피곤이 쌓여 체력이 저하된 경우 박테리아성 세균감염이 쉬운 상태가 되어 감기 바이러스에 더 쉽게 노출되는 것이다. 콧물 몇번 훌쩍, 기침 몇번 콜록으로 끝나면 좋으련만 여러가지 세균감염이나 상부호흡기 염증으로 인해 폐렴으로 진행되면 면역이 약한 노인들은 회복이 어려워 목숨을 잃기도 하는 것이다.
그럼 평생 감기에 걸리지 않는 방법이라도 있는걸까? 답은 ‘있다!’이다. 북미와 러시아, 그린랜드 같은 아주 추운 북쪽 지방에 사는 ‘에스키모’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날고기를 먹는 사람들’이란 뜻의 ‘에스키모’보다 ‘사람’이라는 뜻의 ‘이누트’로 불리는 걸 더 좋아한다는 이들. 그들이 사는 곳은 기온이 너무 낮아 야채나 과일나무가 살 수 없어 고기와 생선만 먹는다고 하니 과일 좋아하는 난 아무래도 못 살지 싶은데 그럼에도 한가지 부러운 것은 거긴 감기가 없다고 한다. 감기 바이러스가 살지도 못할 만큼 추워도 너어~무 추운 것이다. 암만 그래도 감기 안 걸리려고 그 혹독한 추위를 견디며 살 자신은 없으니 어쩌랴.
어른들 말씀에 잘 먹고 잘 쉬면 금새 낫는다던 감기가 언젠가부터 심각한 질병이 되고 있다. 잘 먹고 잘 쉬는 것도 중요하지만 감기 바이러스를 이겨낼 수 있게 하는, 가장 효과적으로 몸의 면역을 높이는 것은 어쩌면 ‘사랑 바이러스’인지도 모를 일. 의학적인 지식이 꽤 있는 편임에도 난 때로 무지해 보일 만큼의 이런 생각을 한다. 사람이 아픈 건 어쩌면 그가 사랑받을 시간인 것이라고. 누군가의 따뜻한 관심이 필요한 시간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