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창] 서희원 l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2013-01-08 (화) 12:00:00
마이클 샌델 교수는 그의 저서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에서 돈으로 그 가치를 매길 수 없는 소중한 것들 또한 돈으로 사는 시대가 왔음을 통탄합니다. 샌델은 이 책에서 돈으로 모든 것을 사고 팔 수 있는 사회는 공동체적 가치들은 차치하고 돈에 의해 움직이게 되며, 개개인이 서로를 마주하고 부딪히며 공공의 선을 위해 노력하는 중요한 가치를 잃어가게 된다고 주장합니다. 도덕적 윤리의 잣대마저도 경제적 논리에 의해 결정되는 시대에 도달하게 된 데에 비판의 목소리를 아끼지 않습니다.
마이클 샌델의 이러한 비판은 비단 자유시장경제가 팽배한 미국 사회에만 해당하는 건 아닌가 봅니다. 우리나라 고등학생 10명중 4명 이상이 ‘10억 원이 생긴다면 잘못을 하고 1년 정도 감옥에 가도 괜찮다’고 생각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합니다. 돈만 벌 수 있다면 도덕적 가치를 버리고 범법자가 되어도 좋다고 대답한 학생들의 비율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높아졌다고 합니다.
교육을 더 오래 받을수록 도덕적 가치관이 확립되고 윤리의식도 함께 높아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며 조사를 진행한 연구진들은 신문 기사를 통해 걱정의 목소리를 더하고 있습니다. 결과 보다 더 놀라운 것은 기사를 읽은 많은 사람들의 반응 또한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입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는 “평생 열심히 일해도 벌 수 없는 10억, 주기만 한다면 1년 정도 감옥에 갈 수 있다는 의견들이 팽배했습니다. 개인의 양심, 도덕적 가치 보다 돈을 더 앞에 두는 사회가 되어버린 데에 대한 걱정보다는 물질적인 풍요를 위해서라면 죄를 저질러도 좋다는 학생들의 관점에 동감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는 현실이 우리가 대면한 불편한 진실입니다.
이른 아침 붐비는 지하철 안에서 이 기사를 보고 고개를 들었을 때, 추운 겨울 날씨에 얼어붙어버린 것 같은 표정 없는 얼굴들이 가득했습니다. 돈으로 절대 살 수 없는 소중한 가치들에 대해 이야기 하는 사람들이 새해에는 좀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