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의창] 강성희 ㅣ 사랑을 꿈꾸며

2013-01-04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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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분히 지난 한해를 돌아다보며 게을리 산 것에 대한 자성의 시간이나
새해에 이루어졌음 하는 꿈을 찾을 시간조차 제대로 갖지도 못했는데
난 용감하게도 아직 인쇄 잉크 냄새가 채 가시지 않은 새 달력 하나와 함께 365일 용량의 소중한 삶의 시간을 덜컥 받아두었습니다.

한해 중 가장 큰 숫자인 12월 31일의 무거운 짐을 벗어버리고 1월 1일 가장 가벼운 날을 맞이했습니다. 단 하루시간의 차이로 과거와 현재가 되고 지난해와 새해가 되었습니다. 짧은 하루 사이에 뭔가 획기적으로 확 바꾸어 버릴 수 있는 일도 없거니와 어제의 것들을 다 버리고 몽땅 새것으로 마련할 수가 없는 어제 같은 오늘임에도 우리가 새해다 이름하는 의미는 적어도 365일을 하나의 묶음을 기준으로 하여 같은 날이라도 마음을 더욱 새롭게 하여 살아보자는 스스로를 위한 응원인가 합니다.

올 한해도 별반 크게 다르지 않겠지요. 아무리 조바심을 내어도 도무지 이루어지지 않는 일들로 안타까워 하겠고 반면 기대치 않던 일이 이루어져 기뻐하기도 하겠고, 나보다 앞서는 이들을 보며 부러워도 하겠고, 나보다 못한 사람들을 보며 위로도 받겠지요. 평생 함께 하고픈 이를 떠나 보내는 슬픔의 시간이 있는가 하면 웬만하면 좀 안보고 살았음 하는 인연들과는 끈질기게 붙어 살아야 하기도 하겠지요. 더 양껏 가지지 못하여 불평하다가도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그간 지루해만 보이던 반복되는 단순한 일상을 감사하기도 하겠지요.

소망합니다. 주어지지 않은 것만을 고집스레 바라보다 이미 주신 것들조차 누리지도 못하는 삶 되지 않기를. 술술 풀리지 않기에 더욱 겸손히 삶을 점검하며 살아가게 됨을 감사하며, 작은 성공에 파닥거리고 교만하지 아니하고 실패에 분노하고 불안해 하지도 아니하며 급한 일보다는 중요한 일에 더 먼저 마음 둘줄 아는 삶 되기를. 하루하루 먹고 사는 일로 인하여 꿈을 이루는 일이 조금 많이 지연되더라도 끝끝내 꿈을 포기하는 일이 없기를. 어떠한 경우에서도 사람과 일의 이익을 두고 저울질하지 않기를. 미워도 다시 한번 이해하고 용서하고 또 용납하여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는 한해가 되기를. 그리하여 사랑을 꿈꾸는 한해 되기를. 꿈꾸며 사랑하는 새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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