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철로렛 (Bachelorette) ★★½
세 들러리들 케이티(왼쪽부터) 와 제나와 레이건이 샤핑을 하고 있다.
고교시절 부터의 여친의 결혼을 망치지 않기 위해 세 명의 처녀들이 결혼 전 날 밤에 난리법석을 떠는 시끄럽고 상스러운 코미디로 보고 있자니 짜증이 난다. 여성 위주의 코미디 ‘브라이드 메이즈’를 연상케 하는데 이 영화 이후로 여자들이 마치 상소리와 음담패설을 서로 자랑이나 하듯이 하는 영화들이 계속해 나오고 있다.
코미디 겸 드라마인 이 고약한 영화는 두 장르가 잘 섞이지도 못했고 또 여자들이 찢어지는 목소리로 떠들면서 욕설과 상소리와 음란한 말들을 쏟아내듯 해 정나미가 떨어진다. 감정이나 통찰력 그리고 진짜 웃음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악의에 찬 영화다.
뉴욕에 사는 벡키(레벨 윌슨)는 고교 친구들인 허영덩어리 레이건(키어스튼 던스트)과 냉소적인 제나(리지 캐플랜)와 얄팍한 케이티(이슬라 피셔)에게 결혼식 들러리로 서 달라고 부탁한다. 셋은 자기들이 ‘돼지 얼굴’이라며 깔보는 뚱보 벡키가 제일 먼저 돈 많은 멋쟁이와 결혼한다는 사실에 아연실색한다.
문제는 레이건 등이 결혼 전야에 벡키의 초대형 신부복을 실수로 절단 내면서 시작된다. 여기서부터 얘기는 셋이 예복을 똑같은 새 것으로 바꾸기 위해(차선책은 수선) 밤새 뉴욕을 헤집고 다니면서 벌이고 만나는 각종 해프닝으로 이어진다.
셋은 클럽에서 술을 거푸 마시고 코케인을 흡입하고 토하고 또 남자들과 연결되면서 불난리를 떠는데 가관이다. 시간은 자꾸 가는데 그 와중에 셋은 각자 임자(?)들을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입을 맞추고 다투고 화해한다. 레이건은 핸섬한 트레버(제임스 마스단)와 희롱하고 케이티는 수줍음 타는 조(카일 본하이머)가 마음에 들고 제나는 자기 인생을 망친 전 애인 클라이드(애담 스캇)와 화해한다.
하여튼 이렇게 셋이 밤새 뉴욕이 떠나갈 듯이 떠들면서 설레발을 치고 다니는 동안 날이 밝는데 그 중간 중간 호텔 방의 벡키를 등장시킨 뒤 남자댄서의 춤 서비스 같은 상투적인 장면을 연출한다.
영화가 차라리 상스럽지만 그런대로 우습고 재미있는 첫 절반을 계속 유지했더라면 그나마 끝까지 즐길 수 있을 것을 후반 들어 공연히 심각해지면서 앞뒤가 조화가 잘 안 된다. 그런데 세 여자 배우들이 연기는 아주 잘 한다. 감독 레슬리 헤드랜드의 연극이 원작. R. Weinstein. 전지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