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힛 앤 런 (Hit & Run) ★★★½(5개 만점)
실제 약혼자인 크리스튼 벨과 댁스 쉐파드는 경찰과 강도들을 피해 계속 도주한다.
댁스 쉐파드 감독-주연
실제 약혼녀 크리스튼 벨과
호흡 잘 맞는 코미디물
천방지축으로 날뛰고 시종일관 쫓고 쫓기면서 벌어지는 자동차 추격 액션영화요 은행강도(영화에서는 이미 끝난 뒤지만)영화이자 로맨틱 코미디로 재미 있고 우습고 영특하고 또 원기 왕성하다.
코미디언 댁스 쉐파드가 각본을 쓰고 공동 감독(데이빗 팔머)하고 주연하는데 그의 애인역으로는 실제 약혼자인 크리스튼 벨이 공연, 둘이 죽이 아주 잘 맞는다. 주연 외에도 탐 아놀드와 브래들리 쿠퍼 등 여러 명의 조연들의 콤비도 썩 좋은데 폭력적인 범죄영화이면서도 유혈이 낭자하거나 과도하지가 않아 상쾌하게 즐길 수 있는 납량용 영화다.
영화에서 사람만큼이나 중요한 구실을 하는 것이 추격전에 사용되는 자동차들. 여자처럼 예쁘고 날씬하게 생긴 것을 비롯해 탐 아놀드 처럼 우락부락하게 생긴 차까지 온갖 모양과 속도를 낼 수 있는 차들이 출동해 영화에 초고속 속도감을 준다. 여기서 쉐파드가 모는 링컨은 디트로이트 출생으로 지동차광인 그가 실제로 소유한 차다.
중가주의 한적한 마을에 사는 찰리(쉐파드)는 전직 은행강도 도주용 차량 운전자로 동료들을 고발하고 영창신세를 면한 뒤 이 곳에 숨어 사는 증인보호 프로그램 수혜자. 그에게는 박사학위를 소지한 예쁜 애인 애니(벨)가 있는데 애니는 찰리의 죄질을 모르고 있다. 찰리를 감시 보호하는 동네의 연방 경찰은 서툴기 짝이 없는 랜디(아놀드가 배꼽 빠지게 우스운 연기를 한다)로 그와 찰리는 어느덧 친구 지간이 됐다.
그런데 애니가 LA의 대학에 일자리 인터뷰가 생기면서 찰리는 잘못하다간 애니를 잃어 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법을 어기고 자기 차로 애니를 LA까지 데려다 주기로 한다. 여기서부터 영화는 끝날 때까지 폭력과 액션과 폭소를 터뜨리게 만드는 어리석은 행동들이 뒤범벅이 된 추격전으로 이어진다.
우선 둘을 쫓는 것이 두말 할 것 없이 랜디인데 랜디는 차를 멈추고 차에서 내릴 때마다 시동을 안 꺼 자기 차 뒤 쫓느라 혼이 난다. 또 다른 추격자는 애니의 전 애인으로 애니에게 집착하는 성가신 길(마이클 로젠바움). 그런데 길에게는 쉐리프인 형제가 있어 형제가 함께 찰리와 애니를 뒤 쫓는다.
이들은 말캉한 사람들 편에 속하고 진짜로 겁나는 사람들이 찰리가 배신한 강도 친구 알렉스(브리들리 쿠퍼가 노랗게 염색한 머리를 따고 사납고 우스꽝스런 연기를 한다)와 그의 동료들. 그런데 알렉스는 찰리의 신원을 수상하게 여긴 길이 인터넷으로 찰리의 진짜 신원을 찾아낸 뒤 알렉스에게 통보해 이를 갈며 배신자를 뒤 쫓는다. 여기에 또 다른 경찰까지 동참하면서 흙먼지가 요란하게 날리고 자동차 여러 대가 요절난다.
한편 찰리의 죄질을 전연 몰랐던 애니는 찰리 때문에 엉뚱하게 죽을 고생을 하면서 쌍방에 사랑 싸움이 일어난다. 하여튼 요란한 영화다.
쉐파드가 아주 천연덕 스럽게 밉지 않은 강도 노릇을 하는데 그 뿐 아니라 모든 배우들이 다 편안한 연기를 한다. 추격 도중에 온갖 에피소드가 발생하는데 모텔에서 발가 벗은 노인들이 집단 섹스를 하는 장면이 가관이다. R. Open Road. 전지역.
<박흥진의 영화 이야기>
hjpark@korea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