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 DC 시장 물러나야…”
2012-07-20 (금)
워싱턴 DC의 빈센트 그레이 시장(사진)이 유망한 정부 도급업자로부터 선거 지원(shadow campaign)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주민 지지도가 급속히 떨어져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가 19일 발표한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민 과반수 이상인 54%가 그레이 시장의 사임을 바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사임을 반대하고 있는 응답자들은 37%이며 9%는 잘 모르겠다고 답변했다.
그레이 시장에 대한 지지도는 계속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라 앞으로 사임 요구가 더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DC에서 다수를 차지하는 아프리칸 아메리칸들 사이에서도 현재 그레이 시장에 대한 지지도가 과반수 이하로 낮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이번 조사에서 아프리칸 아메리칸 중 그레이 시장의 사임을 원하는 응답자가 48%를 기록했다.
그레이 시장에 대해 불신임 여론은 제프리 톰슨이란 정부 도급업자가 2010년 시장 선거 때 그의 당선을 돕기 위해 상당한 돈을 쓴 것이 밝혀지면서 급속히 악화됐다.
로널드 마첸 주니어 연방 검사는 치밀하게 준비된 거액의 자금이 당시 그레이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쓰였다고 말했다. 마첸 검사는 또 이 같은 사실이 선거 자금 감시 기관에 보고되지도 않았으며 유권자들에게도 알려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주 연방 법원에서 밝혀진 바에 따르면 톰슨은 당시 그레이 후보의 선거 캠페인을 위해 65만 달러를 지출했다.
이들 자금은 후보자 지지 표지판 1만개, 티셔츠 6,500개, 우산 200개, 스티커, 포스터, 컴퓨터 등의 선거 용품을 구입하고 선거 자문가를 고용하는 데 쓰인 것으로 전해졌다.
선거 캠페인 지원 문제가 불거지자 시 의회 일각에서도 그레이 시장의 사임을 원하고 있다. 시 의원 3명은 그레이 시장이 책임을 지고 물러날 것을 촉구했다.
하지만 그레이 시장을 지지하는 측에서는 시장의 사임을 요구하는 것은 지금으로선 지나치다는 입장이다. 지지자들은 그레이 시장이 유죄 판결을 받은 것은 아니라며 사임 불가론을 펴고 있다. 이들은 그레이 시장이 정부 도급업자의 선거 지원을 모르고 있었기 때문에 사임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번 여론 조사는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오차 한계는 ±4%이다.
<안성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