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재은
한번에 하나씩
다니는 미국교회에서 일주일에 한번씩 모이는 소그룹 모임이 있다. 그룹 리더이신 장로님은 온화한 미소의 늘 유쾌하신 백발의 미국인 할아버지시다.
얼마전 모임에서는 살아오시며 아주 힘들었던때의 이야기를 하셨다. 그 어려움을 통해 신앙을 회복했다고 하시며 그때 삶을 헤쳐나갈수 있는 커다란 비밀을 배웠다고 하셨다. 어떤 대단한 비법일까 싶어서 잔뜩 긴장을 하고 듣고있는데, 말씀하시기를 그당시 하루하루 아침에 눈뜨면 “한번에 하나씩” 이란 마음으로 하루를 사셨고, 그렇게해서 다시 일어서시게 됐다고 하시는 것이었다.
의외로 심플한 ‘비결’에 다소 실망을 했지만, 말씀하시던 진지하신 모습과 함께 마음속에 남게 되었다.
그리고 며칠후, 밀려오는 일들과 상황들에 아찔하며 망연히 앉아있는데, 그 말씀이 생각난다. 포스트 잇을 꺼내어 한번에 하나씩이라고 적고 책상앞 벽에 붙여놓았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나가야 할지 막막하다. 그래도 하나씩 해나가기로 마음먹는다. 기도를 하고, 최선을 다해 하나씩 처리해나가니 속도가 붙고, 어떤 일은 연결이 되어 자동적으로 해결된다.
갈 길은 까마득하고 해야 할 일들의 무게가 나를 누를 때, 머릿속을 단순화하고 차근차근이라고 마음을 다잡는 일은 쉽지 않다. 많은 일들이 한번에 이루어지고 완성되면 좋겠는데 한걸음씩 떼는 일은 답답하다.
하지만 돌아보니 하나씩 성실하게 마무리하는 일이 하나 둘 되어지면, 튼튼한 연결고리가 되어 빠르게 나아가는 힘이 된 것을 본다. 연주도 마찬가지다. 한음 한음씩 마음에 들 때까지 만들어 간다. 그러다 보면 소리의 힘이 생기고 그 힘으로 원하는 음악을 만들어 갈수 있게 된다.
하모니 오브 하트 학생들이 모여서 연습하고 미술수업을 하는 날이면 전체적인 흐름도 보아야 하고, 여러가지 일들로 분주하다. 그럴 때 마음속의 스프링클러를 끄고, 주전자로 물을 주는 것처럼 차분히 한 명씩 들여다본다. 멀리서 보았거나 빠르게 지나쳤으면 못 보았을, 어느새 피기 시작한 작은 꽃 봉우리들과 나오기 시작한 새 잎들이 있다. 그 기쁨과 보람으로-나는 다시 새 힘을 얻고 힘차게 나아간다.
(뷰티플마인드 총디렉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