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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종 학생들이 본 ‘김정일 사망’

2011-12-2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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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뉴저지 공립교 한국어반 특별 수업시간 실시

타인종 학생들이 본 ‘김정일 사망’

맨하탄 디마크라시 프렙 고교 한국어반 허영재 교사가 20일 김정일 사망을 주제로 한 특별 수업을 실시하고 있다.<사진출처=고담스쿨>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이 뉴욕·뉴저지 공립학교 한국어반의 새로운 수업주제로 떠올랐다.

뉴저지 팰리세이즈 고등학교 한국어반(지도교사 황정숙)은 21일과 22일 양일간 유튜브 동영상과 신문기사 스크랩을 활용해 타인종 수강생과 더불어 관련 주제를 수업 내용으로 심도 깊게 다뤘다. 황정숙 교사는 “한국어반 수강생들은 독재자의 죽음을 놓고 북한 주민들이 애도하는 장면과 김정은의 후계자 계승 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교환했다”며 “학급의 25%를 차지하는 타인종 학생들도 남한의 시각에서 북한을 바라보는 점 등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타인종을 대상으로 중·고교 과정의 한국어반을 운영하는 퀸즈 플러싱의 동서국제학학교(EWSIS)는 김정일의 죽음과 향후 한반도 정세 변화를 19일 오전 전체 조회시간을 이용해 전교생과 교직원 앞에서 설명하는 특별시간을 갖기도 했다.


강연을 이끈 이정혜 한국어반 지도교사는 “독재자의 사망 소식을 들은 학생들이 박수를 치고 환호하기도 했고 일부 학생들은 60년 넘게 분단된 한반도의 이산가족 문제 등이 김정일 사후에 남북통일로 해결되길 바라는 의견을 전하기도 하는 등 관심이 뜨거웠다”고 전했다.

미 전국에서 유일하게 한국어를 졸업 필수 이수과목으로 지정해 운영 중인 맨하탄의 디마크라시 프렙 고교 한국어반도 20일 김정일의 죽음을 주제로 특별 수업을 실시했다. 수강생이 대부분 타인종인 한국어반(지도교사 허영재)은 평상시에는 기본 문법과 회화수업이 중심이지만 이날만큼은 ‘독재’ ‘비핵화’ 등의 정의를 묻는 깜짝 퀴즈를 시작으로 공산주의와 북한의 인권문제까지 다루는 한층 폭넓은 주제로 한국어 학습에 대한 학생들의 열정을 북돋웠다.

학교는 지난 2년간 20여명의 재학생을 선발해 한국 방문연수 기회를 제공해 왔으며 내년에는 11학년 등록생 57명 전원을 한국에 보낼 계획에 있다. 한국 방문에 들떠있던 일부 학생들은 고담스쿨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일의 사망이 한반도 정세 불안으로 이어져 자칫 자신들의 한국방문 연수 일정이 취소되거나 변경되지 않을까 우려 된다”는 조바심을 숨기지 않았다.

9·11 테러 이후 테러관련 주제를 수업에 적극 활용했던 것과 유사한 형태로 한국어반 뿐만 아니라 사회, 역사 및 영어수업의 소재로 김정일의 사망을 다루는 지역 일원 정규학교들이 갈수록 눈에 띄고 있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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