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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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프업/ 테너플라이 고등학교 12학년 박대영 군

2011-12-12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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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관의 자녀로 자랄 수 있다는 것은 분명 ‘일반인 부모’ 자녀들에게 비해 본인에게 큰 도움이 되는 환경이다. 물론 그 혜택은 꼭 물질적인 형태로 나타나는 것보다는 어린 시절부터 남들 보다 더 넓게, 다양하게 세상을 접할 수 있다는 것이다. 테너플라이 고등학교 12학년 박대영군은 외교관인 아버지를 따라 어리 시절부터 네덜란드와 브루나이, 모스크바에서 생활했고 지난해 2월 부친이 UN 대표부에 부임하면서 뉴욕에 왔다.

각 나라마다 기억에 남는 경험과 추억이 있었지만 대영군은 가장 특별한 경험으로 지난해와 올해 여름방학동안 뉴욕문화원 인턴으로 인하며 한국 문화를 알리는 일에 동참했던 일을 꼽는다.각기 다른 대륙에서, 언어와 문화, 인종이 다른 곳에서 살아보면서 자연스럽게 각국의 문화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대영군은 “다른 나라의 문화를 깊이 있게 알기 전에 우리의 문화에 대해 먼저 제대로 알아야겠다는 생각에 한국문화원 인턴 신청을 했다”며 “한국 문화의 다양한 장르가 이제는 해외에서도 많은 관심을 갖는다는 것을 인턴을 하면서 더욱 느끼게 되었다”고 말했다.

대영군은 올해 7월 열린 NYAFF2011(뉴욕 아시안 페시티벌)에도 보조 스태프로 행사 준비를 도왔다. 비록 짧은 일정이었지만 평소에 좋아하던 한국의 유명한 감독들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였다. 이어 8월에는 센트럴 파크 코리아데이에서 개최되었던 ‘뉴욕 K-pop 콘테스트’에 참여했다. 대영군은 “막연히 외국인들이 한국 음악을 듣는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행사를 통해 이들이
아이돌 가수들만 관심 있어 하는 것이 아니고 우리나라의 문화나 음식에도 깊은 관심을 갖고 경험해 보기를 원한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특히 한 미국 학생이 독학으로 한국말 발음을 익혀서 유창하게 하는 것을 보고 감동을 받기도 했다. 이 행사를 통해 한국에 관심 있는 많은 외국친구들을 알게 되었고 아직도 몇몇과 페이스북으로 자주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


대영군은 “문화원 직원들이 작은 일에도 잘했다고 격려해주어서 더욱 노력했고 2년간 인턴 경험을 통해 성실성과 책임감의 중요성을 배웠다”고 소감을 밝혔지만 문화원 직원들은 오히려 대영군의 타고난 성실함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문화원의 김미경씨는 “문화원 인턴 경쟁률이 갈수록 치열해졌기 때문에 1인당 인턴 기간을 두달에서 한달로 줄여 가급적 많은 지원자를 뽑았다”며 “대영군의 경우는 한달이 지났지만 직원들이 기간을 더 늘려 일을 시킬 정도로 성실함이 돋보였다”고 전했다.

대영군은 나라마다 다른 건물사진 찍는 것이 취미고 음악듣기와 영화보기를 즐겨 하는데 특히 류승범씨가 출연하는 작품들을 좋아한다.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과 윌리엄 골딩 의 ‘파리대왕’이 가장 재밌게 읽은 책이다. 학창시절 대부분을 해외에서 보낸 대영군은 대학만은 한국에서 다닐 것을 희망하고 있다. 전공은 아트와 컴퓨터 그래픽 전공을 원한다. 궁극적인 인생의 목표를 물어봤더니 ‘자랑스러운 아버지’라고 대답한다. 아마도 대영군 자신이 아버지를 무척 자랑스러워하는 것 같다. <박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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