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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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반려자, 여러 명 있을 수 있죠”

2011-08-1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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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인터뷰>

▶ ‘원 데이’ 엠마 역 앤 해사웨이

“영혼의 반려자, 여러 명 있을 수 있죠”

엠마와 덱스터(짐 스터지스)는 20년간 사랑의 줄다리기를 한다.

영국인 엠마와 덱스터가 1988년 7월 15일 대학졸업 날 처음 만난 뒤 우정을 거쳐 사랑을 발견할 때까지 20년간 매년 같은 날의 두 사람의 삶의 역정을 그린 로맨스 영화 ‘원 데이’(One Day)에서 엠마로 나온 앤 해사웨이(28)와의 인터뷰가 지난 9일 뉴욕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서 있었다.

뒤로 맨 머리에 오렌지색과 푸른색 그리고 크림색의 구치 드레스를 입은 해사웨이는 고상하게 아름다웠는데 유머와 애교에 큰 웃음을 터뜨리면서 명랑하고 생기발랄하게 질문에 담했다. 눈에서 총기가 느껴지는 똑똑이로 기분이 아주 좋은듯이 마치 연기를 하듯 얼굴 표정과 제스처를 마음껏 구사하며 일사천리로 질문에 명확하게 답했다.

아직도 소녀 처럼 귀여웠지만 심지가 깊은 젊은 사람이었다. 영화의 원작은 데이빗 니콜스의 동명 베스트셀러. <박흥진 편집위원>



엠마는 위트있고 남에게 진실한 사람 그의 정직을 존경해
솜씨있고 아름다운 옷을 즐겨 입는 편 펑크적인 감각 좋아


* 영화는 관계와 사랑에 관한 얘기다. 당신은 영혼의 반려자를 믿는가.
- 그렇다. 그러나 영혼의 반려자가 반드시 한 사람이라곤 생각지 않는다. 여러 명의 영혼의 반려자가 있을 수 있는데 그 중 누군가 한사람이 나머지 사람들보다 더 당신의 삶을 밝혀 줄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엠마의 어떤 점이 좋다고 생각 하는가.
- 그는 위트 있고 사랑스럽고 또 총명하다. 무엇보다 자기와 남에게 모두 진실하다. 나는 그의 정직을 존경하는데 영화를 만들면서 그녀의 이런 점들이 나를 고무시켰다.

* 영화를 만들면서 깨달은 점이라도 있는가.
- 나로 하여금 삶은 바로 현재라는 것을 깨닫게 했다. 삶은 바로 이 순간이라는 사실이다. 그 점에 대해 보다 많이 생각하게 됐는데 그 뒤로 현재에 머무르려고 애쓰고 있다.

* 엠마는 시를 쓰나 자신의 능력에 대해 회의를 하는데 당신도 자기 삶에 대해 회의하는 바가 있는가.
- 그렇다. 그 것은 삶의 한 부분이다. 나는 때로 나의 지적인 면과 신빙성에 관해 회의를 한다. 또 나에 대한 확신을 회의하곤 한다.

* 당신은 스스로를 늦게 피는 꽃이라고 했는데.
- 행복과 만족감을 느끼는데 있어 나는 매우 늦게 깨달았기 때문이다.

* 모든 여자들이 옷장에 간직해야 할 옷이 있다면 그 것은 무엇인가.
- 잘 재단된 단추가 있는 흰 셔츠와 검은 드레스다.


* 역을 위해 얼마나 공부를 했는가.
- 영국에 가서 많이 공부했다. 술도 많이 마시고 지나간 시대의 잡지와 TV프로와 영화를 많이 봤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닥아가 그들과 사귀면서 질문을 했다.

* 영화에서 당신은 집을 아주 특이하게 장식했는데 실제로도 당신이 장식하는가.
- 난 지금 LA의 집을 새로 단장하고 있는데 영화 ‘배트맨: 더 다크 나이트 라이지즈’에서 캐트우먼 역을 맡아 촬영 중에 있어 장식가를 고용했다. 나는 붉은색과 분홍색을 아주 좋아한다. 얼마 전에 새로 단장한 뉴욕의 집은 온갖 잡동사니들로 가득하다. 그러나 그 것들은 선별된 물건들이어서 결코 어지럽지는 않다. 약간 보헤미안 식으로 다소 화려한 면을 곁들였다.

* 패션은 하나의 자기 표현의 수단인데 당신의 패션 표현은 어떤 것인가.
- 솜씨 있고 아름답게 만들어진 옷을 좋아한다. 숙녀적인 면과 펑크적인 면이 섞여 있으면 좋다. 야한 것은 싫다. 모험적으로 한계를 밀어 올리는 패션을 좋아한다. 나는 비비엔 웨스트우드를 매우 좋아한다.

* 당신의 직업은 사치와 직결 됐다고 해도 되겠는데 그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 그 것에 익숙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 것은 순간적인 것이다. 나는 평상적으로 산다. 음식과 세탁도 내가 하고 쉬트도 내가 간다. 사치는 나의 본질적인 가치 속에는 있지 않다.

* 옷장 안에 있는 것 중 가장 아끼는 것은.
- 릭 오웬스 가죽 재킷이다. 이 것은 세월이 갈 수록 더 아름다워진다. 그리고 1890년에 만든 검은 레이스의 드레스도 내가 아끼는 것이다.

* 영어 액센트를 어떻게 공부했는가.
- 먼저 LA에서 코치에게서 배우고 영국에서 6주간 하루에 8시간씩 배웠다. 정말로 힘들었다.

* 지금 어떤 책을 읽고 어떤 음악을 듣고 있는가.
- 살만 루시디의 ‘미드나잇 칠드런’을 읽고 있다. 노래는 T-본 버넷이 제작한 여러 노래가 담긴 CD를 듣고 있다. 또 에디 베더의 유클레레 노래앨범을 듣는다. 그러나 내가 가장 좋아하는 가수는 아델로 아무리 들어도 싫증이 안 난다.

* 엠마는 자기의 연약한 면을 다 보여 주면서 덱스터에게 자신을 내 놓지만 덱스터는 그럴 때마다 물러 서곤한다. 이런 면이 당신의 실제 삶에서 혹시 비슷한 점이라도 있는가.
- 연약하려면 먼저 강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자기를 안으로 가두기는 쉽지만 스스로를 열고 희망하고 또 동경하는 일은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다. 나도 그렇게 살려고 애쓴다. 후회하면서 살고 싶지 않다.

* 당신은 자기가 좋아하는 남자를 위해서라면 자신의 약점을 다 들어낼 용의가 있는가.
- 어떤 땐 내 마음을 다 보여줘도 남자들은 멍청한 짓을 하곤 한다. 그러면 몇 주간 울면서 아델의 노래를 듣는다. 그러나 또 어떤 때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좋은 결실을 맺기도 한다. 그저 계속 노력해야 한다.

* 영화에서 엠마는 덱스터를 데리고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곳으로 가는데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가고픈 장소는 어딘가.
- 최근 애인과 같이 이탈리아의 포시타노에 갔다. 그리고 함께 아말피 해안에 갔다. 꿈처럼 아름다운 곳이다. 그리고 내가 소녀 때부터 매년 여름이면 가족과 함께 보내는 해변이 있는데 거기서 나는 삶의 배터리를 재충전 시킨다.

* 엠마는 처음부터 덱스터를 사랑하면서 왜 구태여 친구가 되자고 요구하는가.
- 덱스터를 믿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잘 못될 관계에 빠져 들기를 피하려고 한 것 같다. 결국 자기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결과는 엉뚱하게 되고 말지만.

* 영화에서 덱스터가 당신에게 외국어영화를 보러 가자고 제의하는데 당신은 외국어영화를 할리웃영화 보다 더 좋아하는가.
- 둘 다 좋아한다. 외국어영화의 장점은 우리가 주연배우들의 사생활을 잘 모르기 때문에 그들을 극중 인물로 그대로 받아 들여 영화에 몰두하기가 더 좋다. 반면에 할리웃에서는 모두가 지나치게 배우들의 사생활에 집착하는 바람에 배우들을 극중 인물로 잘 받아들질 못하고 있다. 사람들이 날 보고 “당신은 그 역과 너무나 다른 사람이야”라고 말하는 것을 들을 땐 서글프다.

* 당신의 아름다움의 비결은 무엇인가.
- 특별한 것이 없다. 해를 피하고 물을 많이 마시고 또 자전거를 타며 요가를 한다. 활동적인 것을 좋아한다. 땀 흘리고 열심히 일하는 것이다.

* 당신의 가장 사치스런운 점은 무엇인가.
- 여행이다. 그리고 뉴욕의 집을 대리석으로 단장한 것이다. 또 나는 구두를 좋아해 40켤레 정도 갖고 있다. 그러나 나는 물질에 집착하지는 않는다. 얼마 동안 입거나 신지 않은 옷과 구두는 모두 기부한다.

* 당신의 삶에서 바꾸고 싶은 점이라도 있는가.
- 과거와 달리 내가 좋아하는 것을 일관성 있게 추구하려고 내 자신을 밀어 붙이고 있다. 무기력하게 아무 것도 안 하느니 차라리 밖에 나가 무언가를 하려고 노력한다.

* 푹 빠지게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가.
- 좋은 마사지 받는 것이다. 그리고 친구와 함께 포도주를 마시는 것이다. 또 나는 노래 부르기를 정말로 좋아한다. 그러나 아직은 앨범을 낼 정도의 실력은 아니다.

* 특별히 기억하는 날은 언제인가.
- 골든 글로브 시상식날이다(웃음). 진짜는 나의 꿈을 이루게 해준 영화 ‘공주 일기’가 개봉된 8월 3일이다.

* 휴가 때 가장 가고 싶은 곳은 어딘가.
- 사막으로 가 말을 달리고 싶다. 사람들을 떠난 먼 곳에 가서 계속해 말을 달리고 싶다. 거기에 스파가 있으면 더 좋겠고.

*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보석은 무엇인가.
- 내 애인 제임스 뱅스가 디자인해 준 몇 가지의 아름다운 보석들로 그 중에서도 나비와 전구모양의 보석을 가장 좋아한다. 내가 산 보석 중에 가장 화려한 것은 터키석색의 나바호 호박꽃 목걸이다.

* 엠마와 덱스터는 중간에 각기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함께 사는데 이런 차선책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 난 그것을 권하지 않겠다. 현재의 단순한 안락을 위해 차선책을 취하는 것은 쉬울지는 모르겠지만 삶이란 배운 경험의 축적이다. 우리는 성장하기 위해 살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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