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흥진의 영화이야기
▶ 원숭이들의 반란 (Rise of the Planet of the Apes) ★★★½ (5개 만점)
시저(앤디 서키스)의 지휘 하에 침팬지들이 금문교에서 인간을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다.
금문교 결전 등
스릴 갖춘 공상액션물
원숭이들이 화났다. 인간들의 부당 대우와 학대에 못 견딘 원숭이(정확히 말해 침팬지)들이 떼를 지어 수용소와 실험실과 동물원의 우리를 탈출해 인간과 전쟁을 치르는데 액션이 장관이다. 보는 사람은 인간보다 원숭이를 응원하게 된다.
원숭이가 판을 치는 영화로선 매우 감정적이요 극적인 공상과학 환상 액션영화로 컴퓨터 특수효과와 라이브 액션을 효과적으로 혼합, 기대 이상으로 흥미진진한 작품으로 만들었다. 아이디어도 참신하다.
특히 감동적인 것은 모션 캡처 방법을 사용한 침팬지 역의 앤디 서키스(그는 ‘반지의 제왕’에서도 이와 비슷한 역인 골룸으로 나왔다)의 연기. 눈동자와 얼굴 표정과 각종 제스처로 보여주는 그의 민감하고 사려 깊고 또 역동적인 연기는 가히 상감이다.
이 영화는 지난 1968년 찰턴 헤스턴이 나와 빅히트, 속편이 무려 4편이나 나온 ‘원숭이들의 혹성’의 전편 격으로 속편이 나올 것이 확실하고 또 기대된다. ‘원숭이들의 혹성’은 지난 2001년 팀 버튼 감독, 마크 왈버그 주연으로 리메이크 됐었다.
정글에서 침팬지를 포획하는 첫 장면부터 속도감 있고 박력 있다. 이 침팬지를 대상으로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실험하는 샌프란시스코의 젊은 과학자 윌 라드맨(제임스 프랭코)은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아버지(존 리트가우)를 구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실험에 매어 달린다. 그러나 신약 ALZ 112를 투입 받은 침팬지가 부작용을 일으켜 난동 끝에 살해된다.
죽은 침팬지가 낳은 새끼를 윌이 집에 데려가 시저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키우는데 시저는 재주도 잘 부릴 뿐만 아니라 성장할수록 지능과 인간과의 의사소통 능력이 일취월장한다. 한편 윌은 다친 시저를 치료해 주던 아름다운 영장류 전문가 캐롤라인(프리다 핀토-장식용)과 사귀면서 연인 사이가 된다.
윌은 이어 ALZ 112보다 더 강력한 113을 개발하나 이것이 또 다른 큰 부작용을 일으키고 시저마저 존(브라이언 칵스)이 관리하는 영장류 보호소에 맡기게 되면서 윌과 시저는 눈물의 작별을 고한다.
그런데 이 보호소의 젊은 일꾼(탐 펜턴-‘해리 포터’ 시리즈)이 영리한 시저에게 불만을 품고 시저를 온갖 방법으로 괴롭히면서 시저의 속은 분노로 들끓게 된다. 그리고 날이 갈수록 시저의 지능은 인간 못지않게 발달하면서 급기야는 인간의 말까지 하게 된다.
마침내 보호소의 학대를 견디다 못한 시저는 인간보다 더 똑똑한 지능을 동원해 교묘하고 기민한 탈출 계획을 짠다. 시저는 우선 보호소 내 침팬지들을 복종시키고 오랑우탕과 고릴라까지 자기편으로 만들어 영장류의 지휘자가 된다. 그리고 보호소의 일꾼들을 우리에 가둔 뒤 집단으로 보호소를 탈출한다. 이 과정이 매우 우습고 또 지적이며 재미도 있다.
여기서부터 특수효과를 동원한 액션이 전쟁 영화를 방불하게 진행되는데 클라이맥스는 금문교 위에서의 침팬지 대 인간의 대결전. 타잔 영화와 2차 대전의 연합군 대 독일군의 전투를 짬뽕한 듯 한 손에 땀을 쥐게 하고 심장을 뛰게 하는 긴 교전장면으로 박진하고 스릴 넘친다.
이런 영화의 상투적인 메시지인 인간이 유전자를 조작하면서 신의 노릇을 하려고 들다가는 큰 재앙을 받는다는 경고도 있지만 그것은 공연한 소리. 촬영이
아주 좋다.
루퍼트 와이앗 감독.
PG-13. Fox. 전지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