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임신한 아내가 납치당했어”

2011-07-22 (금)
크게 작게

▶ 박흥진의 영화이야기

▶ ‘포인트 블랭크’ (Point Blank) ★★★½ (5개 만점)

“임신한 아내가 납치당했어”

사뮈엘이 추격자들을 피해 빌딩사이를 건너 뛰고 있다,

도주와 추격 박진감 있는 액션물


1967년 리 마빈이 나온 멋있는 필름 느와르와 제목이 같은 이 프랑스 영화는 거의 상영시간 90분 내내 주인공이 범법자들에게 납치당한 임신한 아내를 구출하기 위해 마치 마라톤 하듯이 파리 시내 곳곳을 뛰어 달리는 액션 가득한 서스펜스 스릴러이자 러브 스토리이다.

보는 사람도 숨이 턱에 찰 정도로 쉴 새 없이 도주와 추격과 액션이 벌어지는데 장르 영화여서 다소 믿어지지 않고 터무니없는 데가 있긴 하지만 흥미진진한 영화다. 에너지가 펄펄 끓고 심장이 쿵쾅거리면서 뛰는 박진하고 긴장감 가득한 영화로 특히 파리 오페라 지하철 구내에서 장시간 진행되는 도주와 추격신이 장관이다.


첫 장면부터 곧바로 가차 없이 액션이 펼쳐진다. 한 남자가 권총을 휘두르면서 자기를 쫓는 괴한들을 피해 유리창을 뚫고 도주하다가 이어 터널로 들어가는데 여기서 그는 초고속으로 달려오는 오토바이에 치여 쓰러진다.

이 남자는 전문 절도범 사르테(로쉬디 젬)로 마침 병원근무를 마치고 나오던 간호사 수련생 사뮈엘(질르 를르쉬)에 의해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진다. 곧 이어 사뮈엘에게 사르테의 일당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온다.

24시간 경찰의 감시를 받고 있는 사르테를 병원에서 빼내지 않으면 납치한 사뮈엘의 임신한 아내 나디아(엘레나 아나야)를 처형하겠다는 것. 이에 사뮈엘은 사르테를 병원에서 빼내는데 여기서부터 다시 촌각을 다투는 액션이 일어나면서 총알이 비 오듯 쏟아지고 여러 사체의 수가 늘어난다.

사뮈엘은 히치콕 영화의 주인공처럼 좋은 일 했다가 엉뚱하게 생명의 위협을 받는 사건에 휘말려 드는데 사뮈엘과 사르테는 묘하게 공동의 운명체가 되어 법보다 총이 더 가까운 수사반장 베르너(제라르 랑뱅)가 지휘하는 경찰에 의해 파리 시내가 좁다고 도주한다.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무엇이라도 할 용의가 있는 사뮈엘과 과묵한 킬러 타입으로 비밀을 간직한 사르테는 거짓 동기와 음모와 배신이 뒤엉킨 배배 꼬인 플롯을 헤치고 계속해 도주하면서 거의 서로를 동지처럼 여기게 된다. 마지막에 드러나는 사르테의 정체와 비밀은 이런 스릴러의 통속적인 것이어서 별로 놀랄 것이 못 된다.

리듬이 화끈한 영화로 우리는 뛰고 또 뛰는 사뮈엘을 동정하면서 그와 함께 파리 시내를 뛰는데 지하철을 비롯해 파리의 구석구석을 찍은 촬영이 액션을 잘 받쳐 주고 있다. 스턴트와 편집도 훌륭하다.

연기들도 좋은데 공포에 떨면서 영문을 몰라 당황하고 좌절감에 빠져 필사적으로 달리는 사뮈엘 역의 를루쉬가 단단한 연기를 한다. 무드 있는 음악도 좋은
논스탑 액션 스릴러다.

프레드 카바예 감독.
성인용.
Magnolia. 선셋5, 플레이하우스7(패사디나), 타운센터5(엔시노).
*29일 개봉.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