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리(탐 행스)가 자기 스승 머세데스(줄리아 로버츠)를 스쿠터에 태운 채 달리고 있다.
★★★ (5개 만점)
탐 행스 감독·주연 로맨틱 코미디
영화가 말캉하다. 탐 행스가 제작과 감독을 하고 각본(공동)까지 쓴 로맨틱 코미디이자 중년 남자의 뒤늦은 자아발견과 재생의 이야기인데 영화가 줏대가 없고 행스의 찐빵 같은 얼굴처럼 물렁물렁하다.
줄리아 로버츠가 공연하고 신인과 베테런 등 앙상블 캐스트가 나오는 영화로 내용도 시의에 맞는 것이긴 하지만 행스는 관객의 비위를 맞추려고 그저 쉽게 물에 물탄 듯한 식으로 얘기와 연출을 서술하고 진행해 무골충 같은 영화가 됐다.
질서정연하고 일사불란한 영화라기보다 스케치 코미디 식으로 마치 학예회 연극을 보는 기분인데 과거 ‘찰리 윌슨의 전쟁’에서 공연한 행스와 로버츠의 화학작용도 뜨뜻미지근하다. 그러나 두 배우의 모습과 함께 심심풀이용으로 보고 즐길 만은 하다.
LA 동부의 대형 마트인 U마트의 장기근속 모범 판매원으로 상냥하고 친절하고 사람 좋은 래리 크라운(행스)은 구조조정에서 대학을 못 갔다는 이유로 졸지에 해고를 당한다. 당장 급한 것이 모기지 페이먼트. 사방으로 일자리를 알아보나 번번이 퇴짜를 맞는다.
근심에 싸여 있는 래리에게 매일 같이 야드세일을 하는 앞집에 사는 라마(세드릭 디 엔터테이너)가 동네 커뮤니티 칼리지에 다니면 어떻겠느냐고 조언한다. 그래서 래리는 인근 이스트 밸리 커뮤니티 칼리지에 등록한다(이런 얘기는 실제로 70년대 중반 2년제 커뮤니티 칼리지에 다닌 행스의 경험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학교에 다니기 전 우선 래리는 자기 SUV의 엄청난 개스비를 줄이기 위해 라마로부터 스쿠터를 산다. 그리고 스피치와 경제과목에 등록한다. 스피치 선생은 아름다우나 교편에 대한 열망과 무직자로 줄곧 인터넷 포르노나 보는 남편(브라이언 크랜스턴)에 대한 감정이 식어버린 머세데스 테이노트(로버츠). 그래서 머세데스는 대낮에도 마가리타를 벌컥벌컥 들여 마신다.
모기지 페이먼트를 더 이상 할 수가 없게 된 래리는 은행을 찾아가 담당직원(행스의 실제 부인 리타 윌슨)에게 사정하나 말이 안 통한다. 다행이 과거 해군에서 쿡 노릇을 한 행스는 자기의 단골 다이너에 쿡으로 취직한다.
악조건 하에서도 행스의 학구열은 강렬해 수업에 열심히 참가한다. 그리고 스피치 반에 등록한 각양각색의 젊은 학도들과 사귀면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동급생 중에 특히 래리에게 친절한 것이 역시 스쿠터를 타고 다니는 탈리아(구구 엠바타-로). 탈리아의 애인은 바이크족 리더여서 래리도 바이크족 차림을 하고 그룹의 일원이 된다.
그런데 래리는 공격적이요 퉁명스런 머세데스에게 마음이 가나 그걸 표현할 길이 없다. 남편에게서 정이 똑 떨어진 머세데스도 이 중년의 모범생 제자에게 호감을 느낀다. 래리는 비록 집을 내놓고 아파트로 옮겼지만 끝에 가서 첫 학기도 잘 마치고 님도 얻는다.
연기들은 무난한 편인데 경제학 교수 마추타니 박사로 나오는 조지 타케이(오리지널 TV 시리즈 ‘스타 트렉’의 미스터 술루)는 완전히 희화를 해 보기에 민망하다. PG-13. Universal. 전지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