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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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나 (Hanna)

2011-04-0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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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흥진의 영화이야기

해나 (Hanna)

해나(셔시 로난)는 아버지에 의해 살인무기로 키워진다.

★★★ (5개 만점)

“놓치면 안돼, 그 소녀는 킬러야”

살아 숨 쉬는 살인무기인 소녀를 잡으려는 CIA 요원과 킬러들 그리고 이들을 피해 달아나는 소녀가 숨 가쁘게 펼치는 추격과 도주의 스릴러로 새로운 것은 없으나 액션과 스릴이 가득한 박력 있고 힘찬 오락영화다.


스타일과 연기도 좋고 내용도 흥미 있으며 촬영과 음악 등 모든 것이 특별히 흠 잡을 데가 없는 영화인데도 참신성이 모자라고 통상적인 액션 스릴러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한 구태의연한 작품의 성격 때문에 재미는 있지만 처음의 기대를 만족시켜 주지 못하는 아쉬움과 함께 영화에 계속해 질질 끌려 다니는 듯한 피곤함마저 느끼게 만든다.

도주하는 소녀와 이 소녀를 쫓는 그의 어머니 같은 CIA 요원의 치열한 추격전 내용이 마치 살육이 있는 동화를 연상케 하는데 소녀역의 셔시 로난과 CIA 요원 역의 케이트 블랜쳇의 연기가 돋보인다.

‘어톤먼트’를 만든 조 라이트 감독과 이 영화로 오스카 조연상 후보에 올랐던 로난이 다시 콤비가 된 영화다.

외부 세계와 절연된 눈 덮인 핀란드의 숲 속 오두막에서 전직 CIA 요원인 아버지 에릭(에릭 바나)과 단 둘이 사는 16세난 소녀 해나(로난)는 아버지에 의해 살인무기로 성장한다. 해나는 온갖 무술과 총검술을 비롯해 활을 쏘는 기술을 배우면서 아울러 백과사전으로 공부하고 또 몇 개의 외국어도 구사할 줄 안다.

무언가 임무가 있어 숨어서 고립된 삶을 살아온 이 둘은 이제 바깥세상으로 나갈 때가 돼 베를린에서 만나기로 하고 헤어진다. 그러나 해나는 베를린에 가기 전에 CIA 고급 간부로 교활하며 냉혈하고 무자비한 마리사(블랜쳇)에게 붙잡힌다. 마리사로부터 심문을 받던 해나는 과감한 탈출을 하는데 이 과정에서 해나는 가차 없이 무장한 남자들을 살해한다. 이 액션을 비롯해 영화에는 몇 차례의 피가 끓는 액션장면이 있다.

해나가 탈출한 곳은 모로코의 사막 한 복판. 여기서 해나는 영국에서 관광 온 일가족을 만나게 되고 이들과 합류해 자기를 쫓는 마리사가 파견한 킬러들을 피해 유럽으로 향한다. 이 중간 부분은 액션영화의 인터미션과 같은 것으로 특히 해나와 말발 센 영국 가족의 해나 또래의 소피(제시카 바든) 간의 짧은 우정관계가 우습고 아름답다.

집요하게 자기 뒤를 쫓는 킬러 아이잭스(탐 홀랜더)를 피해 죽을 고비를 여러 차례 넘기면서 해나는 마침내 아버지와 만나기로 약속한 베를린에 도착한다. 베를린에서는 에릭과 해나가 각기 자기들을 쫓는 킬러들을 피해 도주하느라 숨이 턱에 차는데 에릭과 네댓 명의 킬러들이 텅 빈 지하철역 구내에서 벌이는 격투가 박력 있다.

그리고 해나와 마리사는 폐쇄된 위락공원에서 숨바꼭질 하듯이 서로 숨고 찾으면서 최후의 대결을 하는데 마치 속편을 예고하듯이 끝난다. 로난이 지적이면서도 육체적으로 강인한 연기를 매섭고 당차게 한다. 대성할 소녀배우다. PG-13. Focus.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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