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의 창] 아이린 서

2011-03-27 (일)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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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비 같은 그녀"

“Fashions fade - style is eternal (패션은 사라지지만 스타일은 영원하다. -이브생로렝-)”

일주일 내내 장대비가 내린다. 인어공주가 푸른 물속을 즐겁게 노래하며 헤엄치듯, 나는 비오는 거리를 걸으면 마냥 들뜨고 행복해 진다. 소꼽 친구 희숙, 중학교때 선생님들께서 쌍동이로 오해 할 정도로 희숙과 나는 외모, 성격, 말투가 꼭 닮았었는데, 조금씩 달라져간다. 그녀는 해가 반짝나는 날씨만 좋아하고, 꽃중엔 검붉은 장미만 좋아하며, 아주 잘생긴 남성만 선호한다.

골든 미스 희숙은 검은 긴 생머리에 깡 마른체격으로 아주 매력적이다. 얼바인에, 야자수가 줄지어선 거리, 프랑스풍 2층 단독주택에 산다. 그녀의 집에 예고없이 찾아가도, 항상 모델홈처럼 군더더기 없이 꼭 필요한 것만, 짙은 브라운색 사각스타일과 유리로된 가구가 놓여있다. 혼자사는 그녀의 식탁위엔 4인 풀셑트가 고급레스토랑에서 귀한 손님을 기다리듯 진열되어있다. 캐비넷안, 욕실의 서랍안, 옷장속에 색상별로 깍듯이 접혀진 티셔츠 까지도, 고급 샾의 진열대처럼 가지런하다. 검은색 핸드크래프트 원목 바닥에 환한 아이보리색 부엌가구, 검은색 그래넷 카운터탑, 은색 싱크대안, 어디에나 물방울 하나 없다. 냉장고 안엔, 두유, 쥬스, 생수, 생두부, 과일 몇개 뿐, 언제나 깨끗이 비워져 있다.

그녀는 바쁜 직장에 다니면서도, 매일 새벽 샤워후엔, 샤워실의 사면과, 샤워기, 바닥까지 뽀송뽀송한 새하얀 타월로 물방울 하나 남기지 않고 꼭 닦아놓는다. 마음에 드는 옷이나 구두를 발견하면 같은 것을 색상별로 모두 산다. 골프를 시작할땐 골프채와 백, 옷, 모자, 스카프, 신발, 타월, 장갑, 양말까지 모두 완벽히 맞추고 시작했었다. 언젠가는 할리데이비슨 모터사이클을 타보려고, 할리에서 나온 가죽재킷, 가죽바지, 머리띠를 비롯해, 신발, 선글래스등을 다 수집했었다. 그녀가 스타일리쉬한 바비인형같이 독특하게 사는 모습을 보면 참 재밌다. 몇년 전 디나와 희숙, 나 셋이 샌프란시스코 애이지안 드쿠바에서 저녁식사를 하며, 배가 아플정도로 많이 웃었던 추억이 떠오른다. 뽀얀 살결의 디나가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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