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원음의 소리 / 윤선중/ 원불교 샌프란시스코 교당 교무

2010-12-10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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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해를 마무리 하며……

어느 새 12월이 되었습니다. 희망으로 시작했던 2010년. 새로운 다짐과 계획들은 얼마나 이루어졌는지, 마음의 품은 얼마나 넓어졌는지, 삶이라는 시험 속에서 얼마나 성숙해졌는지, 혹시 나로 인하여 마음 아파했을 인연들은 없었는지, 나 자신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나에게 주어진 시간들을 얼마나 소중하게 유익하게 사용했는지, 나는 얼마나 행복한 사람이었는지, 이제 추운 겨울, 만물이 저마다의 심연으로 침잠하는 시간, 저 또한 고요한 침묵 속에 나를 되돌아봅니다. 그리고 12월에 꼭 해야할 일들을 생각해봅니다.

먼저, 경제적인 결산을 해야합니다. 하나의 교당 살림을 맡고 있는 저는, 들어오고 나간 수입과 지출에서 차질이 없었는지 살펴보고, 불필요한 지출은 없었는지, 더 살펴야하고 챙겨야하는 부분들에 소홀하지는 않았는지 두루 널리 그리고 정확하게 살펴야합니다. 그리고 이에 바탕 하여 다음 해 예산을 짜야합니다.비단 교당의 살림뿐만이 아니겠지요. 개인의 살림, 한 가정의 살림도 마찬가지이고, 더 나아가서는 한 도시의 살림, 한 국가의 살림도 그 규모의 차이는 있을지 언정, 그 원리는 같을 것입니다. ‘수입과 지출을 잘 대조하여서 수입이 없을 때에는 그 방법을 준비하여 부지런히 수입을 장만하도록 힘을 쓰고, 지출이 많을 때에는 될 수 있는 대로 지출을 줄여서 빈곤을 방지하고 안락을 얻게 하는 것.’ 이 바로 원불교 마음공부의 한 중요한 부분입니다. 두 번째는 바로 마음의 결산입니다. 세상에서는 새해가 되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인사를 합니다. 하지만 인과의 원리를 아는 사람들은 “올 한 해도 복 많이 지으세요.”라고 인사합니다. 그래서 한 해를 돌아볼 때에도 수행인에게는 얼마나 많은 복을 지었는가를 살펴봄이 중요합니다. 저에게 있어서는 정성스럽게 헌공을 해주신 분들의 헌공이 세상 곳곳에 도움이 필요한 곳에 미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북한 어린이 기저귀 보내기에, 아프리카 어린이들에게, 캄보디아 약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교육 기관, 복지 기관 등등. 조금만 마음을 쓰면 도움을 줄 수 있는 길을 다 열어 놓은 수 많은 선진님들이 있기에 얼마나 감사하고 다행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콩 심은 데 콩이 나고, 팥 심은 데 팥이 난다.’는 우리 옛 속담처럼 지은 대로 받는 인과 보응의 이치는 우주적인 원리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숙명론적으로 과거에 지은 것에 대한 현재의 순응이 아니지요. 지은 대로 받는 이치 속에 항상 변화의 핵심은 “지금 여기 나 자신의 마음”에 있습니다. 그래서 세상에는 좋은 일만 있는 것도 나쁜 일만 있는 것도 아닙니다. 현재에 어려운 상황은 내 마음 먹기에 따라서 다음 도약의 발판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원리가 마음 깊에 새겨지게 되면 나는 항상 행복과 불행에 좌우되지 않는 “내 삶의 주인”으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마음의 결산을 할 때에는 내가 물질로,시간으로, 몸과 마음으로 얼마나 많은 복을 나누고, 지었던가를 살펴보고, 그리고 현재의 나의 모습과 상황을 받아들이는 나의 마음 자세과 행동은 어떠한가를 냉철하고도 정확하게 살펴야합니다. 마지막으로 고요한 침묵 뒤에 떠오르는 첫 말. 감사합니다. 이렇게 숨 쉬며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음에. 이렇게 고마운 인연들과 함께함에, 때론 좋은 일로 때로는 어려운 일로 마음을 수행하고, 공부할 기회가 있었음에. 세상 만물이 서로 서로를 키워주고 도와주어 살아가는 이 우주 자연의 원리에, 그리고 세상 사람들 각자가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감으로서 이 사회를 유지해감에……영원이 바로 이 순간에 있음을, 이 순간이 바로 영원으로 이어짐을, 그래서 참 삶의 희망이 지금 이 순간, 깨어있는 마음에 있음을 마음 깊이 새기면서, 침묵 속에 떠오르는 감사의 마음으로, 말로, 행동으로 오늘을 매일 새 날로 여기며 12월 한 달을 마무리 지어야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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