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의 창 / 조래현

2010-12-05 (일)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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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래의 날개위에

어느 통계에 의하면 정작 자신이 원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 45%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이 수치도 그나마 많다고 할 수 있겠지만 지난 22년동안으로 볼때 최하로 떨어진 것이라고 한다. 고마운 것은 내가 이 45%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음악은 내 인생이다.

나는 독창을 하는 것도 좋지만 때로는 합창단에 속해서 함께 하모니를 이루어 가는 것이 즐겁다. 작년부터 내가 소속되어있는 미국교회(LOPC) 성가대는 거의 실버층이다. 그동안은 한인교회에서만 음악 활동을 했다. 소수민족 이라는 점 때문에 용기를 낼 수 없었으나 우연한 기회에 지금 미국교회의 “성금요일” 예배에 참석했다가 반해버렸다. 나도 음악을 하는 입장이지만, 그들의 연주가운데 느껴지는 잔잔한 충격이 내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다. 줄곧 한인교회에서 지휘와 반주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는 미국교회와 가까이 하기란 불가능 했었다. 작년 그때에는 내 주변상황과 현실이 나를 무척 힘들게 했다. 그런 가운데 모든 일에는 때가 있듯이 나에게도 미국교회와 만남의 때를 주셨다. 고난이 변하여 오히려 감사의 순간이 되었다. 아픔의 응어리가 기쁨으로 녹아내렸다. 미국교회의 음악감독 겸 지휘자인 Dr. Julie를 만났다. 샌프란시스코 심포니의 오르간 주자로 반주를 하며, 매년 성금요일과 크리스마스때는 오케스트라와 협연도 한다. 어린이 성가대부터 실버 성가대 까지 7개, 핸드벨 콰이어도 있다. 백발의 노인들이 벨을 들고 연주 할때는 너무 경이로워 감동의 극치를 이룬다. 아시안을 찾기 힘든 전형적인 미국인 교회, 오랜 역사와 전통이 잘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미국에 온 후로 한번도 백인 교인들과 성가대를 한 적이 없다. 나에겐 너무 귀한 기회였고 또 한번의 비상의 날개를 달았다. 나를 환영하는 그들속에서 한인으로서 자부심을 갖는다. 항상 남을 가르치는 입장에만 있던 내가 배우는 입장이 되었다.

한인교회에서 전혀 접할 수 없었던 음악적인 것과 다른 리더의 모습을 보면서 나를 돌아 보게한다. 제1 소프라노를 맡고 있는 내게 4명의 단짝들이 생겼다. 부동산에이전트 레베카, 과학자 멜라니, 은행간부 테레사, 사업가의 아내 캐롤린, 이제는 서로의 생일도 챙겨주는 관계로 발전했다. 세계인종과 언어의 벽이 없는 음악을 통해 만난 친구들의 소중함이 또다른 하모니를 이루어간다. 이번 주말에 있는 크리스마스연주회 준비로 나는 너무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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