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바짝 차려야 할 한미은행
2010-12-03 (금) 12:00:00
한동안 우리은행과 인수 합병 계약을 맺으면서 재도약의 기회를 맞을 것처럼 보였던 한미은행이 다시 기로에 서게 됐다. 가주 은행 감독국의 승인은 받았지만 연방 감독국(FRB)의 승인이 나지 않아 지지부진하던 합병 과정이 우리은행이 감독 승인 지연을 요청하고 한미와 우리가 독점 인수 조항을 풀면서 진로가 불투명하게 된 것이다.
최근 밝혀진 미주 우리은행인 우리아메리카의 부실 규모는 왜 FRB가 지금까지 인수 승인에 주저해왔는지를 보여준다. 자산 규모 10억 달러로 미주 한인은행 중 5위인 우리 아메리카는 올3분기 동안만 2,000만 달러가 넘는 손실을 기록했으며 부실 채권 규모가 9,000만 달러에 육박, 부실 대출율이 한인 은행 중 최고인 것으로 나타났다. 감독국 입장에서는 자기 은행도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는 데서 가뜩이나 부실 대출이 많은 한미를 인수해 잘 해나갈 수 있을 지에 대한 의구심이 드는 것도 당연하다.
이런 와중에 한미는 최근 특정 간부에게만 보너스를 지급해 말썽이 일고 있다. 부실 경영으로 인한 손실이 어마어마한 은행이 보너스를 줬다는 것도 잘 이해하기 힘든 부분인데 그것도 일부에게만 몰래 줬다는 데는 어안이 벙벙해지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사실이 끝까지 숨겨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지, 이것이 드러나면 사내 화합이나 외부 투자가들 인식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정말 몰랐단 말인가.
거기다 이 은행 창립 멤버이자 이사장까지 지낸 안모씨는 현직 전직 경영진과 이사들이 운영을 잘못해 한미 주가가 폭락하는 바람에 큰 손실을 입었다며 5,000만 달러에 달하는 손해 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고 한다.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격이다. 한미은행측은 추가 증자를 하며 다른 인수자를 찾겠다는 입장이지만 지금 상황에서 이것이 뜻대로 이뤄질지는 매우 불투명하다.
도와주는 것도 도와줄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될 때 가능한 것이다. 은행 장부는 엉망인데 보너스 잔치를 벌이며 투자자를 찾는다면 누가 선뜻 손을 내밀 것인가. 지금이라도 은행 간부들은 뼈를 깎는 희생정신으로 받은 보너스를 자진 반납하고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하고 있음을 먼저 보여 흔들리고 있는 투자가들의 신뢰를 회복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