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국민들의 참정권이 주어지는 오는 2012년 선거를 앞두고 실시된 모의투표가 끝났다. 하지만 현행 제도에 많은 문제점을 드러내며 대안마련이 시급함을 보여줬다. SF총영사관 관할지역에서 이번 모의투표에 참가하겠다는 선거인단은 총439명이었으나 실제 투표에 응한 선거인단은 20.5%인 90명에 불과했다.
과연 이같은 저조한 투표율이 재외국민들의 잘못일까? 결코 그렇지 않다. 오히려 본국 정부나 정치권에서 현지실정을 무시한 채 법제화시킨 잘못과 그들의 무지함을 탓해야 할 것이다. 이번 모의선거를 통해 나타난 재외국민 선거의 불합리를 몇가지 지적해보고자 한다.
우선 투표 장소에 관한 문제다.
각 공관별로 단 1개의 투표소를 지정 원거리 거주자에 대한 투표기회를 상실케 만들었다.
콜로라도주 덴버 혹은 유타주 솔트레이크에서 SV까지 투표를 하러 오려면 두번에 걸쳐 비행기를 타고 와야 한다. 이는 투표자체를 원천봉쇄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 같은 재외국민들에 대한 참정권 기회를 박탈할 것이 아니라 우편투표나 인터넷 투표를 통해 이에 대한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투표에 응한 90명 중의 선거인단 대부분이 투표소가 마련된 SV지역 한인들이다. 다시 말해서 우편투표나 인터넷 투표가 불가능하다면 투표장소라도 각 도시별로 만든다면 그나마 투표율이 많이 올라 갈 것이라 확신한다.
두 번째는 재외국민들의 유권자 확인을 꼭 여권만으로 해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이다. 물론 선거인단 등록 시에는 여권을 통해 시민권자와 영주권자 혹은 지상사 주재원 등 단기체류자를 가려낼 필요는 있지만 투표 당일에는 운전면허증만 지참해도 투표가 가능하도록 제도개선이 있어야 할 것이다.
세 번째는 홍보부족을 들 수 있다. 투표소를 찾은 많은 이들이 어떻게 투표를 해야 하는지 몰라 허둥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러기에 중앙선관위 파견 공무원들과 총영사관 직원들이 일일이 가르쳐 줄 수밖에 없는 불편함이 야기됐는데 그나마 적은 인원이 투표에 응했기에 가능했을 뿐 실제 선거에서 많은 한인들이 투표에 응할 경우 많은 혼란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설령 홍보비용이 많이 소요되더라도 첫 번째 선거만큼은 언론을 통한 홍보가 절실히 요구되는 대목이다.
마지막으로 투표용지를 받는 것과 더불어 투표를 함에 있어서도 인터넷으로 받은 투표용지를 통해 곧바로 투표를 할 수 있는 체계가 갖춰지기를 기대해 본다.
이밖에도 이번 모의선거에서 붉어져 나온 문제점은 여럿 있다. 특히 아무리 모의선거라고 하지만 기호1번 동해당, 기호2번 서해당 등 현재 한국의 정치지형과 유사한 형태의 모의번호를 만들어 놓은 것도 앞으로는 시정해야 할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와 함께 겉봉투까지 가져와야 하는 불편함도 고쳐나가야 할 것이다.
이처럼 이번 모의선거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파견 나온 선관위나 총영사관 직원들조차 지적하고 나섰다. 반면 투표에 응한 한인들은 참정권 부여에 대한 의미를 "이민자들의 권리에 대한 책임의식을 느낀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본국의 선거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재외국민들의 감정이 이러니만큼 이번 모의선거를 통해 나타난 낮은 투표율만 지적할 것이 아니라 현지 실정에 맞고 IT강국이라는 면모에 맞는 선거제도 개선이 꼭 이뤄지길 기대해 본다.
<이광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