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생명 구한 국경 넘은 사랑

2010-09-24 (금) 12:00:00
크게 작게
탈장으로 오래 고생하던 온두라스 주민이 미주 한인교회의 도움으로 한국에서 수술을 받고 고통에서 벗어났다는 따뜻한 소식이 날아들었다.
대구 매일신문 인터넷판은 엔뜨라다 지역에 살고 있는 나훔 이삭(30)씨가 솔즈베리 에벤에셀 한인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김바울 목사 등 한인들의 사랑으로 지난 17일 대구 구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회복 중에 있다고 20일 보도했다. 탈장은 장의 일부가 사타구니로 빠져나오는 증세로 생명에 위협을 줄 수도 있는 병이나 이삭씨는 병원에 갈 돈이 없어 압박 팬티를 입고 11년을 버텨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처음 이삭씨의 안타까운 소식을 알게 된 사람은 김바울 목사로, 온두라스 엔뜨라다 지역에서 선교하던 강다윗 목사를 통해 사연을 들었다. 김 목사는 대구에 거주하는 친척을 통해 구병원 관계자들과 접촉을 시도했고 병원 측은 수술비와 입원비를 부담하기로 흔쾌히 약속했다.
하지만 한국까지 오는 것도 문제였다. 경비도 만만치 않았고 시간도 촉박했다. 김 목사는 자신의 교회 카페 등에 이삭씨의 상황을 알리며 후원을 요청했다. 다행히 시카고 한인교회가 1,700달러를 지원하는 등 주변의 온정이 모아져 비행기 삯을 마련할 수 있었다. 이삭씨는 코스타리카에서 파나마,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을 거치는 40여시간의 긴 비행기 여행 끝에 인천 공항을 통해 한국에 도착했고 당일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았다.
김 목사는 매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온두라스에서 탈장 수술을 받으려면 2,700달러 정도가 필요한데 그 나라는 운이 좋아야 하루에 2달러를 버는 경제 수준이라 불가능했다”며 “미국에서 수술을 받는 것도 생각해 봤지만 비자 문제도 있고 해서 한국행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삭씨의 생명을 구하는 일은 또 다른 도움의 손길이 신기하게 연결돼 가능했다. 한국 해외봉사단 활동으로 페루와 인연이 있던 청년들에게 페루의 한 동포가 전화를 걸어 스페인어 통역을 요청했고 이들은 수술이 있던 날 병원에서 쪼그려 잠을 자며 수고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4년 전 도미한 김 목사는 2005년에 목사 안수를 받고 가정예배로 시작, 그해 11월 현재의 위치에 장소를 마련했다.
교회 전화 (410)677-0691
주소 1715 Jersey Rd.,
Salisbury, MD 21801
<이병한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