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창 / 홍려봉 박사
2010-07-27 (화) 12:00:00
“선생님, 죄송해요. 지난주에 약을 다 못 먹었어요. 근데.. 아이를 가진 거 같아요” 가끔씩 약을 지어놓고 잘 안 챙겨 드시는 분들이 있다. 그런 분들은 한꺼번에 약을 다 드리지 않고, 조금씩 약을 나누어 드리는데 그나마 잘 안 드셔서 여러 번 전화를 통해 약을 잘 챙겨 드셔야 빨리 건강해진다는 잔소리(?)를 하면 그제서야 약을 받으러 오시곤 한다. 이 환자분도 약을 잘 안 챙겨 드시는 분인데 전화를 통해 뜻밖의 소식을 들었다. “태의 문을 열어달라고 다른 환자를 위해 기도했는데, 아이가 엄마를 잘못 찾아갔나”라며 장난스레 이야기를 건네본다. 또한 “축하 드려요. 세째는 예쁜 딸을 낳으면 좋겠네요”라는 축하의 말을 전하지만 이미 두 아들이 있는 엄마기에 내심 조심스럽다. 아니나 다를까 갑자기 셋째가 들어 당황스럽단다. 안타까운 마음에 “기쁘게 생각하세요. 세째가 복덩이라서 태어나면 더 좋으실지 몰라요. 그리고 아이가 배 안에서 다 듣고 있으니 원하지 않는데 생겼다는 말씀은 절대로 하지 마세요”라고 당부하며 전화를 끊는다. 가족이 많은 것은 큰 축복일 텐데...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것이 인생에서 가장 큰 자산일텐데... 젊은 엄마들 중 간혹 아이들로 인해 자신의 인생이 자유롭지 못함을 토로하시는 분들이 있다. 또는 경제적인 이유로 아이 낳기를 주저하시는 분들도 계시다. 그래서 아이가 얼마나 큰 축복이며 생명이 얼마나 귀중하고 아름다운지를 간과하곤 한다. 세상에서 엄마가 가장 위대하다는 말이 있듯이 아이를 낳는 것도, 사랑으로 잘 키우는 것도 힘들지만 세상에서 그만큼 가치 있고 위대한 일도 없는 듯 싶다. 우리가 사는 이 사회가 그런 귀중한 하나하나의 생명들로 존속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여러 이유로 살아가면서 때때로 많은 시간들을 감사하지 못한 채 보내는 경우가 있다. 조금만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면 너무도 감사하며 기쁘게 생활할 수 있는데도 말이다. 내가 힘들어 하는 그 상황이 또는 당연하게 여기는 상황이, 어떤 이들에게는 정말 간절하게 바라는 상황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더 감사한 마음으로 기쁘게 세상을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