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의 창 / 홍려봉(한의학 박사)

2010-07-13 (화) 12:00:00
크게 작게

▶ 선물

유치원생을 닮은 노란색 꽃이 새초롬하게 핀 화분이 진료를 끝낸 후 나오니 데스크에 얌전히 놓여있었다. 기다리던 환자분이 “지나다가 노란 꽃이 너무 귀엽고 예쁘게 피어서 사왔다”며 미소 짓는다. 나는 그날 다소 바쁘고 피곤한 하루였지만 뜻밖의 선물로 감사하고 기쁜 마음에 하루 종일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나는 마음이 담긴 작은 선물을 받는 것을 좋아한다. 가끔 환자분들이나 친구들로부터 점심 도시락이나 케잌, 커피나 음료수,책이나 책갈피, 펜이나 꽃 등의 뜻밖의 선물을 받곤 한다. 그때마다 나는 “감사합니다” “고마워” 하며 사양 한번 않고 선물을 받곤 한다. 예의상 한번 쯤은 사양할 만도 하지만, 나를 생각하고 선물을 가져온 사람들의 마음을 알기에 조금은 뻔뻔스럽지만 감사한 마음으로 사양없이 단번에 선물을 받는다.

나는 선물을 주는 것도 좋아한다. 연인과 헤어져서 눈물짓거나 시험을 못봐서 낙심하는 젊은 청년들에게 과자나 초코렛 또는 영화티켓을 선물하기를 좋아하며, 몸과 마음이 아프거나 경제적으로 또는 관계에 문제가 있어서 힘들어하시는 분들께 책이나 약을 선물하기를 좋아한다. Mother’s day에 사고로 잃은 아들을 생각하며 눈물지을지도 모르는 환자분의 집앞에 하늘에 있는 아들대신 한아름 꽃을 놓고 오며 마음의 위로가 되기를 기도하거나, 아무도 없이 홀로 쓸쓸히 생일을 보내는 환자분의 집에 케잌을 사가지고 가서 촛불을 켜고 생일축하 노래를 불러드린 후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는 것도 좋아한다.

선물은 마음을 표현하는 좋은 방법이다. 선물을 주고 받는 것은 마음을 주고 받는 것이기에 나는 선물을 주고 받는 것을 좋아한다. 선물은 받는 사람은 물론 주는 사람의 마음도 기쁘게 만드는 신비함이 있다. 선물을 준 후 선물을 받으며 기뻐하는 상대의 모습에 내 마음이 더 기쁘게 되는 것을 누구나 경험했을 것이다. 때론 생일이나 특정한 날에 받는 선물이 아닌 예상치 못한 갑작스런 선물이 우리에게 더 큰 기쁨을 주기도 한다. 선물을 통해 우리는 더 친밀해지며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 또한 깊어진다. 서로를 사랑하고 사랑받는 느낌은 우리 모두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기에, 선물이 더 아름답고 소중하게 여겨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