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선거도 안하고 10만달러 쓴 선관위

2010-05-28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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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정대로’라면 1주일 전에 나왔어야 할 제30대 LA한인화장 선거관리위원회의 예산 지출 내역이 26일 공개됐다. 일견한 한인들의 첫 반응은 “아니, 선거도 안했는데 10만달러나 썼어?”로 나타났다. 가뜩이나 파행선거로 여론의 눈총을 받고 있는 선관위가 더 이상의 오해를 받지 않으려면 보다 구체적 내역을 보다 설득력 있게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선관위의 수입은 2명의 회장후보 등록비가 사실상 전부다. LA한인회장 후보 등록비는 한국의 국회의원 후보 등록비의 2배나 되는 10만달러다. 고작 2~3,000표로 당선되는 선거인 것을 감안하면 이해가 안되는 액수다. 비상식적인 거액의 등록비를 지불한 후보들 중 한명은 납득하기 힘든 이유로 후보자격을 박탈당했고 나머지 한명은 여론의 비난은 아랑곳없이 일사천리 무투표 당선으로 내달았다.

선거는 법정으로 갔고 커뮤니티는 6월10일 나올 법정 결정에 따라 별도의 한인회장선거가 실시될 지경에 처해있다. 처음부터 선관위가 제대로 구성되고 선거세칙이 공정하게 정해진 후 선관위 업무처리가 엄정 중립을 지켰더라면 이 소모적인 선거파행은 겪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선관위의 전문성 결여는 지난 몇 개월 곳곳에서 드러났다. 취재진의 회의록 공개 요청도 “왜 궁금한 게 많은가?”라는 반문으로 거부했고 “잘못된 부분 고쳐서 보여 주겠다”는 아마추어적 구실을 대며 넘기기도 했다.

언론의 몇 차례 요청 끝에 공개된 이번 지출내역에도 미진한 부분이 적지 않다. 아무런 구체적 설명 없이 법률비용 1만8,806 달러, 기타 회의비용 3,344달러, 차량수리비 1,875달러 등의 나열만으로 마무리될 수는 없다. 누구의 차를 왜 공금 주고 고쳐야 했는가 등 보다 상세하게 언제, 어디서, 왜, 누구에게 얼마씩 지불했는지 밝혀야 한다.

공금사용의 생명은 투명성이다. 기본 전문성 결여로 선거 파행의 빌미를 제공한 선관위가 공금 사용의 투명성마저 나 몰라라 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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