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숨 돌린 한인금융권의 과제

2010-05-28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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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부실로 존폐위기로까지 몰렸던 한미은행이 한국의 우리금융지주로부터 최소 2억1,000만달러의 투자를 받기로 함에 따라 위기를 넘기게 됐다. 한미은행이 정상화를 위한 첫 단추를 꿰면서 한동안 어수선했던 한인금융권이 전반적으로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다.

한미은행은 미주 최초의 한인은행으로 규모면에서 줄곧 선두를 달려 온 상징적인 금융기관이다. 그런 한미의 상황은 일부 다른 은행들의 위기와 맞물리면서 한인 금융권 전반에 위기감을 불러왔다.

그러나 최근 수개월 사이에 부실 은행들이 정리되고 새한은행이 극적으로 회생에 성공한데 이어 한미가 정상화의 발판을 마련함으로써 금융권 불안정에 따른 경제적 파장 우려는 상당 부분 해소됐다. 대규모 한국자본이 한미은행을 인수함으로써 앞으로 은행 판도와 경영 환경에 어떤 변화가 초래될 지 관측이 무성하다.


우선적으로 자본력과 전문능력을 갖춘 새로운 경영진이 들어오면 한미는 물론 한인 금융권 전반에 체질 개선의 계기가 되리라는 긍정적 전망이 우세하다. 한인은행들은 그동안 위기상황에 대처하기에 충분한 체질을 갖추고 있었다고 보기 힘들다.

그러나 한미은행이 새로운 방식으로 적극적 경영에 나설 경우 은행들 간의 경쟁은 불가피해질 것이며 이런 경쟁은 시스템의 선진화를 앞당기는 동력이 될 수 있다. 또 한미가 대폭적인 자본금 확충에 성공할 경우 그동안 크게 움츠러든 한인은행들의 대출이 좀 더 풀리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다.

하지만 순수 한인은행의 경영권이 한국자본에 넘어감으로써 커뮤니티 은행으로서의 색깔이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새로운 경영진이 들어오더라도 아무쪼록 한미은행이 커뮤니티 은행이라는 뿌리는 잊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한인들의 바람이다.

한미의 한국자본 유치로 한숨 돌렸다고 안심만 할 일은 아니다. 한때 독주하던 한미가 위기에 빠진 것이 경제상황 때문만은 아니었다. 경영진의 책임과 관련해 한미는 다른 은행들에 타산지석이 돼야 한다. 작금의 상황을 교훈으로 삼지 못한다면 위기는 언제든 다시 닥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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