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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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가스 81% ‘최악’

2010-04-0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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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깡통주택’비율 높은 도시

주택가 폭등 후 폭락탓
머세드·피닉스·올랜도
전체 주택 절반 넘어
단시간내 회복 어려워


전국적으로 ‘깡통주택’이 주택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영어로는 ‘under water’라고 표현되는 깡통주택은 모기지 원리금이 주택 시세보다 높은 주택을 뜻한다.

다시 말해서 주택을 팔아도 융자금을 상환할 수 없는 상태에 처한 주택이다. 이같은 깡통 주택의 비율은 지난해 4분기에 전국 주택 5채 중 1채 꼴인 약 21.4%인 것으로 조사됐다. 깡통 주택의 경우 숏세일 외에는 주택 처분 수단이 극히 제한되어 있고 에퀴티가 마이너스여서 재융자도 힘들다.


주택 처분에 어려움을 겪는 깡통주택 소유주들은 직장 이동에도 제약을 받기 때문에 노동시장의 유연성에도 악영향을 준다. 깡통주택이 결국 은행 차압매물로 주택시장에 쏟아져 나올 경우 주택가격 회복에 찬물을 끼얹는 것은 당연하다.

온라인 리스팅 업체 질로우닷컴의 스탠 험프리 수석연구원은 “깡통주택 비율이 이처럼 높았던 적이 과거에는 없었다”며 깡통주택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질로우닷컴이 조사한 주별 깡통주택 비율이 가장 높은 도시와 원인을 분석해본다.


1. 라스베가스, 네바다주/ 깡통주택 비율: 81%

라스베가스의 주택 시장은 10년도 채 안 되는 기간에 천국과 지옥을 모두 경험했다. 무디스닷컴의 자료에 따르면 2000년대 초부터 시작된 느슨한 융자 규정으로 라스베가스의 집값은 2002년에서 2006년 사이 무려 104%나 폭등했다.
2006년 이후 주택시장의 거품이 꺼지기 시작하면서 라스베가스 지역의 집값의 폭락 속도는 타 지역을 월등히 추월했다.

2006년 정점을 찍었던 라스베가스의 주택가격은 2009년 3분기 현재 약 56% 정도 하락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4분기 라스베가스 지역 주택소유주의 약 81%가 깡통주택 소유주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

래리 머피 세일즈 트랙 회장은 라스베가스 지역의 주택가격이 2006년도 수준을 회복하려면 앞으로 약 20년쯤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 머세드, 가주/ 64%


샌프란시스코 외곽지역인 머세드의 경우 주택가격의 변동 폭이 라스베가스를 뛰어넘을 정도로 요동쳤다. 머세드의 주택가격은 2002년과 2006년 사이 무려 129%나 상승했으나 최근의 주택 침체기를 거치며 2009년 3분기 현재 약 72%가 빠졌다.

머세드의 경우 샌프란시스코의 높은 주택가격을 견디지 못한 바이어들이 몰리며 시장이 호황을 누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서브프라임 사태 후 주택가격이 걷잡을 수 없이 떨어지면서 2009년 4분기 말 주택소유주의 약 64%가 깡통주택 소유주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데이터 퀵의 월시는 현재 머세드의 집값이 2006년도 수준을 회복하는데 10~20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 피닉스, 애리조나/ 62%

피닉스 지역은 부동산 투기가 타 지역에 비해 과열현상을 보인 지역으로 지적되고 있다. 느슨한 융자 규정을 틈탄 대규모 부동산 투기자금이 한동안 피닉스로 몰려들었다. 지역 주택가격은 2002년과 2006년 사이 약 101% 급등했다.

하지만 2006년 이후 이같은 주택구입 열풍이 사그라지며 피닉스 지역의 주택가격은 약 절반 수준으로 추락했고 동시에 깡통주택 소유주 비율은 약 62%로 증가했다.


4. 올랜도, 플로리다/ 58%

올랜도 역시 부동산 투기 그룹에 의한 주택 단기 환매행위 ‘플리핑’이 극성을 부린 지역 중 한 곳이다. 올랜도는 부동산 투기 그룹뿐만 아니라 관광지에 별장을 구입하려는 타주 주택구입 수요자와 이들을 노린 콘도 개발업체들, 심지어 영국을 비롯한 해외 투기자금까지 몰려들며 주택가격의 단기 상승을 부추겼다.

올랜도 지역의 주택 가격은 2002년과 2006년 사이 약 102%의 상승폭을 기록했다.

현재 올랜도 지역의 주택가격은 2006년도 대비 약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지난해 말 현재 깡통주택 비율은 절반을 훌쩍 넘은 약 58%로 집계되고 있다. 올랜도 지역의 경우 당시 대량으로 공급된 콘도 매물이 아직까지 해소되지 않고 있어 단기간 내에 주택가격 회복이 불투명한 지역이다.


<준 최 객원기자>


라스베가스 지역 전체 단독주택 중 약 81%가 지난해 말 현재 시세보다 모기지 원리금이 높은 ‘깡통주택’인 것으로 조사됐다. 라스베가스 지역은 지난 10년간 주택가격의 급등락을 경험한 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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