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시장에서 거품이 이제 거의 다 사라져 가는 듯 하다.
2006년 여름 부터 시작된 주택 시장 침체가 약 4년째를 맞고 있다. 아직까지도 주택 시장에는 집값 하락, 차압 사태, 숏세일 등 우울한 소식이 줄을 잇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배드 뉴스’ 중에서도 얻을 것이 있다면 주택 시장을 다시 바라보게 된다는 것이다. 경제와 마찬가지로 주택 시장도 순환하게 마련이다. 침체기가 있으면 반드시 회복기가 올 것이고 다시 침체기 올 수도 있다.
하지만 가장 최근의 주택 시장 침체기를 통해 교훈을 깨닫는다면 앞으로 또 올지도 모르는 침체기때에 우울한 뉴스의 피해자가 되는 것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도 진행형인 주택 시장 침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교훈들은 무엇이 있을까?
정확한 가격예측 불가능
단기 등락에 연연말아야
에퀴티 뽑아 흥청망청
차압·숏세일 부를수도
◇ 주택시장을 보는 시선을 바꿔라
주택시장 침체가 오기 전까지만해도 대부분의 주택 구입자들은 주택을 구입해 장기간 거주하고 때로는 자녀 세대에 상속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주택을 투자수단이 아닌 주거수단으로 여기며 시간이 흐름에 따라 발생하는 주택가치 상승은 보너스로 즐겼다. 그러나 약 10여년 전부터 주택을 거주수단보다 투자수단으로 여기는 생각이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한 것이 화를 불렀다고 할 수 있다. 주택 구입 후 1~2년 내에 가격이 오르기를 기대하고 무리한 융자를 대출 받아 굳이 더 큰 집으로 이사하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샌프란시스코 소재 파라곤 리얼 에스테이트 그룹의 브렌든 드시몬은 “주택 구입 후 매달 집값이 얼마나 올랐을까 알아보는 행동은 이제 버려야 할 때”라며 “주택의 거주 기능을 우선시하는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충고했다.
◇ 정확한 주택가격 예측은 불가능
대부분이 가격이 바닥일 때 집을 사서 가장 비쌀 때 팔아보려고 노력한다. 부동산 중개인들에게 ‘집값이 언제 바닥을 치냐’고 흔히 물어보기도 한다. 최근에는 주택가격이 하락하자 실수요자들도 가격이 더 떨어질 때만 기다리며 구입을 망설이고 있다. 하지만 주택가격이 바닥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전문가는 없다. 우리가 주택시장의 최고점과 최저점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주택시장이 그 때를 말해준다. 예를 들어 집을 사고판 시기가 시간이 흐른 뒤에 주택시장의 고저점과 맞아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주택시장의 고저점을 저울질하며 매매시기를 재는 것보다 주택을 장기 보유할 목적으로 구입하는 것이 현명하다. 주택을 장기 보유하다 보면 주택가격이 단기적으로 오르고 내리는 것에 연연할 필요가 없어진다. 또 가격의 상승과 관계없이 가족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켜 줄 수 있는 조건을 갖춘 집을 우선적으로 구입하면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 상승을 누릴 수 있다.
◇ 주택은 돼지 저금통이 아니다
주택을 수익 수단으로 여기지 않는다. 에퀴티가 쌓였다고 해서 주택담보 대출을 받아 흥청망청 쓰는 행위는 이제 자제해야 한다. 불과 수년 전 주택담보 대출을 받아 기타 부채를 갚고 일부는 생활비로 사용하는 것이 마치 유행처럼 여겨지던 시절이 있었다. 최근 숏세일, 차압 사태 등의 당사자들은 당시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사용한 소유주들이 대부분이다. 주택가격이 곤두박질치자 페이먼트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보금자리’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신세에 처하게 된 것이다. 무리한 개인 차압에 의존하는 것을 꼬집은 저서 ‘차압국가’의 저자 쉐리 올프슨은 “최근 일부 지역에서 주택시장이 회복되는 기미를 보이고 있는데 예전처럼 무리한 대출은 자제해야 한다”며 “대신 가계 재정에서 현금 보유율을 높이고 동시에 주택관련 대출을 갚아나가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 자신의 판단에 의존하라
적지 않은 바이어들이 주택 구입 때 중개인의 판단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중개인의 판단에 의지해 적합하지 않은 주택을 산 후 후회하는 경우도 많다. 결국 책임은 본인의 몫으로 돌아오게 된다. 부동산 전문인들의 조언을 귀담아 들은 후 최종 결정은 자신을 사정을 가장 잘 이해하는 본인이 내려야 하는 것이다. 구입 경험이 없다면 비영리단체를 찾아 상담을 요청해 볼 수도 있고 관련 서적을 통해서도 주택거래에 대한 지식을 얻을 수 있다. ‘전국 바이어에이전트연합회’(www.naeba.org) 등의 단체를 통해서 자격을 갖춘 중개인들을 지역별로 검색할 수 있다.
◇ 단기 융자는 피한다
차압이나 숏세일 절차를 밟는 주택 소유주들 중에는 단기 변동융자를 선택한 경우가 많다. 단기융자의 경우 일정기간의 페이먼트는 낮출 수 있지만 이후 크게 늘어나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주택가격이 상승하는 시기라면 재융자를 고려해 볼 수 있지만 최근처럼 주택가격 회복이 점치기 힘든 상황에서 단기 변동이자율 기간이 끝나게 되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숏세일이나 차압밖에 없다. 융자 프로그램 선택에 앞서 적어도 앞으로 5년 후를 내다본 후 결정하라고 전문가들이 조언하는 이유하다.
<준 최 객원기자>
최근의 주택시장 침체기를 거치며 여러 가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가장 큰 교훈은 주택을 투자수단으로만 바라보는 시각을 버려야 하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