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지니아 비치는 쾌적한 자연환경
▶ 뉴욕시는 뛰어난 의료 시설로 주목
올해 선호 은퇴 도시 조사에서 행복도를 제일 중요한 조건으로 꼽은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로이터]
뉴욕은 높은 주거비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의료 시설과 다양한 취업 기회로 인해 은퇴자들이 선호 도시 3위로 꼽혔다. 사진은 뉴욕에서 열린 베테란스데이 퍼레이드 모습. [로이터]
우수한 은퇴지의 조건은 무엇일까? 각 도시와 지역마다 장점과 특색이 있기 때문에 한가지로 정의하기 힘들다. US뉴스앤월드리포트가 은퇴를 앞둔 사람들이 선호하는 은퇴지를 알아보기 위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45세 이상 미국인 3,500명을 대상으로 가장 중요한 은퇴지 조건을 물어본 결과 올해 첫 번째로 꼽힌 조건은 행복이었다. 이어 ‘감당할 수 있는 비용’(Affordability)이 두 번째로 중요한 조건으로 조사됐고, 이어 경제 여건, 의료 서비스, 지역적 매력, 세금 등도 은퇴지 조건으로 중요하게 고려됐다.
◇ 네이플스, 플로리다주
올해 은퇴 도시 1위로 꼽힌 도시는 플로리다주 남서부 해안 도시 네이플스가 꼽혔다. 네이플스 인구 약 12만 3,000명 중 36%가 65세 이상으로 이미 은퇴자 도시로 잘 알려졌다. 은퇴자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주택 비용이 낮은 점이 은퇴 도시로 주목받는 이유다. 네이플스의 평균 모기지 페이먼트는 월 2,367달러이며 평균 렌트비 역시 월 1,738달러로 매우 낮다.
파라다이스 코스트에 위치해 연중 따사로운 햇살이 가득한 네이플스에서는 활동적인 라이프스타일, 여유로운 라이프스타일, 고급스러운 라이프스타일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매력도 부문에서 2위, 취업 가능성은 4위, 세금 6위를 차지하며 우수한 은퇴 조건으로 고루 갖췄다. 챔피언십 골프 코스가 많아 골프 애호가들도 많이 찾는다. 여러 고급스러운 요소에도 불구하고, 작은 마을 같은 편안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어 은퇴에 매력적인 도시로 꼽힌다.
◇ 버지니아 비치, 버니지아주
버지니아 비치는 사계절이 뚜렷하면서도 깨끗한 공기, 따뜻한 여름 온화한 겨울 날씨를 자랑하는 해안가 도시다. 38마일에 달하는 해변과 3마일 길이의 산책로가 조성된 해변에서는 해안가 라이프스타일을 만끽할 수 있다. 버지니아 비치의 인구는 약 46만 명으로 이 중 65세 이상 인구는 약 15%다. 월평균 모기지 페이먼트와 렌트비는 각각 2,079달러와 1,805달러로 매우 낮다.
여러 골프 코스와 공원을 찾아 다채로운 활동을 할 수 있는 것도 은퇴자들에게는 매력적인 요소다. ‘퍼스트 랜딩 주립 공원’(First Landing State Park)은 1607년 영국 제임스타운 식민지 개척자들의 도착을 기념하는 유서 깊은 공원이다. 버지니아 비치는 행복도 8위, 공기질 4위, 매력도 12위를 기록하며 전반적으로 우수한 점수를 받았다.
◇ 뉴욕, 뉴욕주
미국 최대 도시 뉴욕이 은퇴 선호 도시 3위로 꼽혔다. 뉴욕은 약 880만 명이 모여 사는 인구 밀집 도시지만 이 중 65세 이상 시니어가 차지하는 비율은 16%로 꽤 높은 편이다. 평균 모기지 페이먼트는 월 3,098달러, 렌트비 역시 월평균 1,910달러로 높은 편이지만 은퇴자들이 뉴욕으로 모이는 이유는 바로 세계 최고 규모의 대형 병원이 즐비해있기 때문이다. 마운트 사이나이 병원, 뉴욕대 랑곤 병원, 뉴욕-프레스바이테리언 병원-컬럼비아&코넬 등 유명 병원이 뉴욕에서 환자를 돌보고 있다.
세계 최고의 극장, 식당, 박물관 등으로 유명한 뉴욕시는 은퇴자들의 여가 활동에 적합한 도시다. 역동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은퇴자, 센트럴 파크에서 반려동물을 산책시키거나 조깅을 하는 은퇴자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취업 기회가 풍부한 점은 소득이 필요한 노년층에게도 유리한 요소다. 뉴욕시의 생활비는 비싼 편이지만, 행복도 6위, 매력도 18위를 기록하며 매력적인 은퇴지로 평가받는다.
◇ 새라소타, 플로리다주
인구 약 8만 2,000명에 불과한 소도시 새라소타를 은퇴지로 원하는 사람이 많다. 따뜻한 기후, 아름다운 해변, 행복한 문화 등을 자랑하는 새라소타는 은퇴 도시 매력도 부문에서 최고 순위를 차지했다. ‘시에스타 키’(Siesta Key)와 ‘리도 비치’(Lido Beach)와 같은 해안가는 아름다운 모래사장으로 유명하다. 서커스 도시로도 잘 알려진 새라소타에는 링글링 미술관과 새라소타 오페라 등 수많은 예술 공연장이 있다.
활기찬 분위기의 다운타운은 다양한 레스토랑, 상점, 명소들로 가득하다. 매년 새라소타 음악 축제, 새라소타 영화제, 선코스트 슈퍼 보트 그랑프리 페스티벌 등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넘쳐난다. 새라소타의 월평균 모기지 페이먼트는 약 2,000달러, 월평균 렌트비는 1,659달러다.
◇ 보이시, 아이다호주
아이다호주 보이시는 낮은 주택 가격으로 한동안 인구가 물밀듯 유입된 도시다. 이로 인해 지역 주택 가격이 들썩이기도 했지만, 다른 도시에 비하면 여전히 낮은 편이다. 보이시 주택 보유자의 월평균 모기지 페이먼트는 1,693달러에 불과하고 월평균 렌트비 역시 1,398달러로 다른 도시보다 낮은 편이다.
사계절이 뚜렷한 보이시는 등산, 스키 등 다양한 야외 활동을 즐기고 취업 기회를 원하는 은퇴자들에게 인기 있는 은퇴 도시다. 보이시는 또 전국 16위 규모의 취업 시장을 자랑하며, 이번 은퇴 도시 조사 대상 중 두 번째로 낮은 실업률을 기록했다. 특히 낮은 주택 가격 덕분에 주택 비용 부문에서 7위를 차지했다.
◇ 롤리, 노스캐롤라이나주
롤리는 은퇴 후 삶이 반드시 느리지만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도시다. 인구 46만 9,960명 중 65세 이상 인구는 12%로 노스캐롤라이나 주립 대학 병원, 듀크 대학 병원 등 우수 대학 병원이 은퇴자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다. 롤리의 ‘브루갈루’(Brewgaloo) 행사는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수제 맥주 축제로, 지역 밴드, 푸드 트럭, 110개 이상의 양조장에서 나온 수제 맥주를 즐길 수 있다.
은퇴 후 재교육에 관심이 있는 시니어는 롤리를 찾는다. 듀크 대학,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 노스캐롤라이나 채플힐 대학 등 연구 대학 3곳이 인접한, 이른바 ‘연구 삼각지대’로 불린다. 이들 대학 인근에 거주하는 시니어는 각 대학이 제공하는 강의를 들을 수 있다.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은 65세 이상 주민에게 각종 강의를 무료로 청강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듀크 대학 인근에는 의료 서비스가 제공되는 은퇴자 커뮤니티 ‘더 포레스트 앳 듀크’가 유명하다. 또 쇼핑센터, 골프장, 식당과 국제 공항이 위치하고 있어 풍요로운 은퇴 생활을 즐길 수 있다.<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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