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천 번의 봄

2009-04-16 (목) 12:00:00
크게 작게
당신이 그렇게 가시고
천 번의 봄을
그리움으로 꽃을 피우며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천 번의 봄에도 그리 하였습니다
그리움이 꽃이 되어 피었다
뚝 뚝 져버렸어도
기다림을 멈춘 적은 없습니다

또 여기에 봄이 온다면
그건 그 오랜 기다림 때문이겠습니다
그러나 이 봄에 오시지 않는다 해도
여전히 꽃으로 기다리겠습니다


또 천 번의 봄으로 기다려야 한다 해도
꽃을 피우겠습니다
당신이 다시 오신다한 약속
잊지 않습니다

구름 같은 흰 꽃이
하늘에서 세상으로 내릴 때
동백같은 핏빛으로 하신 그 약속인줄
기억하겠습니다

정현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