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국일보 이철 칼럼 ‘우리를 놀라게 하는 것을’에서 코리언이 코리언을 놀라게 하는 긍정적인 명과 부정적인 면을 언급한 점은 상당히 공감이 간다.
월드컵 축구 4강, 올림픽 야구 금메달,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미 LPGA에서 여성 골퍼 파워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에서의 벅찬 감동이 채 가시기 전에 피겨 퀸 김연아가 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서 사상 최고 점수로 우승하였으니 얼마나 대견하고 놀라운 일인가. 어찌 이뿐인가.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의 우수성은 세계가 인정하지 않는가. 더불어 미국 무비자 시대까지 열린 것은 당연한 현실인지도 모른다.
이와 같이 악바리 근성으로 경쟁에서 이겨내는 놀라운 성과 이면에는 부정부패, 준법정신 결여, 허례허식, 도덕 불감증은 둘 째 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다.
필자가 한국을 떠날 때보다 정치인들의 부정부패의 정도는 천문학적 숫자이고 재수 없이 걸려든 자들의 사법처리는 여전히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이다. 누구보다도 법을 준수하고 모범을 보여야 할 윗물이 오염이 되었으니 자연히 아랫물은 냄새가 진동하기 마련이다. 게다가 마지막 보루로서 도덕과 양심을 지켜야하는 종교단체들은 어떠한가.
이런 환경에서 이골이 난 코리언이 어딜 가나 공공예절과 염치는 물론이거니와 남에 대한 배려는 야박하리만큼 인색하다. 좁은 공간에서 휴대폰 통화나, 문을 열거나 엘리베이터에 타거나 운전할 때, 줄 설 때 유난히 코리언은 급하고 자기 우선이다.
얼마 전 지인으로부터 들은 건장한 한국 청년들이 노래방 도우미로 활동하면서 어느 교포 가정을 파괴한 사례는 한국의 오염된 저질문화가 무비자를 타고 직송된 것 같은 느낌이다. 혹시나 경기침체로 인한 현실 도피나 예비 범죄자들의 은신처로 전락하여 누적되어 무비자 혜택이 취소되는 사태가 오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든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처럼 집 떠나 보고, 듣고, 경험하는 것이 개인이나 국가 장래에 커다란 플러스 효과를 가져 오는 만큼 무비자 시대에 마음껏 미국을 경험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더불어 미국민들의 준법정신, 공공예절 및 남을 배려하는 품위있는 행동들도 눈여겨보고 갔으면 한다. 치열한 경쟁사회에 익숙하고 단련이 되었을지언정 내가 내 모습을 알아차리고 품위 있는 행동이 곁들여야 진정한 선진국 국민으로서 빛이 나는 것이다.
나라고 생각하는 이 육신은 아무리 잘 닦고, 잘 먹이고, 잘 입히고, 광을 내도 결국 이 세상을 하직하고, 무엇 하나 갖고 저승으로 올라갈 수 없는 것을. 천박하고 무례한 행동을 하면서 영악하게 나를 지킨다는 것이 얼마나 바보스러운가.
“있을 때 잘 해”라는 유행가처럼 내가 이 세상에 있을 때 남을 배려하고 사랑하면 메아리쳐서 나에게 좋은 결과로 돌아온다. 온갖 편법을 동원해서라도 빨리 빨리 목표를 성취하려는 의도는 분명 모래로 밥을 짓는 행위이다. 특히 미국사회를 호락호락하거나 만만하게 생각하면 반드시 인과응보가 따르는 사회라는 걸 이민 선배들은 뼈저리게 경험하고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