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혈액형과 성격

2009-04-09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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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고등학교에서 혈액형에 대해서 배우던 날 친구들과 떠들던 일들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어떤 혈액형끼리 결혼하면 어떤 혈액형의 아이가 태어난다는 사실들을 책에서 막연히 배우며, “아아 그렇구나” 했었다.
그런데 얼마 전 우연히 문인들 모임에서 친구 하나가 문득 “자기 B형 맞지” 라고 얘기해서 어떻게 알았냐고 했더니 결정도 그 자리에서 쉽게 내리고 회비를 받아내는데도 내는 사람이 기분 나쁘지 않고 자연스럽게 내게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그 친구 말로는 자기는 A형인데 매사에 조심스럽고 걱정이 되어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그래서 올까말까, 갈까 말까, 할까 말까 결정을 못 내려 시간을 보낸다고 해서 둘이 한바탕 웃었다. 나는 일을 더 신중하게 하니 실수가 없을 거라고 했다. A형은 겉으로는 강하고 대담해 보이지만 겁이 많다. 작은 일에도 쉽게 상처를 입고 실패나 어떤 사람의 질책에도 오랫동안 마음 아파한다. A형은 때때로 신경질적이며 다른 사람에게 비난을 받을까봐 쉽게 무슨 일을 시작하지 않으며, 자기 확신이 서면 서서히 시작한다. 다른 사람의 어떤 평가에도 민감하며 책임감이 무척 강하다.
B형은 보통 호수의 백조 같다는 말을 많이 한다. 백조가 수면 위를 미끌어져 가면 편안하고 멋져 보이지만 물속의 발은 쉴 새 없이 계속 움직인다는 것이다. 즉 보기에는 평온해 보여도 내면의 성격은 바쁘고 무슨 일을 하던 급하고 템포가 빠르다. 모든 일에 쉽게 협조하는 성격이며, 이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 쉽게 포기하고, 자기가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이 분명하며 담백하다. 또 사교적이며 주위의 작은 변화에도 민감하고 자기 잘못은 쉽게 인정하고 결과도 감수한다.
O형은 대체로 지능이 뛰어나고 머리 회전이 빠르며 성격은 일반적으로 템포가 느린 편이다. 무슨 일이나 한 개씩 단계적으로 계획해서 진행하며 남이 무어라고 해도 절대 기세가 꺾이지 않는다. 그리고 일단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면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 끝까지 밀고나가는 강한 의지를 가졌다. 다른 사람과 의견이 맞지 않으면 반발하다 마음을 닫아버린다.
AB형은 신중하고 적극적이며 침착한 인상을 주지만 성격은 급한 편이다. 섬세하고 감동하기 쉬운 성격이며 내성적이나 뜻대로 되지 않으면 금방 화를 낸다. 기발한 아이디어가 많고 침착하나 때로는 자기 잘못이나 실패를 쉽게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침착한 성격은 사회에서 일을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위의 얘기들은 단지 통계를 얘기한 것일 뿐 이 세상 많은 사람들의 얼굴이 모두 다르듯 그들의 성격 또한 천차만별이니 신의 조화라는 말을 빼고는 설명할 수가 없다. 어떤 이들은 자기 성격의 장점을 이용해 성공하기도 하지만, 인간은 누구든 자기만의 특이한 장점과 함께 단점이 있다. 그러나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우리의 매일의 건전한 생각, 진취적이고 자신감 넘치는 생각들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런 말 들어보신 적 있나요. “생각은 말을 낳고, 말은 행동을 낳고, 행동은 습관을 낳고, 습관은 인격을 낳으며, 바로 이 완성된 인격이 결국 우리 인생을 더 아름답게 만들어 간다.”

이혜란
워싱턴 여류수필가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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