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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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31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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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욱 /미주문예동우회

봄이 와 꽃이 피어도
꽃을 꺾어 병에 꽂지 아니하고
꽃밭엔 꽃모종도 하지 않았다.

옷장엔 봄옷이 나오지도 않았고
겨울옷도 들어가지 않았다.
봄을 알리는 왈쓰곡이 나와도
춤춰지지 않는다.

봄비내리는 사거리 차도에서
초라한 남미청년이
들고 서서 파는 꽃
그 꽃마저 외면해버린다면
그대와 난 너무 잔인한 봄이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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