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어머니 가시던 겨울밤

2009-01-20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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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학철 (애난데일)

하얀 겨울의 상념은 빙점을 향하고
을시년스런 달빛은 얼음장처럼 차디차다.
흩날리는 눈발속에 갈가마귀 길을 재촉하고
앙상한 나무가지에
남아있는 넋이라도 붙잡을 양
만장이 흐느적인다.
메아리 없는 종소리 따라
뜻없이 메겨지는 상여꾼들 소리
적당한 슬픔이라야 눈물을 흘리지
그냥 꺼억꺼억 숨만차다.
과수원길 돌아 메봉제 올라갈제
눈이 발목을 파묻는다.
그 슬픔 그 기쁨 그 선함 그 나쁨
다 파묻는다.
눈아 내려라
어머니 따라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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