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기
2009-01-13 (화) 12:00:00
백간짜리 외가는 폐허가 되어 있더라
모두들 타향으로 떠나
고향이 없어졌어도
그 솔밭에 흐르는 바람소리
똑 같더라
대청마루 끝에 앉는다
한 대접 이 시린
우물 물 떠주시는 아주머니,
아주머니
이 세상 따나시면
이 고향 누가 지킬까
꽃뱀이 나오던 그 우물가엔
마을 인정이 아직도
솔가지 타는 연기처럼 남아있건만
외할머니 등에 업혀 다니던
좁은 마을 길
흙담을 돌아가는
서글픔을
주체할 수 없더라
먼지 일던 신작로는 고속도로가 되고,
고속 뻐스는
조삼제에서 서서 손 흔드는 나
모르는 체 지나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