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호 목사의 평신도 인생
2008-09-06 (토) 12:00:00
‘선교사 파송식에 축사가 웬말이냐’는 필자도 다 아는 항의성 제보가 날아들었다.
“나 잡아먹고 너 살아라” 는 선교사의 길을 예수의 희생에 빗댄 J 목사의 격려사도 좋았고 “내 장례식 때는 더 많이 와 달라”는 유언 같은 P 선교사의 답사가 얼마나 비장하고 애절했으면 많은 사람들이 흐느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P 목사님의 금번 선교 여정을 축하드린다”는 말로 ‘아멘’ 소리를 유도해 낸 A 목사의 축사 때문에 이게 결혼식인지, 파송식인지 헷갈리는 바람에 잘못 왔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답사 때 울먹이던 순박한 교인들이었다. 헌데 “축하” 한마디로 금세 박수를 치게 하다니 이런 식으로 이중적 교인을 만들어내도 되는 거냐며 제보자는 흥분했다.
어쩌면 제 무덤이 될지도 모르는 미지의 땅으로 목숨 걸고 떠나는 사람에게 ‘축하’라니? 신혼여행도 아니고, 영전해 가는 것도 아닌데 이거야 말로 잔치 집에서 조사(弔詞)를 읊어대고, 초상집에서 축가를 부르는 꼴 아닌가?
필자는 일찍이 교회 직분론 칼럼에서 축하와 꽃다발로 변질시키는 임직예배야 말로 지상 최대의 코미디요, 하나님을 속이는 범죄행위라고 질타했지만 하물며 선교사 파송임에랴!
사탄의 조롱이거나 정신병자의 소행이 아니고서야 무거운 십자가를 지시고 고통당하시는 예수님 앞에서 “축하”란 말이 가당키나 한가?
선교사 파송? 그건 바로 순교를 예약하는 십자가의 의미다. 이를 위해 교회가 할수 있는 것은, 벤허의 물 한 모금이거나 시몬의 대신 십자가 밖에 다른 최선이 없다. 아니면 성모마리아의 눈물의 기원이든가....
‘축하’라는 말은 그 어떤 이유나 변명을 늘어놔도 선교사 파송의 정신을 저해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