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베스티지아 데이

2008-02-19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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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요한목사 /헤거스타운한인교회(안나산 기도원 이사장)

인간의 이성만으로는 하나님의 존재를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창조된 세상에서는 하나님의 흔적을 곳곳에서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하나님에게 접근하는 방법을 베스티지아 데이라고 합니다.
이성만으로는 하나님의 존재를 증명할 수도 없고 부정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인간의 이성만으로 하나님을 접근하는 것을 포기하였습니다.
그 중에 대표적인 사람이 니꼴라스 크자누스입니다. 그의 저서인 무지의 지(Docta Ignorantio)에서 그는 인간의 이성은 한정되었기에 최고의 존재인 하나님을 알아 낼 수가 없다고 하였습니다. 다만 그 흔적을 통하여 접근 할 수 있다 하였습니다. 그것은 이성의 한계성 때문입니다. 이런 점에서 프란시스 베이컨은 인간의 이성의 허점을 예리하게 파악한 사람입니다. 그는 이성은 마치 울퉁불퉁한 거울과 같아서 실상을 있는 그 대로 볼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그 울퉁불퉁한 이성이 그에게는 우상입니다.

우상(Idola)

우상이란 참 것이 아닌 것에 무엇인가 가치를 부여한 것입니다. 그래서 이성 속에 덮여 씌어진 우상을 제거하지 않고는 진리에 접근할 수 없다고 베이컨은 주장하였습니다. 누구든지 진리에 접근하려면 먼저 인간의 이성 속에 있는 4가지 우상들을 타파해야 합니다.
그 우상들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대로 종족의 우상, 시장의 우상, 동굴의 우상, 그리고 극장의 우상입니다. 종족의 우상은 인간이 고유하게 가지고 있는 편견입니다.
예를 들면 모든 것을 인간위주로 이해하려는 것입니다. 시장의 우상은 언어 때문에 생겨나는 편견이며 동굴의 우상은 개인의 독특한 삶에서 나온 편견이고 극장의 우상은 위대한 것을 더욱 위대하게 보려는 편견입니다.
이러한 편견들이 벗어지게 될 때 비로소 진리에 접근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게 된다고 믿었습니다. 그러나 그 누구도 인간이란 고정된 틀을 벗어 날 수 없기에 인간의 이성만으로는 진리에 접근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진리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니꼴라스 표현대로 “이성의 모순된 방법”이 필요합니다. 특히 하나님이란 최고의 존재 가치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더욱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그 에게 있어서 모순된 방법은 먼저 자신의 무지를 인정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그가 주장하는 무지의 지인 것입니다. 그 다음에 겸손하게 그리고 진지하게 하나님에게 구하는 것입니다. “하나님, 당신을 만나고 싶습니다.
그러나 당신을 만날 능력이 나에게는 없습니다. 그러나 만약 당신이 살아 계시면 당신은 나를 만나 줄 수 있는 능력이 있으니 나를 한 번 만나 주시기를 바랍니다.” 이것이 베스티지아 데이가 이성에게 요구하는 마지막 단계입니다.

“창세부터 그의 보이지 아니하는 것들 곧 그의 영원하신 능력과 신성이 그 만드신 만물에 분명히 보여 알게 되나니 그러므로 저희가 핑계치 못할찌니라(롬 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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