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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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1-1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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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벌의 드레스’ (27 Dresses)

만년 신부 들러리가 진짜 신부로

마음 착한 뉴욕처녀 행복찾기
갖가지 드레스도 눈요깃거리


우습고 즐겁고 재미있는 전형적 로맨틱 코미디로 여자들과 데이트 커플용. 신부 들러리가 천직이다시피 한 결혼 적령기의 아름답고 착한 처녀가 자기와 성격이 판이한 남자에게서 사랑을 찾아 행복하게 잘 살게 된다는 경쾌한 코미디로 새로운 것은 하나도 없지만 무리 않고 즐길 수 있는 영화다.
뉴요커인 제인(캐서린 하이글)은 어릴 때 어머니가 사망한 뒤 어린 여동생 테스를 양모처럼 돌보아온 이래 항상 남을 돕는 일에 앞장 서는 착한 여자다. 못 믿을 정도로 이타적인 제인은 불평 한 마디 없이 남을 돕는데다가 자상하기 짝이 없어 완벽한 신부 들러리감. 그래서 지금까지 친구의 들러리를 선 것이 모두 20차례를 훨씬 상회한다. 제인은 직장인 의상 및 옥외 설비회사 사장 조지(에드워드 번스)의 보물단지로 제인은 조지를 짝사랑하는 처지다.
제인이 같은 날 두 친구의 결혼식을 분주히 왕래하다가 결혼 스케줄을 적은 노트북을 잃어버린다. 공교롭게도 이 노트북을 발견한 남자가 시니컬한 기자 케빈(제임스 마스단-현재 상영중인 뮤지컬 ‘인챈티드’에 출연). 그런데 케빈은 또 한 번 더 공교롭게도 일간지의 인기 있는 ‘결혼’섹션 칼럼니스트다. 제인과 케빈이 어떻게 될지는 삼척동자도 아는 일.
한편 제인의 섹시하고 자기만족에 빠져 있는 여동생 테스(말린 애커만)를 본 조지가 그녀에게 한 눈에 반해 만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청혼을 한다. 과연 테스는 누구에게 들러리를 서달라고 부탁을 했을까요.
여자들 옷 구경을 실컷 할 수 있는 의상 영화이기도 한데 각본은 패션계 풍자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쓴 알린 브로시 매켄나가 썼다. 이 영화는 하이글의 영화로 샌드라 오가 나오는 인기 TV 시리즈 ‘그레이의 해부’의 주인공인 하이글이 지난해에 빅히트한 코미디 ‘임신했네’로 빅스크린에 데뷔한데 이은 본격적 주연 영화다. PG-13. Fox. 전지역.

‘암흑행 택시’(Taxi to the Dark Side) ★★★½(5개 만점)

9.11테러 이후 미 백악관과 국방부가 묵시적으로 승인한 적과 테러용의자들에 대한 고문의 잔혹성을 파헤치고 그 책임을 묻는 충격적인 기록영화다.
이라크의 바그람과 아부 그레이브 및 관타나모 등지에 수감된 테러용의자들에 대한 차마 눈 뜨고 못 볼 고문행위의 생생한 기록을 보면서 민주주의의 선봉이라는 미국의 근본적 국가 개념마저 의심하게 된다.
영화는 2002년 12월 아프간에서 억울하게 테러용의자로 몰려 체포된 뒤 미군 심문자들에 의해 구타 살해된 택시 운전사 딜라와르(사진)를 내용의 중심으로 하고 미정부의 체계적 인권유린 행위와 고문 등을 지적하고 비판하고 있다. 딜라와르 살해로 군재에 회부된 미군 병사들과 상원의원 및 한국계로 미국의 대테러전 법률 토대를 마련한 존 유 버클리 법대 교수 등을 인터뷰했다. R. 24일까지 뉴아트(310-281-8223).

‘클로버필드’(Cloverfield)

김윤진이 나오는 TV 시리즈 ‘로스트’의 제작자 J.J. 에이브람스가 제작한 괴물 공포 액션영화로 제작사는 이 괴물의 정체를 극비에 부쳐 팬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에이브람스는 아들과 함께 일본에 갔을 때 장난감 가게에 진열된 고질라를 보고 이 영화의 괴물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그는 괴물이 무시무시하고 미친 가공할 모양과 행동을 할 것이라고만 말한다.
5명의 뉴욕에 사는 젊은 남녀가 그들의 친구의 환송연을 여는 날 밤 마천루 크기의 괴물이 도시에 나타나 뉴욕을 쑥대밭으로 만들어놓는다. 영화는 이 괴물의 난동을 자신들의 비디오카메라로 찍는 관점으로 얘기된다. 젊은이들이 초현실적이요 가공할 경험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을 기록한 내용. PG-13. 전지역

인기 가수 비 ‘스피드 레이서’

미 메이저 영화 첫 출연
목숨 건 카레이스 벌여


영화속 초고속 경주차 ‘마하 5’
19~21일 디트로이트서 공개

한국의 인기 가수 비(본명 정지훈)의 첫 미 메이저 영화 출연작으로 카 레이서들의 목숨을 건 크로스컨트리 경주를 그린 워너 브라더스(WB)작 액션물 ‘스피드 레이서(Speed Racer)에서 주인공 스피드가 모는 초고성능 레이스 카 ‘마하5’가 오는 19~21일 디트로이트에서 열리는 2008년도 북미 국제오토쇼에서 일반에게 첫 공개된다.
레이스 카가 인물만큼이나 중요한 구실을 하는 이 초강력 초고속 가족용 액션영화는 일본의 요시다 다추요의 만화 시리즈가 원전. 이 영화는 키아누 리브스 주연의 빅히트작인 ‘메이트릭스’ 3부작을 쓰고 감독한 래리와 앤디 와초우스키 형제가 ‘메이트릭스’ 이후 처음으로 공동으로 각본을 쓰고 감독, 오는 3월 전미 개봉을 앞두고 벌써부터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제작은 대형 액션영화 전문 제작자로 ‘메이트릭스’와 역시 와초우스키 형제가 각본을 쓰고 제작한 ‘V는 복수의 첫 글자’를 제작한 조엘 실버의 실버픽처스가 맡고 있다.
WB가 혁명적 시각효과와 획기적이요 참신한 내용과 서술방식을 보여줄 것이라고 자랑하는 영화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레이스 카 운전에 타고난 재능을 지닌 젊은 카 레이서 스피드 레이서(에밀 허슨)의 집안은 대대로 레이스 카 사업을 해 온 가문이다. 아버지 팝스(존 굿맨)는 레이스 카 디자이너로 아들이 모는 초고속을 자랑하는 ‘마하5’도 자신이 직접 제작했다.
레이스 카를 몰기 위해 태어나다시피 한 스피드는 공격적이요 직감적이며 두려움을 모르는 청년으로 유일한 경쟁자가 있다면 그것은 레이스를 하다가 사망한 자신이 우상으로 여기던 형에 대한 기억. 그래서 스피드의 집념은 형이 이 남겨 놓은 유업을 완수하는 것이다.
그런데 자기 가업에 충실한 스피드가 거대 기업 로열턴 인더스트리즈의 회장 로열턴(로저 앨람)이 내놓은 거액 보상의 유혹적인 제안을 거절하면서 걷잡을 수 없는 모험과 위험 그리고 음모에 휘말려든다.
스피드는 자기 제의가 거절당한데 분노한 광적인 로열턴을 상대해야 할 뿐 아니라 국내 최대 레이스 중 몇 개의 레이스가 자신들의 이익을 높이기 위해 최고의 드라이버들을 뒤에서 조종하는 일단의 무자비한 재벌들에 의해 승부가 조작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그리고 로열턴은 스피드가 자기를 위해 경주하지 않으면 ‘마하5’가 결코 결승선을 넘지 못하게 하기 위해 음모를 꾸민다.
스피드가 그의 가업과 자기가 사랑하는 스포츠를 구하는 유일한 방법은 자기 나름대로 계획을 꾸며 로열턴을 패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스피드는 자기 아버지와 어머니(수전 서랜던)그리고 자기에게 충실한 연인 트릭시(크리스티나 리치)의 도움과 함께 가면을 쓴 한 때 자신의 라이벌이었던 정체불명의 레이서 X(매튜 팍스)와 팀을 이뤄 경주에 나선다.
스피드와 레이서 X는 ‘크루서블’(호된 시련)이라 불리는 크로스컨트리 경주에서 적을 물리치고 우승하기 위해 죽음을 무시하고 맹렬한 속도로 달린다.
비는 스피드의 라이벌 레이서로 나온다. WB가 비를 기용한 것은 아시아에서의 그의 인기를 계산한 마케팅 전략으로 보인다. 한편 비는 올해 개봉될 드림웍스의 만화영화 ‘쿵푸 판다’의 주제가를 부른다.

<박흥진 편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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