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잡지-여행객 선정
남가주 최고의 호텔들
미국에서 방문자가 가장 많은 도시 2위로 꼽히는 로스앤젤리스는 타주와 외국에서 오는 손님들로 늘 분주한 곳. 많은 한인들 역시 일년에 한두 번은 한국이나 타주에서 오는 손님들을 맞이할 일이 생기고, 가끔 적당한 숙소를 찾아 안내해 주어야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 남가주의 개성과 독특한 멋을 최대한 누릴만한 호텔 한 두 군데쯤 미리 알아두었다가 소개해 준다면 그보다 더 센스 있고 멋진 접대가 없을 것. 내셔널 지오그래픽 트래블러스 매거진(National Geographic Travelers Magazine) 선정 우수 호텔 리스트와 콘데 내스트 트래블러지(Conde Nast Traveler)에서 독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남가주 최고의 호텔들을 알아보았다. 호텔 리뷰를 전문으로 하는 편집자들과 직접 투숙해 본 관광객들의 의견을 종합하여 추려낸 리스트를 4개의 다른 가격대로 구분하여 달러 표시 4개의 최고급부터 1개의 저렴한 곳까지 그 특징과 장단점을 비교해 본다.
맛.멋.낭만 어우러진 ‘화려한’ 하룻밤 외출
최고가 럭서리 호텔 ($$$$)
베벌리힐스 호텔 & 벙갈로스 (Beverly Hills Hotel and Bungalows)
1912년 스타일 분홍빛 스터코 건물 때문에 ‘핑크 팰리스’로 불리는 명물. 베벌리힐스 주택가 한복판에 12에이커의 환상적인 정원을 차지하고 203개 객실 및 스위트 중 21개가 독채 형식의 벙갈로다. 유명 식당 ‘폴로 라운지’를 비롯하여 할리웃 전성시대를 연상케 하는 파운틴 커피샵, 풀 카배나 카페, 그리고 라이브 피아노 연주가 있는 선셋 라운지 등이 모두 영화 속에 들어선 느낌을 준다. 별 다섯개 호텔답게 가격대가 남가주에서 제일 높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하룻밤에 최저 370달러에서 최고 4,700달러까지.
12에이커의 환상적인 정원 속에 분홍빛 스터코 건물이 우뚝 서 있어 ‘핑크 팰리스’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베벌리힐스 호텔 앤드 벙갈로스’.
호텔 벨-에어 (Hotel Bel-Air)
고급 중에서도 고급이라는 기분을 누리도록 서비스가 좋다. 백조 연못을 중심으로 아늑하고 로맨틱하게 꾸며진 정원이 일품이고, 남가주에서 결혼 프로포즈를 가장 많이 하는 식당으로 꼽히는 ‘더 레스토랑’과 브런치 장소로 최적인 ‘테라스’, 그리고 피아노 바 등이 음식, 분위기, 서비스 면에서 모두 별 다섯개를 받기에 충분하면서 의외로 적당한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틀 이상 묵는다면, 하루정도는 반드시 오후 3~4시에 서브되는 ‘애프터눈 티’에 참석해 볼 것. 객실가격은 480달러부터 시작된다.
푸른 나무들에 둘러싸여 이국적인 느낌을 주는 ‘호텔 벨-에어’의 수영장.
셔터스 온 더 비치 (Shutters on the Beach)
페닌슐라, 포 시즌스 등의 일류 호텔을 제치고 이곳을 소개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여행객이 어디에서 왔든, 셔터스만큼 남가주 분위기를 만끽할 호텔이 없기 때문. 고급 호텔이면서도 캘리포니아 특유의 캐주얼한 느긋함이 곳곳에 묻어있다.
복잡한 샌타모니카 피어에서 불과 몇블럭 떨어져 있는데도 신기할 정도로 호텔 주변만 은밀한 휴양지 분위기가 난다. 1층에서 직접 모래사장으로 연결이 되며, 바다를 향한 방마다 두세개의 발코니가 마련되어 있다. 석양을 보면서 ‘원 피코’식당 창가에 앉거나 룸서비스를 발코니에서 즐기면 잊지못할 경험이 될 것. 가격은 475달러부터 3,500달러선
서부의 낸턱켓으로 불리는 샌타모니카 해변 호텔 ‘셔터스 온 더 비치’에서는 거의 매일 저녁 환상적인 노을을 객실에서 감상할 수 있다.
고급 호텔 ($$$)
샤토 마몽(Chateau Marmont)
작은 아파트 수준으로 부엌과 거실을 갖춘 별채 및 벙갈로가 있어서 할리웃 관계자들이 종종 장기 투숙하는 선셋 스트립의 작은 성. 코미디언 존 벨루시가 로빈 윌리엄스, 로버트 드니로 등과 시간을 보낸 다음날 아침 마약 과량 복용으로 숨진 채 발견되어 더욱 유명해진 곳이기도 하다. 건축 잡지에서 영화 카사블랑카에 나오는 카페에 비교한 건물 외부와 인테리어도 멋지지만 그보다 더 훌륭한 정원을 갖추고 있어서 가든 테라스에서 점심이나 브런치를 꼭 권하고 싶다. 객실은 스탠다드 370달러부터 별채 850달러 수준.
선셋 스트립의 고급 호텔 ‘샤토 마몽’. 할리웃 유명인들이 많이 묵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매종 140 (Maison 140 Beverly Hills)
프랑스와 동양의 미를 적당히 섞어놓은 20세기 ‘맨더린 프렌치’ 스타일 부틱 호텔이라고 하는데, 실제 인테리어를 보면 중국과 일본을 섞어놓은 유럽풍의 고급 베드 앤드 브렉퍼스트 정도로 설명할 수 있다.
붉은 래커 문을 열고 들어서면 파리 살롱 스타일 의자에 미국 아티스트의 소품과 동양식 매화도 등 언밸런스할 것 같지만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조화가 보는 사람을 차분하게 만들어 준다. 객실 가격은 269달러에서 시작하는데, 스페셜이 많아서 잘 알아보면 240달러 수준에 예약이 가능하다.
동양의 맛을 가미한 유럽풍 인테리어가 유명한 베벌리힐스의 부틱호텔 ‘매종 140’.
몬드리안 (Mondrian)
호텔을 벗어나지 않고도 하루나 이틀은 실컷 즐길 수 있을 정도로 대도시 관광지에 어울리는 시설과 분위기를 갖추었다. 객실은 깔끔하고 수영장, 정원, 스파 등 흠잡을 데가 없다.
‘아시아 드 쿠바’ 식당과 라운지 겸 바인 ‘스카이 바’는 특히 꿈꾸는 듯한 인테리어와 창밖으로 내려다보이는 전망이 인상적이어서 저녁이나 밤 시간에 반드시 들러보아야 한다. 가격은 400달러선에서 시작하여 발코니가 있는 방 한 개짜리 스위트가 700달러 이하.
‘몬드리안’ 호텔 스카이 바에서 보는 할리웃의 야경.
일반 호텔 ($$)
더 스탠다드 (The Standard Downtown LA)
할리웃과 다운타운 두 곳에 있는 21세기 초현대 분위기의 화려한 호텔이다. 시설과 객실만을 기준으로 본다면 고급 호텔로 꼽을 수도 있지만, 주위 환경이나 전반적인 느낌이 어느 도시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호텔 수준이어서 일반 호텔로 구분했다.
패션 잡지에서 튀어나온 듯한 노란색, 핑크색, 순백색 등의 선명한 인테리어가 눈길을 끌고, LA에서 소문난 ‘루프탑 바’를 찾는 젊은이들의 발길이 주말마다 끊이지 않는다. 가격은 중간크기 객실 245달러부터 대형 펜트하우스 1,300달러까지.
스탠다드 호텔의 유명 식당 겸 술집 ‘루프탑 바’에서 보이는 LA 다운타운 전경.
피게로아 호텔 (Figueroa Hotel)
페르시아 양탄자와 모로코 소품이 사방에 널려있는 궁전 같은 LA 다운타운 호텔. 로비에서부터 탄성이 나올 정도로 인테리어가 훌륭하고, 객실에 들어서면 방마다 다른 선명한 색상 때문에 꿈을 꾸는 느낌까지도 든다. 서비스 면에서는 스타 2개 반에서 최고 3개 수준이지만, 하룻밤 공주나 왕자가 된 기분을 누리고 싶다면 방문할 만하다. 가격은 싱글룸 200달러 이하부터 시작된다.
파머스 도터(Farmer’s Daughter)
오리지널 파머스 마켓 건너편에 자리한 작고 가정적인 분위기의 럭서리 모텔. 할리웃, 다운타운, 코리아타운, 베벌리힐스 등이 모두 가까우면서도 지나치게 붐비거나 소란스럽지 않고, 그로브와 파머스 마켓 주변을 도보로 다닐 수 있어서 좋다. ‘파머스 스위트’에는 부엌이 달려있고, ‘노 텔 룸’ (No Tell)에는 천장 거울, 록킹 체어 등의 소품이 마련되는 등 방마다 개성있게 꾸며놓았다. 싱글룸이 186달러부터 시작된다.
저렴한 호텔·모텔 ($)
시 쇼어 모텔 (Sea Shore Motel)
세련된 샌타모니카 메인 스트릿의 고급 식당, 카페, 그리고 요가 스튜디오들 사이에 남아있는 전형적인 관광지 ‘로드사이드’ 모텔이다. 화려함보다는 현실적인 조건을 고려해서 숙박시설을 원하는 경우에 단연 추천할 만하다.
바다가 가깝고, 샌타모니카 다운타운, 피어, 3가 프러미나드 등을 모두 도보로 갈 수 있다. 가족이 운영하고 있어서 깔끔한 것도 장점이다. 스탠다드 룸이 95달러부터 시작되고, 부엌과 발코니가 달린 딜럭스 스위트가 2인 기준 160달러에서 6인 기준 260달러까지.
베니스비치 하우스 (Venice Beach House)
차밍하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예쁜 집이다. 아이비와 꽃이 뒤덮인 외부부터 체리우드와 흰 벽으로 단정하고 깔끔하게 짜여진 인테리어까지 모두 고급스런 가정집에 들어선 느낌을 준다. 여행 관련 설문조사에서 우수 바닷가 호텔로 선정된 바 있으며, 20세기 초 LA 언론계에서 유명했던 워렌 윌슨 부부 소유였던 만큼 남가주의 역사가 살아있다. 애봇 키니, 제임스 피스구드 등 1900년대 윌슨 부부와 친분이 있던 남가주 정재계 인물들의 이름을 붙인 객실은 145달러부터 235달러까지.
콘데 내스트 트래블러지 독자 선정
남가주 10대 최고급 호텔
(2007년 ‘베스트 오브 베스트’ 설문조사 결과)
1. 호텔 벨-에어 (Hotel Bel-Air, 벨-에어/ LA 지역)
2. 더 페닌슐라 (The Peninsula, Beverly Hills, 베벌리힐스)
3. 래플스 러미타지 (Raffles L’Ermitage, 베벌리힐스)
4. 베벌리힐스 호텔 & 벙갈로스 (Beverly Hills Hotel and Bungalows)
5. 포 시즌스 (Four Seasons Los Angeles at Beverly Hills)
6. 베벌리윌셔 (Beverly Wilshire, 베벌리힐스)
7. 셔터스 온 더 비치 (Shutters On The Beach, 샌타모니카)
8. 아일랜드 호텔 (Island Hotel, 뉴포트 비치)
9. 호텔 솔라마 (Hotel Solamar, 샌디에고)
10. 리츠-칼튼 헌팅턴 (Ritz-Carlton Huntington Hotel & Spa, 패사디나)
고은주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