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코넬대 한인학생들 DC서 노숙자 선교

2007-12-27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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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요 등 나눠주며 6년째 하나님 사랑 전달

코넬대 한인학생들이 올해도 어김없이 DC를 찾았다. 이번이 여섯 번째. 총 15명으로 구성됐다. 지난 17일 이곳에 온 학생들은 31일까지 어린이와 놀아주기, 노숙자 돌보기, 주일예배 돕기 등 다양한 봉사를 펼치게 된다.
크리스마스를 이틀 앞둔 23일 밤. 이날은 특별히 거리로 나섰다. 한국산 밍크 담요, 겨울 양말, 컵라면이 든 두둑한 보따리를 들고 백악관 인근 빌딩과 버스 주차장을 돌았다.
“이렇게 추운데 밖에서 잠을 자야 하다니...”
15가와 펜실베니아 애비뉴 선상의 벤치에 누워있는 50대 노숙자를 발견했다. 이런 날씨는 큰 일을 당하기 십상이다. 밍크 담요를 두겹씩 덮어주고 신발을 벗겨 동상에 걸린 발을 씻는다. 새 양말로 갈아 신겨주자 노숙제 형제의 입에서 ‘God bless you, God bless you!’ 가 연발된다.
손이 얼어 젓가락도 제대로 잡을 수 없는 그게 미리 준비한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부어 먹이는 게 마지막 순서다. “그대에게 하나님의 축복이...”
학생들의 발걸음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마틴 루터 킹 도서관으로 급히 향한다. 잘못하면 얼어죽을 수도 있는 노숙자들에게 따뜻한 담요 한 장은 너무 긴요한 응급 조치다.
학생들을 인솔해온 장석준 목사(코넬한인교회 청년부)는 “우리 주변에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며 “이번 선교는 학생들에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체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평화나눔공동체 대표 최상진 목사는 “쉘터가 모자라거나 혹은 그곳에 가기를 꺼려 거리로 나선 사람들에게 추위와 배고픔, 폭행이 엄습하는 밤은 가장 무서운 적”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누구도 돌보지 않는 거리, 휴일 쇼핑가의 휘황찬란한 불빛이 미치지 못하는 골목들을 이날 밤 한인 천사들이 헤매고 있었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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