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12일 맨하탄 피어 92에서 열린 뉴욕 현대미술박람회(ACAF NY) 참가 차 뉴욕을 방문한 우찬규(사진) 학고재화랑 대표는 뉴욕에서 아시아 현대 미술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전시공간을 만들고 싶다며 뉴욕진출 계획을 시사했다.
한국 미술시장이 커지며 가나, 국제화랑 등 한국 유명 화랑들의 뉴욕 진출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우 대표는 “한국의 미술 시장이 발전하려면 국제화되어야 한다”며 “내년 북경에 이어 2009년 뉴욕에 학고재 분관 개관을 구상중”이라고 말했다.우대표는 한국에서 한학자로도 잘 알려진 인물.
초등학교를 졸업한 후, 어려운 경제사정으로 중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서당에서 한학을 공부한 그는 고부서당과 부여의 곡부서당을 전전하면서 사서를 뗐다. 조선시대 전통 한학을 잇는 중요 한학자들인 김희진, 김춘호 등을 찾아다니며 한학을 배웠다.이어 19세에 민족문화추진위원회 고전국역요원으로 합격, 고전을 한글로 번역하는 작업에 몸담았고 단국대 동양학 연구소에서 한한(漢韓)대사전 편찬 작업을 하다 근역서화연구소를 차리고
직원도 없이 혼자 옛것을 익히고 번역하는 일에 몰두한 후 88년 고서화 전문화랑 학고재 화랑을 열었다.
학고재 화랑은 고미술품 화랑에서 출발했으나 96년 뉴욕 설치작가 강익중씨 개인전을 시작으로한국을 비롯 전세계 현대 미술작가들의 작품도 취급하고 있다. 앞으로 영국 현대 조각가 안토리 곰리 조각전, 리차드 세라 조각전 등 세계적인 작가들의 작품전을 여는 등 주요 현대화랑으로 자리 잡았다. 학교재 화랑은 한국에서 상업화랑으로는 처음으로 민중미술작가들의 작품을 소개, 민정기, 신영복, 신학철, 오윤, 이종구, 이철수 등 대표적인 민중미술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면서 시대정신을 부각시키기도 했다.
이번 ACAF NY에는 강익중, 재불화가 이영배, 석철주, 중국 천원지 등 4인 작가의 작품을 들고 참가,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는 또 도서출판 학고재를 운영하며 돈이 되지 않는다며 다른 출판사에서 마다한 미술 사학자
최순우(1916∼1984)의 전집 5권을 과감하게 출판하고 베스트셀러 작품으로 대산문학상 수상작인 김훈의 역사소설 ‘남한산성’ 등 옛것을 지키고 한국 역사를 보여주는 좋은 작품들만을 선별, 출판해왔다.
유럽, 미국, 중국의 유명 아트페어를 돌며 한국작가들의 세계화에 노력하고 있는 우대표는 세계 미술시장의 중심지인 뉴욕에서 아시아 현대 미술을 제대로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김진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