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 세계에는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신비하고 순수한 정서와 규칙이 존재한다. 그래서 그들을 관찰하다 보면 왠지 모르게 마음이 맑아지면서 문득 동심으로 돌아가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된다. 남가주에서 그런 동물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 바로 LA와 샌디에고 동물원. 두 곳 모두 넓은 대지에 전국적으로 손꼽히는 수준의 다양한 동물 종류와 수를 갖추었고, 아기자기한 식물원까지 함께 둘러볼 수 있는 멋진 놀이터다. 특히 최근에는 단순한 동물원이 아니라 놀이공원 개념을 도입하여 각종 쇼와 인터액티브 프로그램을 개발하였고, 여름을 맞아 특별 프로그램도 준비했다. 뜨거운 태양과 그로인해 긴 하루의 연속으로 한없이 지루한 여름, 오랜만에 동물원 나들이를 통해 색다른 기분전환을 시도해 보자.
■동물원의 역사
근대식 개념의 동물원에 앞서 동물을 가둬놓고 구경하던 시스템의 원조는 중세기부터 유럽에서 시작된 ‘머나저리’(menagerie)라고 할 수 있다.
그 뒤로 오스트리아에 1752년 ‘비엔나 동물원’이 생겼고, 과학적, 교육적 목적으로 건설된 최초의 동물원은 1794년 프랑스 ‘파리 동물원’으로 기록되고 있다.
파리 동물원의 아이디어를 그대로 옮겨 세워진 ‘런던 동물원’은 1828년에 문을 열어, 세계적인 명성을 누리면서 성행했다. 런던 동물원의 대대적인 성공에 힘입어 1860년에는 호주 ‘멜번 동물원’, 미국 ‘센트럴 파크 동물원’ 등이 연속적으로 세워졌다.
미국 최초의 동물원은 흔히 1874년 문을 연 ‘필라델피아 동물원’으로 알려져 있으나, 그에 앞서 1860년 뉴욕 센트럴 파크에 개장된 동물원이 처음이었다.
LA 동물원 입구. 주말이면 아침부터 많은 사람들이 모여든다.
밤길 걸으며 박쥐 등 조류 관찰
LA 동물원 (Los Angeles Zoo & Botanical Gardens)
5333 Zoo Dr., LA, CA 90027, 323-644-4200, http://lazoo.org
그리피스팍 내 113에이커를 차지하고 있는 로스앤젤리스 동물원은 250종의 동물 950마리와 7,500가지 식물이 자라는 곳. (일반 정보지나 미디어에는 1,200마리 동물로 알려져 있지만, 2007년 현재 동물원 통계에 의하면 950마리로 보고되어 있다.) 침팬지, 오랑우탄, 코알라, 코모도 드래곤 등의 자연 서식지가 유명하고, 현재 하마, 고릴라, 코끼리 서식지도 건설 중이다.
여름 내내 레이버 데이까지 오전 10시부터 저녁 6시까지 개장하여 방학 중 아이들에게 놀이 공간을 제공하며, 8월과 9월 중 아래와 같은 스페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뿔 달린 동물 중에서 가장 빠르게 달린다는 프렁혼(Pronghorn). 9월초 LA 동물원에서 구경할 수 있다.
‘여름의 날개들’(Wings of Summer)
8월15, 18, 25일 저녁 6-8시
동물원 멤버에 한해 실시되는 버드 및 배트 워크(Bird & Bat Walk) 여름 특별 프로그램. 해질 무렵부터 동물원 곳곳을 거닐면서 새들과 박쥐의 움직임을 관찰하게 된다. 새들을 관찰하는 일도 흥미롭지만, 저녁 시간에 한가한 동물원과 식물원을 거닐면서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기회로도 권할 만하다. 아이들에게는 늘 찾던 평범한 동물원 방문이 아니라 다분히 이색적인 체험이 될 것. 323-644-4702로 미리 예약해야 참석이 가능하다.
어린이들에게 특히 인기있는 코알라는 LA 동물원이 유난히 자랑스러워하는 식구. 코알라 자연 서식지가 마련되어 있어서 다양한 모습을 천천히 관찰 할 수 있다.
‘사막의 유령’(Ghosts of the Desert) 프렁혼 보호 행사
9월8, 9일 오전 10시-오후 4시
뿔 달린 동물 중에서 가장 빠르기로 알려진 가지뿔영양 프렁혼 중에서도 멸종 위기에 놓인 바하 캘리포니아 주변의 페닌슐러 프렁혼(Peninsular Pronghorn)이 LA 동물원을 찾아온다. 순한 눈빛이 인상적인 양들을 구경하면서 그들의 서식지 정보와 성향, 변천사, 그리고 수년째 위협받고 있는 바하 지역의 생태계 문제를 자세히 배우게 된다. 저하년 이하 아동들을 위한 관련 액티비티 센터도 마련될 예정.
‘실제로 만나는 바비’
(Barbie in Person)
9월15일
바비 인형 시리즈의 새 개봉작 ‘아일랜드 프린세스’(Barbie as The Island Princess) 홍보 현장에서 실제 인물로 분장한 바비 캐릭터를 만날 수 있는 기회. 어린 꼬마들은 공주님 차림으로 가면 바비와 함께 사진 촬영을 할 수 있고, 마텔 장난감 상품도 받을 기회가 주어진다.
8월20일 이후 Barbie.com/Island 웹사이트를 방문하면 자세한 내용이 공개된다. 동물원 입장권을 구입하면 무료로 참석하는 이벤트다.
800종이 넘는 4,000여마리의 동물과 70만가지의 식물이 살고 있는 샌디에고 동물원 입구.
캠프서 함께 숙식, 동물쇼 즐겨
샌디에고 동물원 (San Diego Zoo)
2920 Zoo Dr. in Balboa Park, San Diego, CA 92101, 619-234-3153, www.sandiegozoo.org
100에이커의 대지에 800종의 동물 4,000여마리와 70만가지의 식물이 살고 있는 샌디에고 동물원은 사시사철 언제나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놀이터다. 너무 넓어서 하루에 모든 것을 다 보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는 만큼 기온이 높은 여름에는 미리 일정을 세워 계획적으로 구경하면 아이들이 힘들어 하지 않고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이곳의 특징은 남미식 레인 포레스트, 아프리카식 이투리 포레스트, 자이언트 팬다 리서치 스테이션, 멍키 트레일, 폴라 베어 플런지, 타이거 리버, 플래밍고 라군, 랩타일 메사 등의 특정 동물 서식지가 마련되어 있어서 다른 작은 동물원에서 볼 수 없는 다양한 동물들을 상세히 만날 수 있다는 것.
또한 여름방학 기간 동안 색다른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어린 꼬마들부터 성인까지 골고루 즐길 수 있도록 준비되었다.
현재 진행 중이거나 8-9월에 열릴 예정인 올여름 특별 이벤트는 다음과 같다.
샌디에고 동물원에서는 여름 동안 ‘기린 먹이 주기’ 특별 이벤트가 진행 중이다.
나잇 타임 동물원 피에스타
9월3일까지 매일 저녁 4 - 8시
여름방학 기간 동안 개장 시간이 연장되어 늦은 저녁 동물들을 관찰하는 기회다. 낮에 비해서 비교적 한가하고 서늘해서 동물원 곳곳을 다니기에 좋고, 올해는 특별히 멕시코 원주민 아즈텍 문화를 기념하는 피에스타 스타일 축제(Fiesta de las Caras)도 볼만한 구경거리. 라틴부터 페루비안까지 중남미의 다양한 음악과 선명한 빛깔이 특징인 화려한 장신구 및 예술품 전시, 그리고 아즈텍 정글 문화와 전설을 극화한 퍼포먼스 쇼를 통해 다양한 불과 물의 표현, 묘기, 남미 표범 재구어 및 원숭이의 특징 재현 등이 보여진다. 아마존 정글의 동물들을 미리 알아두면 쇼를 볼 때 더욱 재미있는 교육 효과도 기대된다.
샌디에고 동물원은 멍키 트레일을 비롯하여 남미 레인 포레스트와 아프리칸 이투리 포레스트 등에서 다양한 종류의 원숭이를 볼 수 있는 곳이다.
여름 동물쇼
동물들을 가까이 보면서 전문가의 설명에 따라 습관, 성향, 특징 등을 배우는 체험 학습이다. 바다사자 쇼, 야생동물 쇼, 오랑우탄 쇼, 고릴라 쇼, 하마 쇼, 코끼리 쇼, 그리고 기린 먹이주기 쇼 등이 매일 각각 서너차례씩 정해진 시간에 진행된다. 자세한 스케줄은 입장시 지도와 프로그램을 받아 확인하거나 웹사이트에서 미리 찾아보면 도움이 된다.
샌디에고 동물원의 사자 두마리가 무더위 속에서 졸고 있다.
사파리 슬립오버
매년 여름 어머니날부터 10월까지 한달에 서너번 정해진 날짜에 열리는 행사다. 방학 기간 중 남아있는 날짜는 8월11, 18, 25일, 오후 4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샌디에고 동물원의 인기 캐릭터인 닥터 주리틀(Zoolittle)과 함께 버스 투어로 시작하여 캠프사이트에서 뷔페 식사를 하고, 동물쇼를 예약된 지정석에서 그룹으로 관람한 뒤 동물원의 밤 시간을 즐기면서 캠프로 돌아가서 간식과 간단한 놀이 뒤에 취침을 하게 된다. 다음날 아침에 기상하면 아침식사와 동물원 보물찾기 놀이에 이어 일반 방문자들이 입장하기 전에 어린이 동물원을 방문하여 동물들과의 만남, 게임 쇼 등을 즐길 수 있다.
4세 이상 어린이가 있는 가족에게 권할 만하며, 비용은 성인 109달러, 어린이 89달러. 619-718-3000에서 예약해야 한다.
중국 본토 이외에 전세계에서 팬다가 가장 많이 살고 있는 샌디에고 동물원은 미국에서 처음으로 자이언트 팬다가 탄생하여 살아남은 곳으로 1999년과 2003년 태어난 ‘휴아 메이’와 ‘메이 쉥’이 방문자들을 즐겁게 해준다.
■세계 10대 동물원
‘비엔나 동물원’
뉴욕 ‘브롱스 동물원’
‘베를린 동물원’
‘예루살렘 동물원’
‘싱가포르 동물원 및 가든’
‘버뮤다 아쿠애리엄, 뮤지엄 및 동물원’
‘런던 동물원’
‘요하네스버그 동물원’
‘베이징 동물원’
‘벨리츠 동물원’
■미국 10대 동물원
1위 ‘샌디에고 동물원’
2위 플로리다 ‘디즈니스 애니멀 킹덤’
3위 ‘샌디에고 와일드 애니멀 파크’
4위 ‘매릴랜드 동물원’
5위 ‘브롱스 동물원’
6위 ‘샌앤토니오 동물원’
7위 네브라스카주 오마하의 ‘헨리두어리 동물원’
8위 ‘피닉스 동물원’
9위 ‘세인트루이스 동물원’
10위 ‘미네소타 동물원’
■동물 수와 종류가 가장 다양한 동물원
’베를린 동물원’
베를린 ‘티에르파크’
‘브롱스 동물원’
‘샌디에고 동물원’
네덜란드의 ‘아르티스 동물원’
‘프랑크프루트 동물원’
‘런던 동물원’
사우스 아프리카 ‘내셔널 동물원’
‘샌앤토니오 동물원’
독일의 ‘비헬마 동물원’
(이상 10대 동물원 순위는 각종 여행 가이드 잡지 및 웹사이트 자료를 토대로 하며, 매년 순위가 바뀔 수 있음.)
<고은주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