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기 등산학교 졸업생들이 졸업 등반 후 정상에서 다같이 환호하고 있다.
등산학교에서 암벽을 타고 있는 편강은양.
암벽오르며 맨손‘인생공부’
편강은 <16·그라나다 힐스고 10학년>
재미대한산악연맹(KAFA)은 지난달 8~10일과 15~17일 2주간에 걸쳐 4박6일간 리버사이드 Suicide Rock & Tahquitz Rock 암장에서 ‘제5기 등산학교’(Kafa Alpine School)를 개최했다. 등산학교를 마친 후 졸업생 26명이 체험수기를 적어냈는데 그 중 우수작으로 뽑힌 편강은양의 수기를 공개한다.
2주에 걸쳐 4박6일동안 이론·실기배워
쉬운것 같던 암벽타기 첫 도전서 실패
할수 있다는 신념에 맹연습, 끝내 성공
“강은아 무릎 펴! 무릎을 펴야 안 미끄러져!” 밑에서 들리는 유 강사님의 우렁찬 목소리. 난 무릎을 펴려고 했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다. 힘들고 덥고 그리고 무섭다.
제5기 등산학교를 졸업한 편강은입니다. 겁도 많고, 힘이 없어서 제가 암벽타기를 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2주에 걸쳐 4박6일 동안 많은 것을 배우고 익혔습니다. 빠듯한 스케줄이었지만 피곤한 것조차 모른 채 열심히 임했습니다.
동기들과 강사님들 그리고 가족들의 격려와 도움으로 저는 암벽타기에 첫발을 내디디는데 성공했습니다.
첫날부터 시작된 ‘hardcore’ 교육은 마지막 날까지 지속되었습니다. 먼저 장비 착용법, 확보 및 하강법을 배우고 난 뒤에 실기에 들어갔습니다.
강사님들의 시범을 보며 처음에는 솔직히 “아, 별거 아니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암벽타기를 우습게 봤던 저는 이것이 만만한 게 아니라는 것을 곧 알게 되었습니다. 막상 해보니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겨우 올라가고 있는데 오른손에 아픔이 느껴져 보았더니 벌에 쏘이고 말았습니다. 순간 당황하며 겁에 질려 더 이상 못 올라가고 내려오고 말았습니다. 저의 첫 도전은 이렇게 실패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끝까지 해내는 다른 친구들이 너무 부러웠습니다. 그리고 질투와 함께 오기도 생겼습니다. 그래서 다시 도전, 겨우 끝까지 오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왜냐하면 졸업 등반하는 Tahquitz Rock은 두배나 더 크고 높고 힘들기 때문입니다.
계속된 연습을 통해 저의 등반 실력은 늘어갔습니다. 도중에 포기도 하고 싶었지만 “이미 시작한 것, 한번 해보자”고 자신에게 약속하였습니다. 하루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고 교육을 마친 후엔 새로 사귄 친구들과 얘기할 시간도 부족했습니다. 강사님들의 일찍 취침하라는 말도 안 듣고 새벽까지 놀았습니다. 늦게 잠자리에 들어도 다음날엔 기상하라는 말이 있기도 전에 눈을 번쩍 떠져 제 자신도 신기할 정도였습니다. 마치 제게 수퍼 파워가 생긴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졸업 등반의 날이 밝았습니다. 이젠 더 이상 연습이 아닙니다.
40분가량의 행군 끝에 거대한 암장에 도착했습니다. 헉헉 거리며 올라와서 힘이 다 빠졌지만 먼저 안전점검을 했습니다. 그리고 도전이 시작됐습니다.
정상을 향한 첫 발. 한발 한발 올라가는 것이 너무 힘들고 무서워서 또다시 눈물을 흘리고 말았습니다. 엉엉 울면서 강사님들의 지도를 받으며 어느덧 정상에 가까워졌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 전진을 하지 못할 것 같았습니다. 더 올라갈 기운도 자신감도 사라져 버렸나 봅니다. 내려가려고 하니 머리 속에 작은 목소리가 절 깨웠습니다. “강은아 넌 할 수 있어. 해낼 수 있어. 이제 와서 포기란 없어!” 그제야 전 정신을 차리고 또 다시 정상을 향해 한 발자국씩 천천히 올라갔습니다.
드디어 정상. 마치 구름 위에 누워 하늘을 나는 기분이었습니다. 정상 위에 서서 따스한 햇살과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을 맘껏 즐겼습니다. 제 밑으로 보이는 경치의 아름다움은 아직도 눈에 아른거립니다.
울면서 너무나도 힘들게 올라온 정상에서의 기분 그리고 경치는 저에게 주어진 성공의 큰 선물이었습니다. 그리고, 하늘과 가까운 곳에서 먹은 점심은 그야말로 꿀맛이었습니다.
빰빠라!~ 힘들었지만 즐거웠던 교육기간은 졸업식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수여증도 받고 선물도 많이 받았습니다. 4박6일이라는 시간은 너무 빨리 지나가 버렸지만 다음의 만남을 기약하며 헤어졌습니다.
이번 도전과 조그만 성공은 저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암벽 타기는 신체적인 운동뿐만 아니라 정신적 운동이라는 강사님들의 말씀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저에게 암벽타기 외에도 많은 것을 가르쳐 주시고 깨닫게 해주신 강사님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항상 제 곁에 있어주고 격려해 준 동기들과 가족들에게도 감사드립니다.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라는 성경 말씀처럼 저의 암벽 타기는 보잘 것 없는 시작이었지만 꾸준한 연습과 노력으로 결국 해냈습니다. 앞으로의 도전과 성공을 위해 “아자아자 파이팅!”을 외칩니다.
재미대한산악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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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3)231-55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