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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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0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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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투스’ (Vitus) ★★★★(5개 만점)

12세 피아노 신동‘알콩달콩’성장기

국제 경연대회 우승자
테오 게오르기우 출연


12세난 피아니스트 신동이 자기 가족과 재능과 미래 등과 부닥치고 씨름하면서 일어나는 아기자기하게 재미있는 소년의 성장기이자 가족 드라마다.
스위스 영화로 옛날식 이야기 서술방식을 갖췄는데 인물들의 성격 개발과 연기 등이 아주 좋고 진행도 서두르지 않아 온 가족이 함께 편안히 즐길 수 있는 훌륭한 영화다. 특히 클래시컬 팬들은 여러 고전음악을 들을 수 있어 보너스를 타는 셈.
혁신적인 보청기를 발명한 아버지 레오와 영국계로 모성 본능이 유난히 강한 어머니 헬렌 사이에서 태어나는 비투스는 천재. 6세 때부터 뛰어난 음향청취 능력을 보이고 취미는 백과사전 읽는 것.
비투스는 자기에게 쏟아지는 관심의 부담을 시골에서 혼자 사는 할아버지(브루노 간츠가 영화의 추 구실을 한다)를 방문해 푼다. 할아버지는 비투스에게 인생과 자신의 꿈인 비행에 관해 얘기하면서 비투스에게도 비행에 대한 호기심을 심어준다.
이제 비투스는 12세가 됐다(이 역은 진짜 피아노 신동인 테오 게오르기우가 맡았는데 테오는 독일 바이마르에서 열리는 국제 리스트 피아노 경연대회서 1등을 했다).
여전히 자기에 대한 관심을 꺼려하는 비투스는 어느 비오는 날 밤 할아버지가 만든 2개의 나무날개를 몸에 달고 2층 자기 침실 발코니에서 아래로 뛰어내린다. 그리고 이 충격으로 보통 아이가 되었다고 부모와 할아버지와 학교 선생 등을 감쪽같이 속인다.
이어 비투스는 뛰어난 지능을 이용, 할아버지를 부자로 만들고 매각 위기에 처한 아버지의 회사를 살리고 자신의 어릴 적 베이비시티인 이자벨을 다시 만나 구애를 하면서 인간적으로 부쩍 성장한다.
마지막 장면은 비투스가 콘서트 홀에서 슈만의 피아노협주곡을 치는 것으로 장식된다.
너무 많은 얘기를 하려고 한 것이 다소 흠이지만 교훈적인 면까지 있는 좋은 영화다. 게오르기우가 피아노만 잘 칠뿐 아니라 연기도 썩 잘한다.
PG. 선셋5(323-848-3500), 플레이하우스7(626-844-6500), 타운센터 5(818-981-9811), 랜드마크(310-281-8223), 에드워즈 웨스트파크(어바인).

‘노리코의 저녁상’(Noriko’s Dinner Table) ★★★

현대 일본사회의 붕괴되 어가는 가족제도와 부모와 자식간 세대 차이와 갈등 그리고 자아의 불확실성 등을 묘사한 피비린내 나는 심리 스릴러이자 가족 코미디인 얄궂은 일본 영화.
‘자살클럽’이라는 충격적인 영화를 만든 시온 소노 감독의 영화로 이 영화는 일종의 속편인 셈인데 ‘자살클럽’의 핵심적 사건이 여러 번 재묘사된다.
일본 토요카와에서 부모와 함께 살던 두 틴에이저 딸 노리코와 유카가 차례로 가출, 도쿄로 올라와 가족 대여업체인 가족서클의 종업원이 된다.
이 클럽은 종업원들의 기존 신원을 파기한 뒤 새 이름을 줘 새 사람으로 만든 후 가족과 애인 등 여러 가지 역을 요구하는 고객들에게 이들을 대여하는 업체.
두 소녀의 아버지가 딸들을 찾아 도쿄에 와 이들과 상봉하면서 또 한 번의 새 가족이 탄생한다. 괴상한 영화다.
성인용. 쇼케이스 극장.

‘다이너마이트 투사’(Dynamite Warrior) ★★★

몸에 다이너마이트 로켓를 수십 개 매달고 다니면서 하늘을 펄펄 날아 상대방을 쓰러뜨리는 복수심에 불타는 청년의 액션 영화.
태국의 쿵푸영화로 처음부터 끝까지 무술액션으로 가득 찬 초자연적 현상까지 있는 특수효과가 대단한 영화다.
1920년대 태국의 시골. 소년 때 부모가 살해되는 것을 목격한 존이 무술의 대가가 돼 부모의 원수를 찾아 나선다.
부모를 죽인 자는 가슴에 문신이 있는 가축상 약탈단의 두목. 약탈단을 때려잡던 존은 마침내 철천지원수를 만나나 이 원수가 초자연적 능력을 지닌 막강한 무술가여서 난감하게 된다.
존은 역시 자기 원수에게 원한이 있는 자로부터 적을 물리칠 수 있는 방법(특별한 띠를 지닌 처녀의 생리피) 배운 뒤 적과 맞서나 과연 그의 진짜 원수는 누구인가.
성인용. 6-7일 자정 선셋 5(323-848-3500), 7일 자정 리알토(626-388-2122).

‘조슈아’ (Joshua)★★★½

여동생 태어나자 비극은 시작되고…


명석한 9세 아들, 빗나간 ‘사랑 되찾기’

기분 나쁠 정도로 으스스하고 불안한 심리 서스펜스 영화로 인간의 천성적 사악성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고도로 지적이요 변태적으로 사악한 9세난 소년이 주인공인데 ‘악의 종자’와 ‘로즈메리의 아기’ 및 ‘오멘’등을 연상케 한다.
간단한 내용을 수식 없이 간결하면서도 심리적으로 이리 저리 뒤틀어가며 서술하고 있는데 영화를 보면서 내내 많은 사건들이 소년이 저지르는 것인지 아니면 우연의 일치인지 또는 순전히 소년의 부모들의 상상의 소산인지 갈피를 못 잡게 만든다. 싸구려 충격과 피와 잔인함이 없는 지적이요 흥미진진한 공포물이다.
뉴욕의 성공한 주식거래자인 아버지 브래드와 정신적으로 다소 불안한 어머니 애비 사이에서 태어난 9세난 조슈아(제이콥 코갠)는 나이에 비해 굉장히 조숙한 소년. 숱이 많은 머리를 단정히 빗고 정장을 한 조슈아는 지나치게 예의가 바르고 말도 조용히 한다. 조슈아는 머리가 뛰어나고 피아노를 잘 치는데 불협화음의 현대적 음악을 즐겨 친다.
부모가 봐도 지나치게 조숙한 조슈아는 뒤 늦게 애비가 여동생을 낳은 뒤 부모가 사랑을 갓난아기에게 쏟아 부으면서 부모의 사랑을 되찾으려고 애를 쓴다.
아기의 성장일이 화면에 기록되면서 얘기가 진행되는데 집안에서 괴이한 일이 하나씩 발생하면서 평화롭고 풍족한 이 집안은 서서히 내면적으로 붕괴되기 시작한다.
아기는 끊임없이 울어 애비를 미칠 지경으로 만들고 조슈아는 자신의 장난감 곰의 배를 해부하듯 째고 또 갑자기 미라에 관해 관심을 갖는다. 그리고 이유 없이 집의 애견이 죽고 조슈아와 함께 박물관에 갔던 친조모가 계단에서 굴러 떨어져 죽는다.
애비는 정신상태가 파탄지경에 이르러 요양원에 입원하고 브래드 혼자 조슈아와 아기 돌보느라 정신을 못 차린다. 그리고 브래드는 모든 사악한 일들이 조슈아가 저지른 것이라고 믿게 된다. 검은 머리에 뚫어져라 바라보는 눈동자와 근접하기 힘든 침착한 자세를 보여주는 코간의 연기가 겁난다. 앙팡 테리블이다.
R. 아크라이트(323-464-4226), 센추리15, 뉴윌셔(310-281-8223)

‘나는 너희들을 잊은 적이 없다’(I Have Never Forgotten You)

전설적인 나치 사냥꾼 고 사이몬 위젠탈의 삶을 다룬 기록영화로 해설은 니콜 키드만.
1953년 아르헨티나에 숨어 있는 유대인 말살방안의 기안자인 아돌프 아이히만의 소재를 파악해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로 하여금 그를 체포케 한 위젠탈은 아이히만 외에도 안네 프랑크를 체포한 나치 비밀경찰 등 전후 전 세계에 숨어 있던 여러 명의 나치 전범들을 사냥했다.
영화는 우크라이나 태생의 위젠탈의 어린 시절과 가족 상황 그리고 그가 나치 사냥꾼이 된 배경 등을 그의 지인과 동료 등과의 인터뷰와 뉴스필름 등을 통해 보여준다. 위젠탈은 나치의 유대인 학살로 어머니 등 87명의 가족과 친척을 잃었다.
뮤직홀(310-274-6869), 사우스코스트 빌리지(714-557-5701) 등.

‘드와이트가족’(Introducing the Dwights)

엉망진창인 가족의 얘기를 따스하고 재미있게 그린 호주산 드라메디.
왕년에 영국서 인기가 있었던 코미디언 진(브렌다 블레딘)은 이제는 과부가 돼 호주서 20세난 착한 아들 팀과 출산 때 뇌를 다친 둘째 아들과 함께 살고 있다.
낮에는 카페테리아에서 일하는 진은 집안일은 팀에게 맡기고 다시 한번 무대에 서기 위해 열심히 농담 연습을 한다.
그런데 소심한 팀이 날씬하고 예쁜 질과 사랑을 하게 되면서 진의 심기가 불편해진다.
곧 오디션에 나가기 위해 준비를 해야 하는 진은 아들이 자신과 집안일을 소홀히 하면서 아들의 연애에 끼어들어 방해를 놓기 시작한다.
R. 아크라이트, 랜드마크(310-281-8223).

‘결혼면허’(License to Wd) ★★★

결혼하려는 두 청춘남녀가 뜻하지 않은 성공회 신부의 야단스런 결혼 예비시험에 걸려 홍역을 치른 뒤, 참 사랑의 뜻을 발견하고 결혼해 그 뒤로 내내 행복하게 살았다는 얘기.
벤과 세이디(맨디 모어)는 만나자마자 눈이 맞아 약혼을 하고 결혼을 하려고 한다. 세이디의 꿈은 자기 가족 교회에서 결혼하는 것. 그런데 이 교회의 꽉 찬 스케줄 때문에 둘은 3주 후에 결혼해야 한다.
이에 둘이 응낙하자 프랭크 신부(로빈 윌리엄스)는 결혼 전 과연 둘이 정말 천생배필인가를 시험할 갖가지 테스트를 거쳐야 주례를 서 주겠다고 선언한다. 프랭크의 도청장치까지 동원한 결혼 사전 테스트로 인해 벤과 세이디는 결혼포기 직전까지 간다. PG-13. 전지역.

‘제조된 풍경’ (Manufactured Landscapes) ★★★

산업화의 이름 아래 인간이 자연에게 행하는 유린과 서양세계의 소비자들과 아시아의 소비재 생산국 근로자들간의 거리감을 아찔한 아름다움으로 화면에 담은 기록영화다.
산업화의 자연 파괴 후유증을 대형 사진으로 찍는 사진작가 에드워드 버틴스키가 아시아 국가 특히 거대한 산업혁명이 일어나고 있는 중국을 방문, 소비재를 생산하는 근로자들과 산업현장 그리고 산업 쓰레기 등을 촬영하는 모습을 따라가며 찍은 영화다.
재생을 위해 산더미같이 쌓인 컴퓨터 부품들과 10여년 걸려 진행되고 있는 세계 최대의 수력발전소 공사현장 그리고 전 세계 소비자들을 위해 로보트처럼 일하는 수많은 중국인 근로자들의 작업 모습 등을 찍은 사진이 미와 부식의 대조를 이루고 있다. 사진들과 함께 근로자들과의 인터뷰도 있는데 다시 한번 인간의 자연 훼손에 대해 생각케 만드는 수작이다.
성인용. 12일까지 뉴아트(310-281-8223).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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