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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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가주 유명 바닷가 식당

2007-07-0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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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리부해변에서 대너포인트까지

뜨거운 여름의 열기를 식히는 데는 바닷가만한 곳이 없고, 하루 종일 업무와 일상에 묻혀 쌓인 피로를 푸는 데는 친한 사람들과 모여 담소 나누는 일만한 것이 없다. 7~8월의 태평양은 한없이 푸르고, 해질 무렵부터 새벽까지 코발트색으로 물드는 하늘은 하루 종일 지루하게 해를 물고 있던 모습과 달리 많은 사연과 여유를 담는다. 그래서 남가주 여름의 멋은 밤바다에 있다고 흔히 이야기하는지도 모를 일. 그런 바닷가 식당 중에서 유독 로맨틱하거나 활기 넘치는 곳들이 있다. 다정한 연인들이 석양을 바라보며 칵테일 한 잔을 마주하기도 하고, 짝 없는 싱글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꽃을 피우는 곳. 말리부에서부터 대너포인트까지 20개 가까운 남가주 해안 지역에 모여 있는 비치 바를 찾아보았다. 데이트 코스나 친구들과 기분 전환 겸 저녁 외출할 때, 혹은 한국이나 타주에서 찾아온 친지들에게 남가주를 뽐내고 싶을 때 찾아볼 만한 바닷가 식당 및 바 중에서 각종 도시 및 식당 소개 책자와 웹사이트 설문조사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곳만 선정하여 소개한다.

달콤한‘비치 바’로의 초대 눈이랑 입이랑 ‘호젓한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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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해턴 비치의 트렌디한 식당 겸 바 ‘바하 샤키즈’는 남가주 해변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곳이다.

바하 샤키즈 (Baja Sharkeez)
3801 Highland Ave., Manhattan Beach, CA 90266 (310)545-6563
해변 바 및 클럽 인기도 조사에서 매번 1, 2위를 차지하며 저녁시간이면 발 디딜 틈 없이 붐비는 곳이다.
한때 대학교 사교 클럽에 모여 술을 마셨을 것 같아 보이는 젊은이들이 거의 단골처럼 저녁마다 모이는 트렌디한 술집이다.
인테리어는 언뜻 보기에도 군데군데 야자수가 눈에 띄고 해변과 관련된 소품이 많아서 남가주 분위기를 흠뻑 느끼게 만들어 주며, 직원들과 손님들 중 전형적인 캘리포니아 금발머리와 하와이언 셔츠 차림의 구릿빛 청년들이 많아서 바닷가 장면을 찍는 TV쇼나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한다.
음식 가격이 비교적 비싸지 않고, 마가리타와 맥주 피처가 가장 인기 메뉴. 주말 낮에는 브런치도 서브하고, 밤에는 DJ가 이끄는 댄스 플로어가 마련된다. 80대 유행했던 노래들과 뉴웨이브가 주를 이루기 때문에 30대에게도 무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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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하 샤키즈’에서 보이는 저녁노을. 데이트 커플에게는 로맨틱한 전경을, 관광객에게는 남가주만의 매력을 맘껏 뽐낼 수 있는 장소다.

비치 바 앤 리빙 룸 (Beach Bar and Living Room)
W Hotel, 555 West B Street, San Diego (619)231-8220
W 호텔 로비에 자리한 ‘리빙 룸’은 도시적인 화려함과 세련됨을 겸비한 호텔 바. 여피 타입 여행객이나 조용히 대화 나누고 싶은 상대와 함께 가면 어울린다. 요란한 칵테일보다는 깔끔한 마티니, 코스모폴리탄 등의 드링크가 인기 있다.
반면, 위층에 자리한 ‘비치 바’는 옥상에 모래를 깔아 만든 대형 패티오 스타일의 공간. 비치 의자와 장작불을 피우는 파이어-피트가 주를 이루고, 그룹이나 개인별로 렌트할 수 있는 카바나가 인상적이다. 조용한 ‘리빙 룸’과 대조적으로 하이힐과 미니스커트 차림의 젊은이들이 주를 이루고, 음료수도 해변과 어울리는 다양한 칵테일이 마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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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치 바에서는 때대로 재즈 연주를 들을 수 있다.

패라다이스 코브 비치 카페 (Paradise Cove Beach Cafe)
28128 Pacific Coast Highway, Malibu, CA 90265 (310)-457-2503
영화 ‘인디슨트 프로포절’(Indecent Proposal)에서 데미 무어가 안개 속을 헤치며 달리는 장면으로 유명했던 패라다이스 코브의 명소. 모래사장에 식당이 있어서 마음껏 프라이빗 비치를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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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라다이스 코브 비치 카페’의 실내.


아이들과 함께 갈 때는 낮이나 저녁시간이 좋지만, 데이트 코스 혹은 성인들끼리 즐기려면 달이 밝은 날 늦은 밤에 방문하면 바닷물 위로 달빛 떨어지는 정경이 오래 기억에 남을 만한 추억을 만들어준다.
말리부 비치의 다른 워터프론트 식당들보다 캐주얼한 분위기여서 복장에 신경 쓸 필요가 없고, 음식 맛보다는 장소 때문에 유명한 곳이어서 간단한 디저트나 애피타이저를 곁들여 술 한 잔 하기에 적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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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라다이스 코브 비치 카페’의 밤 전경. 달이 밝은 밤이면 물 위로 떨어지는 달빛이 환상적이다.

제임스 비치 (James Beach)
60 N. Venice Blvd., Venice, CA 90291 (310)823-5396
80년대부터 베니스의 개성 있는 젊은이들이 즐겨 찾던, 야외 패티오가 유명한 식당 겸 바. 골수 단골들은 대부분 40대를 넘었기 때문에 손님의 연령층이 2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한 점이 특징이다. 할리웃의 화려한 술집에 식상한 성인들에게 색다른 느낌을 줄 수 있다. 실내 다이닝룸은 로맨틱한 맛을 가미한 도시적인 세팅인 반면, 패티오에는 니온 불빛 아래 수영복이 널려있고 아무데나 걸터앉은 손님들 분위기가 전형적인 베니스 비치의 보헤미안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다.
주말 밤 10시 이후에는 대화가 불가능할 정도로 붐비기 때문에 데이트 커플은 일찍 방문하는 것이 좋다. 야외 테이블에서 주말 브런치를 하기에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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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의 골수 보헤미안부터 개성 있는 젊은이들까지 다양한 성인들이 모이는 ‘제임스 비치’ 바.

마이 타이 바아 (The Mai Tai Bar)
97 Aquarium Way, Long Beach, CA 90802 (562)435-1200
퀸 메리와 롱비치 하버를 내려다보는 패티오가 인상적인 해변 술집이다. 커다란 사각의 바가 중앙을 차지하고, 바 주변에 로프가 설치되어 있다. 손님들이 로프 안에 서 있어야만 직원들이 빠르게 다니면서 서비스 할 수 있기 때문에 교통정리용으로 설치된 것. 로프 밖에서 서성이면 경비가 다가와서 주의를 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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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타이 바’는 동남아시아계가 유난히 많이 모이는 곳으로 남태평양이나 동남아 바닷가를 연상케 하는 이국적인 멋을 띠고 있다.

동남 아시아계와 다양한 인종이 모여들고, 연령대는 20대 초반부터 30대 중반 정도. 실내는 열대지방 아일랜드풍의 윅커 가구와 소품으로 장식되었으며, 여러 개의 대형 TV 스크린에서 운동경기, 만화, 서프 비디오 등을 보여준다. 식당 보다는 바 수준이어서 저녁식사를 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간단한 애피타이저와 다양한 칵테일이 알콜 자체보다 빛깔과 느낌으로 마시기에 좋다. 저녁 8시부터 11시까지 해피 아워가 있어서 칵테일이 4달러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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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 메리와 롱비치 하버를 내려다보는 패티오가 인상적인 ‘마이 타이 바’

블루 라운지 (Blue Lounge)
20356 Pacific Coast Highway, Malibu, CA 90265 (310)456-3010
남부 프랑스의 이국적인 정취를 느끼고 싶을 때 방문할 만한 로맨틱한 장소다. 해물전문 식당 ‘문섀도우스’ 옆에 자리하고 있어서 널리 알려져 있고,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밤마다 DJ가 등장하는 댄스파티가 열린다.
사파이어 푸른색 불빛이 은은해서 지어진 이름이 블루 라운지인데, 정작 이곳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넓게 트인 바다와 그 위로 떨어지는 햇살, 그리고 여름이면 저녁 식사 시간에 맞추어 펼쳐지는 석양이다.
데이트 장소로 많이 쓰이고, 관광객 또한 끊이지 않는다. 반바지 차림부터 정장까지 다양한 복장의 손님들이 방문하는데, 늦은 밤에는 바닷바람이 많아서 스웨터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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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리부의 유명 비치 바 ‘블루 라운지’의 패티오. 넓게 트인 바다를 마주하는 멋 때문에 남가주를 처음 방문한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

헤네시즈 태번
(Hennessey’s Tavern)
8 Pier Ave., Hermosa Beach, CA 90254 (310)372-5759
앤틱으로 장식된 실내와 패티오, 그리고 지붕 위까지 이층으로 나뉘어진, 풍경이 넘치는 바. 캐주얼하면서 바닷바람을 흠뻑 맞을 수 있어서 지역 단골부터 파티를 찾는 젊은이들과 관광객들까지 다양한 손님층이 늘 붐빈다. 타주나 한국에서 온 손님에게 캘리포니아를 보여주고 싶다면 단연 추천할 만하다.
인기 음료로는 세 가지 다른 맛의 허브 마티니가 있는데, 브레인파워, 패션, 에너지 중에서 고를 수 있다. 주말 브런치 때는 프렌치토스트, 저녁 식사로는 초대형 햄버거가 유명하다. 일반 바닷가 식당의 거창한 메뉴를 기대한다면 다른 곳에서 식사를 미리 하고 가는 것이 좋다.

듀크스 말리부 레스토랑 앤 배어풋 바
(Duke’s Malibu Restaurant & Barefoot Bar)
21150 Pacific Coast Highway, Malibu, CA 90265 (310)317-0777
해변 식당 소개 때 거의 빠지지 않는 명소다. 저녁 밀물 시간이면 발 아래로 물방울이 닿을 만큼 가까이 파도가 들어오고, 패티오 바닥에 모래가 깔려 있어서 완전히 모래사장에서 식사하는 느낌을 받는다.
하와이안 셔츠와 선글라스로 단장한 바텐더부터 선드레스와 샌들 차림의 웨이트리스가 이국적이고, 음식과 드링크에도 열대지방 장식이 곁들여 나와서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다.
음식 맛보다는 정경과 분위기를 찾는 경우, 한국에서 온 손님을 동행하기에 적절한 장소. 파인애플이 얹힌 블루 하와이안이나 래이스 두른 마이타이 같은 드링크를 반드시 맛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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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식당 및 바를 소개할 때면 빠지지 않는 ‘듀크스’는 패티오 바닥에 모래가 깔려 있어서 해변에 앉아 있는 느낌을 준다.

푸프 데크 (Poop Deck)
1272 The Strand, Hermosa Beach, CA 90254 (310)376-3223
선박 캐빈 위의 지붕 공간을 부르는 ‘푸프 데크’라는 이름에 어울리게, 마치 배에 올라 바다를 보는 듯 편안해질 수 있는 해안 선술집 분위기의 캐주얼한 맥주집이다. 트렌디한 술집의 소란스러움을 피하고 싶거나, 아는 얼굴이 없는 곳에서 조용히 술을 마시고 싶을 때 가면 좋다.
유리창이 많기 때문에 스트랜드 거리에서 롤러블레이드를 타거나 산책하는 사람들을 내다볼 수 있어서 대화가 지루해지면 활기찬 외부의 사람 구경으로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동네 맥주집답게 푸스볼, 당구대, 비디오 게임 등을 갖추고 있으며, 워낙 오래된 곳이어서 단골들이 많고 바텐더 및 직원들도 가족처럼 느긋하다.

<고은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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