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마르뜨르 언덕의 풍경.
파리 시내 뒷골목에서. 어딜 가나 역사와 문화의 숨결이 느껴졌다.
몽마르뜨르 언덕서‘첫밤 행운’
자존심 강한 파리쟌에 불어로 인사후
영어로 길묻자 그림 그려가며 알려줘
렌터카, 픽업장소따라 비용차이 엄청나
인터넷에서 뽑은 호텔 약도를 가지고 찾아간 호텔은 어느 L.A 뒷골목 작은 모텔 정도의 수준, 그러나 우리 두 부부는 마냥 즐거웠다.
일단 짐 가방을 풀고 나와 시내구경을 나갔다. 약간 지하철이 복잡하긴 해도 금방 알아볼 수 있게 잘 되어 있었다. 파리 한복판에 우뚝 솟아있는 에펠탑, 당장이라도 말을 탄 프랑스군이 대군을 이끌고 통과할 것 같은 개선문, 프랑스 혁명 당시 수많은 사람들의 목을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지게 했던 그 유명했던 장소 콩코드 광장, 세계의 패션거리 샹젤리제…
이 모든 것들은 우리가 물 한 병을 들고 이 주위를 아무리 걸어도 피곤함을 느낄 여유를 주지 않았다. 밤늦게 우리는 다시 호텔로 돌아와서 파리의 차가운 밤공기를 느끼며 단잠을 청했다.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 호텔 주위를 걸으면서 산책하였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그 곳이 바로 몽마르뜨르 언덕 입구였던 것이다. 바로 물랑루즈가 보이고, 먹자골목에 기념품 가게가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것이었다. 특히 언덕을 오르던 곳에 있는 오래된 카페에는 아직도 위뜨릴로, 피카소, 고흐, 모네, 모딜리아니 등 대가들이 숨 쉬고 있는 듯하다.
우리는 몽마르뜨르 언덕을 내려와 호텔에서 첵아웃을 하고 ‘미라보’라고 부르는 민박집으로 향했다. 그 곳에서 지하철로 두정거장 밖에는 안 되었고 민박집 식구들이 우리를 기다렸다는 듯이 아주 반겨주셨다.
짐을 방에 풀고 다시 파리 시내로 향했다. 루브르 박물관, 후기 인상파의 집대성인 올세이 박물관, 피카소와 로댕 박물관등 일반 관광객이 구경하며 느끼는 것과 별 다름 없었다. 물론 처음 파리여행이니 그 기대감과 설렘은 말로 표현하기란 그리 쉽지 않았다.
프랑스인들은 자존심이 강하다, 특히 자기네 나라 말에는 더 하다, 영어로 무엇을 물어보면 대꾸도 안 한다는 말을 전부터 익히 들어왔다.
그러나 이런 방법을 사용하였더니 손짓 발짓 심지어 그림까지 그리며 가르쳐주는 것을 보았다.
화가 고흐가 다니던 성당 앞에서 조각가 김원실이 포즈를 취했다. 그 옆에는 자그맣게 고흐가 그린 그 성당 그림이 세워져 있다.
배낭여행을 하면서 주로 숙박은 캠핑장을 이용하려 했기 때문에 우리는 작은 텐트 하나와 슬리핑백이 필요하여 그런 것을 파는 스포츠센터를 찾기 위해서 어떤 프랑스인에게 길을 물어볼 기회가 있었다.
우선 불어로 “봉쥬”라고 인사하며 “익스큐즈모아(죄송합니다)”라고 했더니 “위(네)”하며 대답하는 것이다. 그때까지는 나를 관광객인지 프랑스에 사는 사람인지 상대방도 모를 것이다. 그 다음에 천천히 영어로 물어보면 백이면 백 모두 친절하게 가르쳐 준다.
그도 그럴 것이 모든 프랑스인들이 영어를 다 할 줄 아는 것은 아니다. 어떤 이는 한 마디도 못 알아듣는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내가 무엇을 물어보는가 하는 것은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처음부터 영어로 물어보면 그네들도 자기네 말이 아니니까 당황하게 마련이다. 그 짧은 대화 중에 분명 상대편은 우리를 여행객이라고 알고 그래도 처음에 프랑스말로 시작한 기특함(?)에 대답을 성의껏 잘 해주는 것 같다.
2박3일 예정대로 파리 시내와 박물관을 관람하고 그 다음날 ‘유로카’라는 렌터카 회사를 찾았다.
민박집의 주인님(일명 유마담)의 도움으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었는데, 렌터카의 믿을 수 없는 가격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다름 아닌 같은 회사, 같은 종류, 같은 날짜를 컴퓨터에 입력하였는데, 렌터카를 픽업하는 장소에 따라 엄청난 차이가 나는 것이었다. 즉 여행객들이 가장 많이 선호하는 공항에서 픽업할 경우 일반 소형차가 일주일에 820유로였다. 그래서 민박집에서 멀지 않은 철도역 근처로 입력하였더니 480유로인 것이었다. 그래서 조금 멀지만 파리 시내장소를 택하였더니 280유로인 것을 보고 내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것도 이제 300킬로미터 정도밖에 사용 안 한 새 차에, 거리 제한도 없고 보험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렌트 서류에 사인을 하고 키를 받아들고 시동을 걸었는데 조금 불안하기 시작하였다. 다름 아닌 이곳 교통 법규를 제대로 모르는데 어떻게 운전하나 하는 불안감 때문에서였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고 했는데, 그래도 한 가지, 빨간불 켜지면 서고, 파란불이면 가고, 남들 가는 속도대로 비슷하게 맞추고, 이상하면 갓길에 서서 다시 확인하고 하니 프랑스 전국을 돌아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