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한마디-셀폰 공해
2007-06-11 (월) 12:00:00
며칠 전 친한 친구 한 명과 골프장에 갔다. 다른 두 명과 현장에서 한 팀을 이뤄 인사를 나누고 4명이 라운딩 했다. 그러나 그날 라운딩에서 얻은 것은 ‘공해’뿐이었다.
그들 중 한 명이 2번 홀에서부터 전화에 열중하여 18홀이 끝날 때까지 손에서 셀폰이 떠나지 않았다. 처음엔 딸로부터, 다음엔 친구, 부모 등 어딘가 계속 전화가 오고 가고, 나중에는 아예 티 박스에서도 중얼중얼 남이야 티샷을 하건 말건 계속됐다. 카트를 타고서도, 심지어 그린 위에서도 통화를 계속했고, 자기 퍼팅 차례가 되면 전화기에 대고 “잠깐만 기다려” 하고는 전화기를 그린 위에 놓고 퍼팅한 후 다시 전화기를 집어 드는 것이다. 옆 사람이 퍼팅을 하건 말건, 미안해하는 눈치나 상대를 배려하는 태도는 전혀 없고 오히려 자랑스러운 표정이다.
18홀을 돌면서 머리가 돌 뻔했다. 정말 해도 너무 한다 싶었지만 골프장에서 남과 시비하는 사람이라고 오히려 내가 욕을 먹을까봐 한 마디도 못 했다. 다음 날 까지도 그 순간들을 생각하면 골이 지끈거렸다.
최소한의 예의와 골프 에티켓 정도는 알고 필드에 나왔으면 한다. 모두 즐거운 하루가 되도록 셀폰은 골프 백에 두고 티 박스나 그린 위에 올라서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