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픽’(Traffic·1971)
모더니즘의 불편하고 코믹한 영향에 관한 코미디로 자크 타티가 감독하고 주연한다.
윌로씨가 암스테르담에서 열리는 자동차 쇼에 출품할 온갖 신식시설을 갖춘 최고급 캠퍼를 몰고 길을 떠나면서 사고와 해프닝이 일어난다.
윌로씨가 이 캠퍼를 프랑스의 공장에서부터 암스테르담의 전시장에까지 몰고가면서 발생하는 장애와 난관과 우회와 실수에 폭소가 터져 나온다. (사진)
‘퍼레이드’(Parade·1974)
스웨덴 TV를 위해 찍은 곡마단 어릿광대에 관한 유사 기록영화식 작품으로 타티가 무언극을 하면서 광대 노릇을 기차게 해낸다. 5일 하오7시30분. 에어로 극장 동시상영.
‘내 아저씨’(Mon Uncle·1958)
프랑스의 명 코미디 감독이자 배우였던 자크 타티의 영화로 오스카 외국어 영화상 수상작.
윌로씨가 파리 교외의 신축주택에 입주한 여동생 집을 방문해 온갖 신식 주방용기와 가재도구와 전기로 작동되는 각종 살림을 경이에 찬 눈으로 바라본다. 늘 기계문명에 대해 회의를 표명하는 타티의 문명비판 코미디로 지적이요 우스운 명작이다.
‘윌로씨의 휴가’(Mr. Hulot’s Holiday·1953)타티가 윌로씨로 처음 나온 영화로 모처럼 휴가를 맞아 휴양지에 온 윌로씨가 동네를 온통 난장판으로 만들어놓는다. 삶의 기쁨과 우리가 종종 깨닫고 보지 못하는 삶의 우스운 작은 것들에게 보내는 변덕스런 송가와도 같은 영화.
4일 하오7시30분. 에어로 극장(1328 Montana. 샌타모니카) 동시상영.
‘5개의 소품’(Five Easy Pieces·1970)
콘서트 피아니스트(잭 니콜슨)의 화려한 경력을 버리고 과거로부터 탈출하기 위해 시골 출신의 웨이트리스 애인(캐런 블랙)을 데리고 다니며 베이커스필드의 유전에서 일하는 남자에 관한 사실적이요 통렬한 걸작 드라마.
피아니스트가 뇌일혈을 일으킨 아버지를 방문하기 위해 집으로 돌아가 잘난 척하는 형의 약혼녀를 유혹하면서 드라마가 충돌지점에 이른다. 니콜슨의 연기가 눈부신 걸작 성격탐구 영화.
‘마빈 가든스의 왕’(King of Marvin Gardens·1972)
한 밤 라디오 토크쇼 호스트(니콜슨)와 그의 말 빠른 인생 낙오자 형(부르스 던)간의 관계를 그린 이색적인 드라마.
4일 하오7시30분. 이집션(6712 할리웃) 동시상영.
‘맥케이브와 밀러부인’(McCabe & Mr’s Miller·1971)
로버트 알트만이 감독하고 워렌 베이티와 줄리 크리스티가 주연한 수정주의 웨스턴으로 옛 웨스턴의 멋있는 장면에 현대적 터치를 가한 장면들이 많다.
미 서부 광산촌에 장로교회라는 이름의 색주가를 차린 야심만만한 서푼짜리 돈박사와 황금에 눈이 먼 창녀의 무드 짙은 웨스턴. 몽롱한 촬영과 음악과 연기 등이 뛰어난 걸작으로 할리웃 스타일의 웨스턴의 옷을 벗겨 놓은 영화다.
‘푸른 옷의 엘렉트라’(Electra Glide in Blue·1973)
히피시대 대리조나를 무대로 한 웨스턴으로 키가 작은 모터사이클 경관(로버트 블레이크)이 형사가 되기 위해 멀쩡한 사람을 체포한다. 폭력적이고 사나운 영화. 5일 하오 7시30분. LA카운티 뮤지엄 빙 극장(5905 윌셔).
‘왼손잡이 총’ (The Left Handed Gun)
경제공황시대 연인 갱스터 바니와 클라이드 얘기인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를 감독한 아서 펜이 1958년에 만든 흑백 웨스턴으로 전설적 건맨 빌리 더 키드의 이야기를 심리적 사실주의 수법으로 그린 흥미진진한 영화다. 펜의 데뷔작으로 그는 빌리 더 키드를 동물적 본능을 지닌 무식하고 무지한 고아로 묘사하면서 빌리를 아버지와 같은 보호자를 갈망하는 정신적인 불구자로 보여주고 있다. 뛰어난 것은 새파랗게 젊은 폴 뉴먼의 도도하고 으스대는 연기. 그는 특유한 신랄한 미소를 지으며 단음절의 대사를 말하면서 아이 같은 킬러 연기를 경탄스럽게 해낸다. 4일 하오7시30분.
‘죽은 남자’ (Dead Man·1995)
자니 뎁이 나오는 이색적인 흑백 웨스턴으로 촬영과 음악이 좋다. 하오 9시30분. LA카운티 뮤지엄 빙극장(5905 윌셔) 동시상영.
‘시민의 의무’(Civic Duty)
9.11이후 미국 시민들이 한번쯤은 가져봤을 중동인들에 대한 터무니없는 경계심과 적개심을 소재로 한 아파트 단지에서 일어나는 심리 서스펜스 스릴러. 훔쳐보기(Voyerism)와 논란의 여지가 있는 관심사를 섞은 스릴러로 개인의 책임과 인종적 분류의 한계를 묻고 있다.
최근 실직한 회계사 테리는 집에서 빈둥거리다가 자기 아파트 건너 유닛에 이사 온 중동계 게이브를 창을 통해 훔쳐보기 시작한다. 그는 게이브가 나쁜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엿보고 차로 미행하고 심지어 FBI에 보고까지 하나 오히려 야단을 맞는다.
테리는 거의 광적으로 게이브를 테러리스트로 만들려고 집착하다가 좌절되자 자기 내면이 무너져 내린다. R. 아크라이트, 모니카 등.
박흥진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