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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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명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2007-05-0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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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렛 미첼 소설 원작, 대하 서사극
역경속 스칼렛의 끈질긴 생명력 그려

마가렛 미첼 여사가 쓴 퓰리처상 수상작 소설을 원작으로 대제작자 데이빗 O. 셀즈닉이 1939년에 만든 총천연색 220분짜리 대하 서사극. 남북전쟁 당시 애틀랜타를 무대로 펼쳐지는 방대한 스케일의 작품으로 나이를 먹어서도 철이 덜 든 아이 같으면서도 독립심은 강한 대규모 목화농장주의 딸 스칼렛 오하라(비비안 리)와 산전수전 다 겪은 사업가 수완가인 렛 버틀러(클라크 게이블) 그리고 스칼렛이 오매불망 못 잊어하는 투웰브옥스 농장의 지적인 남자 애슐리(레슬리 하워드) 및 애슐리를 극진히 사랑하는 정숙한 아내 멜라니(올리비아 데 해빌랜드)가 엮는 러브 스토리이기도 하다.
소설과 영화의 끊임없이 힘찬 생명력은 스칼렛에게서 나온다. 아름다운 모습과 충만한 에너지 그리고 불굴의 혼을 지닌 스칼렛은 여권운동의 선두주자요 어떤 역경과 슬픔과 버림 받음에도 굴치 않고 오뚝이처럼 일어서는 여자다. 남편인 렛에게서 버림받고도 “내겐 돌아갈 타라가 있다”며 “결국 내일은 또 다른 날”이라고 억척스런 낙관론을 부르짖는 스칼렛의 마지막 대사는 가히 가공스럽다.
스칼렛역에는 왕년의 기라성 같은 스타들이 응모했었다. 캐서린 헵번, 수전 헤이워드, 베티 데이비스, 라나 터너 및 조운 크로포드 등 수십명이 물망에 올랐었다. 최종적으로 영국 배우인 리가 선정되면서 전형적 미국 여인역을 영국 사람이 맡는 것에 대해 반발이 있었다.
영화는 얘기의 실제 무대인 애틀랜타에서 찍지 않고 LA 인근 서쪽 컬버시티에 있던 셀즈닉 스튜디오(현재도 있다)에서 찍었다. 처음 찍은 장면이 애틀랜타 대화재 장면이었다. 첫 상영은 애틀랜타의 그랜드극장서 주연 배우들과 제작자와 감독(빅터 플레밍)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워너 홈비디오는 이 영화와 함께 험프리 보가트와 잉그릿 버그만이 나오는 ▲‘카사블랑카’(Casablanca)와 오마 샤리프와 줄리 크리스티가 주연한 ▲‘의사 지바고’(Doctor Zhivago)를 묶어 ‘클래식 로맨스’라는 이름의 DVD셋으로 내놓았다. 어머니날 선물로 좋겠다. 31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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