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피니언] 어느 웨딩

2007-04-08 (일) 12:00:00
크게 작게
봄볕이 대지를 투명하게 만든 지난 주말 친지의 결혼식이 있었다. “우리 공식적으로 함께 살아요” 하고 공표한 날이기도 한데 이제 그 신혼 부부는 제도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Father라는 단어는 사실상 Uncle이라는 단어보다 한참 후에 생겨났다고 한다. 모계사회 때는 Mother와 함께 사는 모든 남자들을 그냥 Uncle이라고 불렀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공동 결혼 등 시행 착오를 거쳐 일부일처를 근본으로 하는 결혼 제도가 정착되었다고 한다.
종족 보존 및 재생산을 위한 가장 합리적인 제도가 결혼이라는 것에는 아직까지 별 이의가 없는 것으로 보이는데 최근 자유로운 성 문화와 동성 결혼이 이슈화 되면서 결혼이라는 제도에 제동이 걸리고 있는 듯 보인다. 그래서 동성이든 혼자든 내 맘에 드는 스타일로 살아가면서 아이는 입양을 하거나 시험관 아이로 만들어 키우면서 양육권, 세금 혜택, 재산권 등등 법률적 권리를 달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늘어가고 있다.
자연을 거스르는 것은 사람밖에 없는 것 같다. 나무가 싹을 내고 잎과 꽃을 내어서 씨앗을 뿌리고, 그리고 낙엽지게 하는 것에 무슨 법률적 권리가 있을까. 결혼을 통한 생성과 소멸의 진리는 인류가 지켜야 할 마지막 보루라고 생각한다. “좋은 결혼은 긴 대화”라는 격언을 지난 주말의 신랑 각시에게 전하고 싶다.
<조미경/VA>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