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마지막 날이라면… 여성의 창 / 재키김

2007-03-16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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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 시간이 나에게 주어진 마지막 날이라면… 과연 이 시간이 나에게 주어진 마지막 날이라면 나는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았을까? 나의 인생의 어느 부분을 만족하고 어느 부분에 제일 많은 후회가 생길까? 나는 대부분의 나의 삶에 후회가 없을 것 같다. 그야말로 나의 인생은 “내 멋대로 살아라”였다. 하고싶은 것을 하며 원하는 일은 꼭 해내고 말았다. 내 인생 자체는 원이 없는데, 이 질문을 깊이 하면 할수록 나에게 다가오는 느낌은 미안함이다. 내가 원하는 일, 하고싶은 일들을 하는 동안, 겪어야 했던 내 주위 사람들의 희생이 떠올라왔다. 때론 시간으로, 때론 사랑으로, 때론 아쉬움으로, 그들의 마음이 깊이 들어왔다.

늘 엄마의 사랑을 고파하는 아이들. 아이들과 함께 편안하게 시간을 보낸 것이 언제인지 생각도 나질 않는다. 늘 엄마가 언제 들어오나, 언제 집에서 쉬나를 물어오는 아이들의 질문을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그것이 부족한 사랑에 대한 싸인임을 지금은 알 것 같다.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하고, 다른 엄마들처럼 숙제를 봐주지도 못했던 생활이 미안함으로 후회스러웠다.

내 일과 그 일의 성취를 추구하는 동안 그러므로 돌보지 못했던 부분을 늘 채워주시는 분이 계셨다. 바로 친정 어머니다. 가정주부로써 내가 해야 할 모든 일들을 소리없이 해 주신다. 너무나 자연스럽게 늘 되어있는 일들이라 그 일들의 중요성도, 해 주시는 어머니의 고마움도 모르고 너무도 당연하게 누리고 살았다. 그 고마움을 표현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용건이 없으면 하루종일 전화도 한 통 안 하는 무뚝뚝한 나를, 물심양면 도와주는 남편. 내게 필요한 것들을 늘 미리 알아서 해 놓는다. 어렵고 힘든 일들은 늘 자신이 해결한다. 이런 남편도 너무도 당연하게 여기며 살았다.

바쁘게 살면서 늘 앞의 것을 보고, 목표를 보고, 성취해야할 것만 바라보고 살았다. 그래서 성취한 것에 만족하며 인생이 그것으로 인해 꽉 찬 느낌이 들거라 생각했다.
“오늘이 내 생의 마지막 날이라면”이라는 질문에 지금까지 중요하게 생각했던, 내 시간을 가장 많이 투자했던 성공, 명예, 돈 이런 것들에 아쉬움이 많이 남을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나에게 가장 아쉬운 부분은 사랑이었다. 가장 크게 다가온 것은 관계였다. 내 중심을, 내 시각을 바꾸는 계기였다. 주위사람들이 내 생에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일보다도 성취욕보다도 우선이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루 하루를 늘 마지막 날인 것처럼 살고싶다. 그래서 나에게 정말 소중한 것들을 지키며, 그것을 중심으로 살고 싶다. 넘치게 사랑하며 사람들과 건강한 관계를 맺으며 후회없이 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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