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해 안 가는 한국 좌파

2007-02-15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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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의견

▶ 지종근 /VA

고구려 동명성왕의 궁터였다는 설이 있는 성천읍은 평양시에서 동북방면 원산으로 가는 100여리 되는 거리에 있다. 이곳 꿀밤나무 야산을 많이 가지고 계시던 외할버지 집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나는 배고프면 근처 밭에서 따온 옥수수, 감자, 콩을 몰래 불 피워 구워 먹었다. 이곳 꿀밤은 보통 밤 절반도 안되지만 꿀 같이 달아 평생 잊을 수 없다.
외할아버님은 외증조 할아버님이 물려준 야산들을 농민들에게 후한 임금으로 식목케 하고 추수기에는 온 동네 아낙네들과 아이들까지 밤을 주어오면 임금을 주었고 전량 일본에 수출하여 부유한 동네를 만들었다. 초겨울이 되면 사냥꾼들이 잡아온 꿩과 동치미 국물 넣은 평양냉면을 만들어 온 동네 사람 다 불러 마음껏 먹게 하는 후한 인심으로 요사이말로 인기 짱이셨다. 기독교 신자셨던 외할머님은 보리 고개 때면 곡식을 나눠 주셨다.
북한에서 일제 해방의 기쁨은 김일성 공산독재가 들어서자 공포로 변했다. 친일파 숙청이 인민재판 형식으로 이뤄지고 모든 토지 소유자를 농민 착취자로 낙인찍어 추방 혹은 처형했다. 공산당의 사유재산 금지령에 의해 밤나무 야산들을 하루아침에 빼앗기고 동네에서 추방되었지만 외할아버님과 할머님의 인덕으로 동네 젊은 공산당원들이 마련해준 트럭 3대로 평양으로 온 가족이 갈 수 있었다. 외할아버님은 화병으로 평양에서 일찍 돌아가시고 온 가족이 월남하여 대한민국 국민이 되고 자유롭게 미국에 까지 와 살게 되었다.
옛일을 회고하여 보면 남한의 일부 북한 찬양자들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북한이 남한보다 더 잘 살고 지상천국이라면 왜 그곳에 가지 않고 남한에 있으면서 북한을 찬양하는가. 진보세력 사상가들이 전유물처럼 주장하는 가난한 자와 약자 구제의 시조는 예수 그리스도다. 이 분은 가난하고 소외된 약자와 죄인들을 구제하고 부자들에게 그들 재산을 가난한 자들에게 나누어 주라고 설파했다. 단지 그 방법이 폭력이 아니라 사랑인 것이다. 좌파들의 대오 각성을 기원한다.
지종근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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